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 사람이 하는 모든 생각과 행동에 감탄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고 오랜 시간 함께하며 얻게 된 수많은 인정의 결과인 것이다.
효느님(맞다, 그 유느님 업그레이드 ver)이라고 부르는 그분은 아주 꼬꼬마일 때부터 동경의 대상이었다.
이 날부터 시작된 것 같다고 아무 날이나 찍어도 '맞어 그때부터야'라고 할 만큼 우리의 서사는 꽤나 오래 거슬러 올라간다.
그녀의 모든 것이 예뻐 보이고 좋아 보였다.
옷 입는 스타일부터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우직한 태도까지. 심지어 그녀의 절친까지도 멋진 사람이라 역시는 역시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모든 것이었다.
코흘리개 시절을 지나고 사춘기의 시절을 보내며 동경의 대상에 울렁거리는 마음은 괜한 시비로 이어지기도 했고 때로는 그때의 감수성이라 쓸 수 있는 모든 손편지가 소중했다.
그런 거 있지 않나.
츤데레인줄만 알았던 사람에게 손길이 스쳐야만 줄 수 있는 그 무언가의 선물을 받았을 때 의외성과 밀려오는 감동이란.
성인이 되고 그녀가 많이 힘들었을 시기.
우리가 영혼의 음료였던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된 어언 2년의 시간 동안 그녀는 괜찮다, 상관없다라고 했지만 멍한 머리와 졸린 눈을 비비며 함께 커피를 절식하는 시간을 보냈다. 함께 안(못) 마시고 싶었고 무장해제가 되는 날 절실했던 커피 한 모금의 희열을 공유하고 싶었다.
아직도 동네 그 커피방에서 마셨던 아메리카노의 첫 한 모금. 몇 초간 말이 없었고 혈관을 타고 도는 카페인의 맛이 이런 거였나 하며 잠시 개방정의 웃음을 지어본 그 순간이. 흐릿하지만 내 인생에 참으로 좋았던 순간 중에 하나로 간직하고 있다.
이미 완성된 멋짐이라서 더 나아질 부분이 없는 사람인데도 자신을 뒤돌아보며 이런저런 변화를 시도해 보는 멋진 그녀.
언젠가 두 살 밖에 차이 안 나는데 생각하는 건 열 살도 더 넘게 차이 나는 거 같니,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반기를 들만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너무나도 맞는 말이라서.
엄마의 그 말에 그녀가 역시 대단하게 느껴졌지만 한 편으로는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저것이 K 장녀의 무게인가 싶어서.
이 세상에서 '내 언니야'라고 부를 수 있는 단 한 사람. 그녀와 즐겁게 신나게 같은 편 먹으면서 지내고 싶다. 오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