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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 Jul 01. 2024

돈. 그 징글 징글 한 것

내 삶에서 돈은 그야말로 나를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다. 자동차에 기름 넣어줘야 하는 것처럼, 아궁이에 불 때야 하는 것처럼. 어릴 적부터 돈으로부터 자유 해 본 적이 없었고, 80년대에 태어나 IMF를 겪고 살아 낸 동지들은 다 알 것이다. 돈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때 중학생이던 내가 봐도 돈 때문에 온 나라가 흔들렸고 우리 집 안은 박살이 났다. 결국에 내가 고3이 될 때 엄마 아빠는 못 버티고 헤어졌다. 친엄마도 아니고 나를 구박하던 새엄마랑 헤어져 산다는데도 나는 그냥 싫었다. 돈 때문에.. 아빠가 더 이상 얼어 죽을 그놈의 돈을 못 벌어 온다는 이유였다. 그날 내가 돈을 얼마나 증오했나 모른다. 사람이라면 줘 패 주고 머리칼이라도 뜯어 놓고 싶었는데 사실 숨이 붙어있는 한 돈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게 나를 무기력하게 했다. 돈을 증오한다더니 전문대를 갔다. 4년제 애들보다 일 년 빨리 졸업해서 또 그놈의 돈을 벌려고.. 먹어야 살지. 돈 벌어야 살지. 돈에 메인 삶인 것 같아서 허덕 거리며 살다가 문득 내가 로또에 당첨되면 일을 안 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평생 돈에서 해방 된다면.. 잠깐은 미친 듯 돈을 부리듯 즐길 것 같지만.. 결국엔 다시 일을 하고 돈을 버는 행위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그때는 살기 위해 치열하게 달려드는 노동이 아니라 내가 인류의 구성원이다. 를 느끼기 위한 가볍고 고상한 취미활동이겠지. 결론은 내 입에 거미줄 치지 않고 살아가려면 돈이 필요하고, 나라는 존재가 나 임을 잊지 않고 살아가려 해도 돈이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산적으로든 도구로써 이든 말이다. 그러고 보니 돈이 엄청 중요하네.. 숨 만 쉬어도 돈을 쓰고 있는 현대인에게 돈은 생명이나, 반대로 생명이 없으면 돈도 개똥이 되는 것이니. 돈에 굽실 굽실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 나 아니면 너는 종이쪼가리 그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걸 돈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얄궂은 자존심을 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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