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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아라 Apr 02. 2024

독일에서 느낀 점 4가지 : 생활에서 병원 방문까지

한국과 무엇이 다를까? 

1. 독일의 생활 문화 <열쇠> 

독일은 여전히 열쇠를 사용한다. 지역이 도심인지, 시골인지에 관계없이 대부분 독일은 열쇠를 사용한다. 건물이 오래되서 그럴 있다고도 하지만 최근 완공된 건물들도 대부분 열쇠로 여는 형식으로 지어진다. 열쇠 보험이 따로 있기도 하다! 


이 열쇠가 얼마나 중요하냐면 공동 현관, 플랫, 개인방, 세탁실을 열 수 있기에 잃어버렸을 시 외부 사람이 들어올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열쇠를 잃어버렸을 시, 큰 돈을 지불해야 한다. 


한국인들에게는 열쇠가 참 익숙하지 않다. 도어락 시스템에 길들여져 있으니 말이다. 다른 동생은 나를 마중나왔다가 문이 닫히는 순간 열쇠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리를 질러 다른 플랫메이트에게 구조 요청을 하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나 또한 독일살이 2주 정도 쯤 열쇠가 참 불편하게 느껴졌다. 손에서 나는 쇠냄새가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들어 독일 생활에 애정을 붙이면서 언젠가 이 쇠냄새가 그리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제법 이젠 열쇠 냄새가 마음에 든다. 


2. 사람이 먼저다. <자동차>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걸을 때, 달려오는 차를 기다리고 길을 건넌다. 한국인이라면 한번쯤 공감할 것 같다. 독일에 처음 왔을 때 나는 차를 확인하고 발걸음을 멈췄다. 그런데 만나는 자동차들 마다 모두 내 앞에서 멈추는게 아닌가. 운전자들은 내게 왜 지나가지 않는가? 라는 물음표가 띄워진 얼굴로 나를 보거나, 미소 짓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빨리 지나가지 않는게 실례라고 느껴질 정도다. 횡단보도를 쌩쌩 지나가는 차를 한번도 목격한 적이 없다. 이는 유럽이라서 보다는 독일이기 때문이다. 덴마크 여행을 갔을 때, 수많은 차들이 한국과 마찬가지로 쌩쌩 지나가는 아닌가. 빠르게 건너는 자가 임자라고 느껴지는 것과 다르게 독일은 사람이 먼저, 다음이 자동차라는 순서가 암묵적으로 존재한다. 


3. 죽지 않습니다. 약국에서 약을 드세요. <병원> 

입독 후 3주만에 응급실에 방문했다. 비가 오는 날 다니엘과 함께 올덴부르크 박물관에 가던 중 버스에서 아주 세게 넘어졌다. 별이 반짝 보일 만큼 심하게 미끄러졌고 모든 사람들이 나를 일으키고자 다가왔다. 부끄러움이 고통 보다 더한 나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아무렇지 않은 척 일어났다. 그런데 내 엉덩이 뼈는 심상치 않았다. 다니엘은 바로 응급실 방문을 권유했지만 나에게는 엉덩방아로 응급실에 간다는 게 내키지 않았다. 걷을 수 있으니 뼈는 부러지지 않았고 간다면 엑스레이를 찍을 것이라고 짐작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공보험을 활성화 하지 않았다." 는 점이다. 보험이 없는 상태로 엑스레이 찍기도 뭐 하고, 사실 덜렁거리는 나에게 넘어지는 일은 꽤 흔했기에 이 또한 대수롭지 않은 넘어짐이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 엉덩방아는 매우 심각했다. 시간이 지나니 걷기 조차 힘겨웠다. 병원에 전화해 봐도 홈닥터에게 요청하라고 하거나 지금 위급한 것이 아니면 병원에 와도 치료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독일 병원은 진료를 위해서는 테아민을 잡아야 하는데 이는 2주 후 , 3주 후 정도가 될 수 있다. 어플을 통해 테아민을 확인했지만 더욱이 정형외과는 예약일이 다 차서 캘린더가 활성화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병원에 가야 한다면 전화하지 말고 바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독일 병원은 그 어떠한 의사도 환자의 몸상태를 보지 않고 예약을 잡아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모든 독일 친구들은 나에게 일단 병원에 바로 가보는 방법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다음 날 나는 버디와 함께 응급실에 방문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말자. 응급실이라는 단어가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무시무시해보일 수 있지만 독일의 응급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병원과도 같은 분위기였다. 예약없이 왔기에 오래 기다릴 수는 있어도 아예 돌려보내지는 않는다. 돌려보낼 지라도 근처 다른 병원에 가면 된다. 첫 번째 병원은 치료 받을 수 없다며 다른 병원을 알려주었고 가까워 걸어서 이동하였다. 


힘들게 병원에 방문했지만 진료를 아주 빠르게 끝났다. (대기시간은 짧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께서 허리를 툭툭 치더니 아픈 부분을 확인하고 엑스레이를 찍었다. 

엑스레이를 찍은 확인서를 주시면서 뼈는 이상이 없다며 끝이 났다. 


그렇게 병원 진료는 끝이 났고 약국에서 독일의 타이레놀이라고 불리는 Ibubeta를 샀다. 

말그대로 끝. 주사나 처방전도 따로 없다. 

약국에서 약을 사 먹는 것 말고는 큰 질병이 아닌 이상 병원에 기대할만한 것은 없다. 

보통 통증 주사라도 놔주지 않나? 싶긴 했다. 그렇게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병원 출입구로 나왔다. 

계산은 공보험으로 대체된 것인지 따로 접수처에 가지 않고 바로 집으로 향했다. 


병원을 가는 과정은 까다로웠지만 딱히 큰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독일 약이 품질이 우수한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독일 병원은 정말 응급 환자를 위한 것이라는 것과 정말 아픈 환자들만이 병원에 오는 식으로 의사의 부담을 덜어주는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독일에서는 처음 병원에 오게 된 지라 여러모로 의아한 부분이 많았던 방문기였다. 

확실한 것은 너무 아플 때는 걱정하지 말고 병원에 가볼 것! 


'유럽이나 미국은 아파도 병원 잘 안 가고 민간요법으로 버틴다' 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 경험이었다. 





4. 이곳은 약속의 나라, <테아민> 


병원 방문에도 예약이 필수인 만큼 독일은 약속의 나라다. 테아민은 "약속"이라는 뜻으로 처음 입국 후 거주지 등록과 같은 행정처리부터 학교 행사까지 모든 것은 약속 후에 진행된다. 


테아민 없이는 불가능한 것들도 많고, 어마어마한 대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단, 예약 시간의 1분 1초도 늦어선 안된다는 엄격한 규칙을 내세우지는 않는다. 

길을 모르거나 잘못된 건물에 들어가서 의도치 않게 코리안 타임으로 도착할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 마다 

친절히 안내해주셨다. 


독일에서는 모든 것이 약속 후에 진행되니 테아민의 중요성을 알고 독일에 오시길 추천합니다. 


번외로 독일 기차, 버스와 같은 교통수단은 교환학생들의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데요. 시간이 임박해서 교통편을 예약하려면 말도 안되게 높은 가격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2만원이 10만원이 되는 것이 독일의 교통편입니다. 계획 후 빠르게 교통을 예약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이렇게 독일살이 한 달 차, 교환학생의 느끼는 한국과 다른 독일의 모습이었습니다. 


교환학생 이야기를 계속 보고 싶다면? <퀸가가 되고 싶은 독일 교환학생> 에서 만나요 :) 

@kiarasub_


#독일 #교환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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