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으로 완벽하게 구현된 장면보다 뛰어난 목표가 있을까요.
2017년 8월 27일 늦은 밤.
술 취한 몸을 이끌고 수변공원에 가니 동내에서 가장 비싸다는 아파트가 보인다.
커튼월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강물에 반사되어 별천지를 이루고 있다.
와! 신세계(新世界)다. 저런 곳에서 살면 어떤 느낌일까?
나는 결혼한 지 5년이 되었는데도 월급 200만 원에 원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과연 내게 저런 곳에서 사는 날이 오기는 할까?
음. 너무 높은 곳은 무서울 것 같고 한 23층 정도가 좋겠네.
비 오는 날 아내와 함께 창밖을 바라보면 정말 운치 있지 않을까?
아이도 거실에 함께 있으면 단란하겠다.
거실에는 큰 의자를 하나 두고 벽은 책장으로 장식하면 예쁠 것 같아.
상상했던 이미지가 강렬해서 집으로 돌아와 그림을 그렸다. 완성된 그림은 너무나 마음에 들었고 이내 결심했다. 앞으로 10년 안에 이 그림을 현실로 만들겠노라고. 10년 후 오늘에는 반드시 꿈속에서 살고 있으리라.
그림을 스캔하여 컴퓨터와 핸드폰 바탕화면에 깔고 화장실과 대문에도 큼지막하게 붙였다. 그리곤 틈만 나면 그 장면을 상상해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수없이 같은 그림을 보고 같은 장면을 상상해서인지 기억이 왜곡되어 그 장면이 마치 현실에서 겪은 일인 듯한 착각을 하게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로부터 6년 동안 원룸을 3번 옮겨 다닌 후 내 꿈은 실현되었다.
나는 지금 호수공원이 가까이 있는 신축 아파트 21층에 살고 있으며, 비가 올 때면 소파에 앉아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감상하곤 한다. 만삭인 아내는 곧 딸아이를 출산할 예정이고, 벽은 책장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사 후 첫 비가 내릴 때 아내와 창밖을 보다가 지금껏 상상해 온 장면과 너무도 흡사해서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나는 이러한 경험을 ‘데자뷔’라 부른다.
데자뷔 / dejavu
한 번도 경험한 일이 없는 상황이나 장면이 언제, 어디에선가 이미 경험한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지는 일.
데자뷔를 처음 경험한 것은 대학시절에 건축설계를 배우면서부터이다. 건축물의 설계를 시작하면 ‘콘셉트’라는 난해한 개념에 부딪히는데, 쉽게 말하자면 ‘설계자가 의도하는 바’를 뜻한다. 건축물의 용도와 규모, 그리고 대지의 맥락 등을 고려하여 설계자가 의도를 결정하고, 그에 따라 건축물을 디자인해 나가는 것이다.
설계를 진행하면서 아무리 고민해도 콘셉트가 떠오르지 않아 고생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간혹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완성된 건축물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때가 있었고, 그 순간 집중하여 그대로 설계를 진행하면 빠른 시간 내 뛰어난 설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이 과정을 통해 완성된 설계안들은 지금도 내가 가장 만족하는 작품들이며, 수차례의 데자뷔를 겪은 후 꿈을 실현하는 과정도 건축물을 설계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상상으로 완벽하게 구현된 장면보다 뛰어난 목표가 있을까? 게다가 꿈속으로 들어가 무엇이든 만들거나 없애거나 고칠 수 있으며, 오감으로 체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꿈을 생생하게 겪으면 너무나 강렬하고 달콤해서 잠재의식이 무의식에서 모든 행동을 꿈에 다가가도록 변화시킨다. 따라서 상상한 장면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꿈은 현실로 다가오며, 얼마나 자주 현실감 있게 느끼는지가 꿈을 이루는 속도를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론을 흔히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나는 10여 년간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를 나만의 방법으로 재정립하였고, 그 결과 다음과 같이 4가지 단계로 구성되었다.
1. 꿈을 그린다.
꿈에 직면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장면을 직접 그리는 것이다. 그림을 반드시 잘 그려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설레는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되도록 정성스럽게 그린다. 그림을 볼 때 상상했던 장면을 찰나에 생생하게 느끼는 것이 핵심이다.
2. 꿈을 선언한다.
꿈에 대한 책임감을 만들기 위하여 누구에게든 내 꿈을 선언한다. 가족도 좋고 친구도 좋다. 마땅한 사람이 없으면 가상공간에라도 선언한다. 많은 사람에게 선언할수록 꿈을 이룰 가능성은 높아진다.
3. 끊임없이 꿈을 인지한다.
그림을 자주 접하는 곳에 붙여 끊임없이 꿈을 인지한다. 컴퓨터와 핸드폰의 배경화면, 현관문, 화장실 벽, 차 안이 효과적이다. 그림을 보면서 혼자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다.
4. 상상을 거듭하여 꿈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
매일 잠들기 전에 눈을 감고 상상을 거듭하여 장면을 더욱 세밀하게 구체화시키거나 확대해 나간다. 또한 새롭게 떠오르는 생각에 따라 장면을 자연스럽게 전환시킴으로써 변화하는 생각에 대응한다.
요약하자면, 자문하여 찾은 답을 바탕으로 이상적인 장면을 상상하여 구체화시키고, 그 장면을 현실에서 생생하게 접하기 위해 그린다. 그 후 타인에게 선언함으로써 책임감을 만들고, 꿈을 계속해서 인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한 다음 끊임없이 상상을 거듭하여 꿈을 더욱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지금껏 내 대부분의 성공 경험은 데자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있다면 나는 또 한 번 데자뷔로 작가라는 꿈을 이룬 것이다. 상상으로 모든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