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직금지라는 아킬레스건

끊임없는 자기 개발이 필요합니다.

by 일생

공무원의 겸직금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된 정보를 이용한다면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부당이득을 취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1년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사태가 이를 잘 보여주는데, 공무원의 겸직 허용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 될 수 있다. 반면, 조기 퇴직을 준비하는 자에게 겸직금지는 ‘아킬레스건’이다.


아킬레스건 / Achilles腱

치명적인 약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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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재산이 인정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부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하지만 공무원은 원칙적으로 공무 외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고 겸직허가 대상도 제한되기에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투자밖에 남지 않는다. 여기서 딜레마에 빠지는데, 임용 초기에 최저시급에 수렴하는 봉급을 모아서 투자로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대단히 긴 시간을 필요로 하고, 그 시간이 지나 부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세월이 많이 흘러 선뜻 사회로 나가기가 어렵다. 공무원이 나이가 들면 대게 할 수 있는 것이 행정밖에 없는데, 행정은 사회에서 통용되는 능력이 아니다.


요컨대, 다수의 공무원이 처음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나중에는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자신의 적성과 꿈은 잊은 채 이 직업을 이어나간다는 것이다. 이 딜레마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개발이 필요하다.


요즘 MZ세대에서 공무원으로 임용되었다가 1년 내 퇴직하는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충분히 그들을 이해하고 응원하는 입장이다. 고시 준비에 적지 않은 시간을 쏟았을 텐데 그만둔다는 것은 공무원으로 수십 년 근무하면서도 의미를 찾지 못한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의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면 사회에 나가서도 분명 성공할 것이다.


반면, 공직이 적성에 맞지 않음을 늦게 발견한 자는 자신의 여건에 맡게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아무런 준비 없이 정년퇴직을 맞는다면 남은 생이 얼마나 무료하겠는가. 거기에 공무원 연금마저 흔들리는 상황이 온다면 아무런 대처도 못한 채 절망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다.


나는 임용 초부터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취미 개발 및 부수입을 창출할 목적으로 겸직이 가능한 선에서 여러 시도를 해왔는데 그간의 행적을 간략히 돌아본다.


1. 책 표지, 로고 디자인

대학 시절 포토샵을 배웠던 경험을 살려 광고·출판사업을 하는 형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시작하였다. 디자인을 시작하면 하루 종일 컴퓨터에 앉아서 스스로 완벽하다고 느낄 때까지 픽셀 단위로 막노동을 하는데, 이것은 일의 영역이지 취미의 영역은 아니라고 느꼈다.


2. 작곡

어릴 때 다년간 피아노를 배웠던 경험이 있어 작곡을 해보았다. 처음에는 나름 재미를 느꼈지만 악보를 읽는데 싫증을 느꼈고, 피아노 학원에서 화성학을 배우다가 쉽지 않음을 느끼고 포기하였다.


3. 특허(실용신안)

빨래한 옷을 정리하는 게 귀찮아서 '옷을 갤 수 있는 옷걸이'를 개발하여 실용신안(10년)을 받았다. 그런데 특허라는 게 내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법적 장치에 불과하지 사업성을 담보하는 게 아니더라. 제품을 개발하고 특허는 받았는데 마케팅을 못하는 어이없는 실수로 망했다. 실용신안은 매매장터에 올려놓았는데 수년간 연락 한 통 없었고 결국에는 활용 못한 채 특허 기간이 만료되었다.


4. 유튜버

유튜브에서 사람들이 빠른 전개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1분 안에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1분만TV’를 오픈했었다. 지금 쇼츠가 유행하는 걸 보면 나름 선견지명은 있었던 것 같다. 첫 방송이 1분 내 소갈비 두 대를 먹는 것이었는데 갈비를 입에 넣다가 떨어뜨려 시작하자마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내가 찍은 영상을 보니 즐기는 게 아니라 욕심이 묻어 나오는 게 보이더라. 부끄러운 마음에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5. 공인중개사 자격 취득

건축을 배우다 보니 자연스레 부동산에 빨리 눈을 뜬 것 같다. 처음에 공매로 작은 땅을 낙찰받았다가 얼마간의 이익을 보며 판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재직 중 야간에 부동산 대학원을 다니다가 일과 병행하는 것이 힘들어 자퇴했고, 주말부부 시절에 하루에 두 시간씩 일 년 정도 공부하여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하였다. 퇴직 후 공인중개사무소를 개업하려 했으나 글쓰기에 더 흥미를 느껴 미뤄두고 있는 중이다.


6. 문서 온라인 판매

대학시절의 리포트, 이력서, 독후감, 각종 자격증 취득을 위해 작성한 요약노트 등을 정리하여 온라인으로 판매하였다. 생각보다 수요가 많음에 놀랐고 한번 업로드하면 더 이상 신경을 쓸 일이 없어서 편했다.


7. 블로그

퇴직에 대한 생각을 긴장감 있게 정리해 나가고자 시작하였다. 같은 고민 중인 사람들이 내 글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꾸밈없이 솔직하게, 최대한 생각을 가다듬은 후 글을 쓰려 노력했다. 블로그를 통해 만난 여러 이웃들의 아낌없는 응원과 조언은 퇴직이라는 결정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퇴직 직전까지 운영하다가 현재는 책을 집필하기 위해 중단한 상태이다.




이처럼 나는 항상 공무원의 업무 외 다른 일을 함께 해왔다. 그러다 보니 퇴근 후 무언가 해야만 하는 일이 반드시 생겨버렸고, 야근으로 인해 내가 계획한 일들을 하지 못할 때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아마 욕심을 버리고 공무원의 업무에만 집중했더라면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시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 뻔한데 어찌 움직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덕분에 많은 실패를 겪어서인지 새로운 도전을 하는데 거리낌이 없고 실패해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내가 실패했던 도전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그 일을 진정 좋아하지 않은 채 무언가를 바라고 시작했다는 점이다.


나는 처음에 어떤 일을 선택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그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블루오션이 맞는지, 선구자들은 얼마나 성공했는지와 같은 부수적인 요소들만 고려한 후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지속하지 못했고 조금만 어려운 부분이 나오면 스트레스를 받으며 포기해 버렸다.


그런데 일의 성공 여부는 어떤 일을 선택하느냐보다 대가 없이 그 일을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따라서 일의 대가 없는 지속을 위해서는 그 일을 할 때 몰입함으로써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일 자체가 즐거워야 된다는 뜻이다.


요즘은 무엇이든 돈이 되는 시대이다. 유튜브에서는 별것 아닌 영상으로도 수백만 원을 벌고, 하물며 누가 살까 싶었던 절판된 책의 독후감도 팔리는 것을 직접 경험하였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돈으로 환산하는 방법은 반드시 존재하기에 한 가지 일만 잘하면 된다. 선택한 일이 거창할 필요도 없다. 좋아하기만 하면 된다. 오래 지속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경쟁자들은 알아서 떨어져 나갈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민하고 자신 있게 도전하자. 지속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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