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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해 록] 백년전쟁 64, 생사유명生死幽明1963

by 윤해 Mar 16. 2025


죽고 사는 것이 하늘에 달렸으니 우리는 사람이 할 일을 하자는 것이 자연에서 나서 세상을 사는 인간이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이요 해야만 할 일이다.


이처럼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은 인생의 고비고비마다 우리 인간에게 하심下心하게 하지만 또한 생명이 붙어 있는 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우리를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불구덩이로 내몰아 자취도 없이 태운다.


여순반란의 사형수 박정희는 한성감옥의 사형수 우남과 같은 레버넌트 Revenant였다. 죽음에서 살아 나온 자 레버넌트는 생과 사에 대한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다. 결국 인간은 무엇을 놓지 못하고 집착함으로써 인생고해를 겪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레버넌트 Revenant 에게 적용해 보면 죽음을 먼저 경험한 사람들이 세상을 대하는 가치관은 삶에서 삶기고 허우적거리는 범인凡人들의 행동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망국과 독립, 건국과 전쟁이라는 질곡桎梏의 시간을 지나오는 운명과 숙명의 소용돌이 속에 놓이면서 평범한 교사에서 군인으로 변신하고 피아彼我와 좌우를 오고 가고 생사마저 넘나든 식민지 청년 박정희가 사십 중반 역사의 무대에 등장했을 때 대한민국에게 필요했던 것은 빵이었고 레버넌트 Revenant 박정희는 성급하게 빵을 잘라 나누어 국민들에게 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어떻게 하면 빵틀을 만들고 복사하여 오천 년 가난을 물리치고 자손만대까지 빵이 떨어지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생각 밖에는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고 나머지 모든 일은 수단이며 살면서 마주하는 평범한 문제에 불과하다고 그는 생각했을 것이다.


1908년 1월생도 새로운 도시 새로운 대학에 자리 잡고 가족을 부양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고 드디어 생과 사라고 하는 생존현실의 서바이벌 게임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생각할 여유를 가지게 되었고 시대적 상황도 전후 1955년에 시작된 베이비붐이 1963년에 진정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세대로서 1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탄생하는 것을 감격에 겨워 바라보게 되었다.


줄탁동시啐啄同時가 이러한 것이리라. 국민들이 미래세대를 낳고 기르는 동안 국가재건회의 박정희 의장은 군정을 종식하고 민정이양 절차를 거쳐 그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여 제 5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대한민국 제3 공화국은 희망의 출발을 하게 되었다.


2025년 그렇게 생과 사의 사선에서 나와 나라가 줄탁동시啐啄同時로 길러낸 1차 베이비 부머 세대가 격변하는 미중 세계 패권질서의 최전선에서 60여 년의 시차를 두고 대한민국의 명운을 짊어지고 건곤일척乾坤一擲의 내전을 벌이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화두는 거위의 배를 갈라 잡아먹을 것인가 거위를 키워 황금알을 낳게 할 것인가로 다투고 있다. 60여 년의 시간에서 레버넌트 Revenant 박정희는 다만 생존이 달려있는 빵을 바로 나누어 먹는 대신 미래세대를 위해 빵틀을 만들고 복사하여 2025년을 혼돈으로 몰고 가는 1차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지금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기어이 선물했고 우리는 또다시 거위의 배를 가를지 새로운 백조를 만들지를 두고 초한전과 같은 내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1963년 그때의 야당 대다수는 거악의 일제에서 자강 하며 여순의 죽음에서 살아오기까지 너덜너덜했던 레버넌트 박정희의 상처를 물고 늘어지며 한사코 빵을 나누어 가지자고 온갖 협박과 공작을 하였으며 한반도 백년전쟁의 평행이론은 60여 년이 지난 지금의 또 다른 레버넌트 Revenant를 만들어 내면서 다음 세대의 백년대계를 위하여 치열한 사이버 내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궁금해진다.


 1917년 5월생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1963년 11월 22일 미국 대선 유세 중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피격 암살되면서 세계를 충격속으로 몰아넣었고 1917년 11월생  박정희 대통령은 동갑내기 케네디 대통령과 생사시종生死始終과 유명幽明을 달리 하면서 죽음에서 살아 돌아온 레버넌트 Revenant 답게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기 위한 힘찬 시동을 돌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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