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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아라 Jul 19. 2024

한국 교환학생의 꿈, 독일에서  케이팝 공연하기

교환학생의 케이팝 공연 <queencard>

독일에서 와서 느낀 점 한가지.

한국을 좋아하는 독일 사람들은 케이팝, 케이 드라마를 전부 꿰고 있다. 한국의 노래, 드라마에 빠져서 자연스럽게 한국을 사랑하게 된 경우다.


그러나 소수의 마니아층을 제외하고는 케이팝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흔히 덕질이라고 할 만큼 케이팝의 매력에 퐁당 빠져있는 친구들이 케이팝을 사랑하는 것이지 대중적인 장르는 아니다.


처음 만난 버디와 독일인 친구들은 케이팝을 좋아하다 못해 앓고 있었다. 유럽에서도 케이팝 인기가 어마어마 하구나! 하고 국뽕에 차 올랐다. 그렇게 어깨가 으쓱 올라가고 만나는 친구들과 한국의 문화를 이야기 하곤 했다.


그러나 여기서 발견 한 것 하나.

케이팝이 뭐야? 새로운 팝 장르야? 라고 묻는 친구들도 많다.

어랏. 이게 아닌데.

생각해보니 나와 친한 독일인을 제외하고는 케이팝을 모르는 친구가 대부분이었다.

아~ 강남 스타일? 그건 알아! 딱 여기까지다.

독일에서 케이팝은 소수의 니치 문화 느낌이구나를 깨달았다.


이 사실을 알고 난 뒤, 나는 사람들을 모아 케이팝 공연을 펼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3월에 독일에 온 뒤부터 호시탐탐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탐색했다.


개강 시즌 보다 한달 일찍 온 나의 첫 번째 시도,

개강 오프닝식에서 공연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국제처에 문의하는 것이었다.


아쉽게도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았고, 무엇보다 함께 춤을 출 사람이 없었다.

춤을 추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에 흔쾌히 좋아!를 외친 내 버디 레오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두 번째 시도.

개강 오프닝 식에서 6월 국제 학생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 이거다!를 외쳤다.

올덴부르크에 있는 한국인 학생들에게 춤을 추자고 제안했지만 아쉽게도 사람들 앞에 서는 공연에 모두가 부끄러운 눈치였다. 즉, 케이팝 댄스를 추고 싶어하는 한국인은 "나" 밖에 없었다. 

영어가 부족한 나에게 한국인 멤버 한명쯤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사치라는 것을 깨달았다.


세 번째 시도.

케이팝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적극적인 성격을 가진 친구들에게 디엠을 통해 댄스 공연 제안을 했다. 그녀들은 흥미롭게 이야기를 들었지만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춘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표했다. 이맘때쯤 되니, 흠... 어쩌면 멤버를 못 찾아서 춤을 못 출 수도 있겠구나 하고 좌절했다.


네 번째 시도.

레오의 친구가 케이팝 댄스 크루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드디어 공연에 관심있는 두 명의 멤버를 구할 수 있었고 막바지에는 정원보다 넘치게 관심을 받으며 멤버를 구할 수 있었다. 그중에는 인하대학교에서

1년동안 교환학생 생활을 했던 친구도 만날 수 있었다. 우리는 서로 인하대학교 캠퍼스 이야기도 하고 독일어/ 한국어를 번갈아가며 알려주었다.


그렇게 네 번째 시도에서 멤버를 구할 수 있었다. 드디어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스러웠다.


이제 연습실을 구해야 한다.


걱정과 다르게 학교 스포츠 센터에서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다. 우리는 일주일에 2번씩 꾸준히 만나 공연을

준비했다. 초반에는 각자 스케줄이 달라 초반에는 이게 될까?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다.

곡 정하기, 멤버 정하기, 의상 맞추기까지 사실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독일인 친구 4명과 한국인인 나.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나는 춤 연습을 하며 의견이 있을 때 마다 손짓, 발짓을 동원했고, 종종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현타가 오기도 했다. 의상을 맞출 때에도 생각한 의상을 입지 못할까봐 괜히 조마조마해 하기도 했다. 춤을 연습 하는 시간은 재밌음과 동시에 긴장되는 일이기도 했다.


나만 동떨어진 외국인이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재미있는 독일어를 배워갔고, 한국어 가사로 된 노래를 무반주로 노래하며 호흡을 맞춰갔다. 친구들 앞에서 한국어로 노래하는 순간 마음이 뻥 뚫린 기분이들었다. 이곳에 와 사람들과 대화하며  영어만 쓰다가 모국어를 사람들이 있을 때 크게 부를 수 있다니.

정말 속이 시원해지는 일이다.


공연이 다가오니 친구들이 열심히 연습에 참여해주었고 기대보다 훨씬 더 칼각으로 무대를 준비했다.

할 땐 하는 친구들. 케이팝을 사랑하는 친구들임과 동시에 같은 열정으로 하나의 무대를 만들 수 있다는게 값진 경험이었다.


그렇게 드디어 무대에 서게 되었고 독일 땅에서 케이팝이 크게 틀어진 게 가장 설레는 일이었다.

긴장 보다는 즐거움이 컸던 무대로 기억된다.



함께 해준 Leo, Franzi, Sam, Imi ! 너무 고맙고 사랑해 :)


그렇게 독일에 온 순간부터 하고 싶었던 공연을 실현할 수 있었다.

무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하나 기억되는 것은 독일인 친구들이 무대를 대하는 마음이었다.

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어떤 옷이 컨셉에 잘 맞을까를 고민하며 "보여지는 나"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레오는 자신에게 소중한 옷을 입고 싶어했다. 레오는 한국을 기억하며 인하대학교 교환학생 시절 산 인하대학교 재킷을 입고 춤을 췄다.  레오가 "보여주고 싶은 나" 였다.


둘 중 하나가 맞다. 라고 정의하지 않는다.

나는 컨셉을 생각하며 가장 좋아하는 내 옷을 입었고, 레오는 한국인들과 추억이 담긴 옷을 입었다.

5명이서 함께 준비했던 모든 순간들, 이야기들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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