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도 살이고,
비가 내릴락 말락 하는 하늘 속 온몸이 눈뜨기도 전에 궂은 날씨임을 뿜어내고 있었다. 몸이 무겁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고 특히 두 다리가 물 먹은 양 무겁게 축 늘어져 땅에 붙어있는 듯한 느낌을 경험하게 된 그러한 월요일이 시작되었다.
주말에 그렇게 많이 먹었으면서도 월요일 아침은 유독 더 배가 고픈 거 같다. 정말 일어나기 싫지만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혼자 이리저리 정신없이 준비해야 한다는 게 머리에 스멀스멀 떠오르니 윽- 속으로 한번 내지르며 일으킨다.
기껏 멸치 넣고 참기름에 김가루까지 넣어 주먹밥을 만들어줬지만 황남매는 나와 다르게 월요일 아침엔 유독 입맛을 느끼지 못한다. 주말에 많이 먹어서 그런가?!
시간이 지나도 줄지 않는 주먹밥을 용기에 잘 옮겨 담아 냉장고에 넣고 나머지 설거지와 빨래 돌리기 등등 아침에 해놓고 나가야 하는 것들을 부지런히 해치운뒤 마무리는 황남편에게 토스하고 출근길에 나섰다.
출근하면서도 내가 걷고 있지만 걸어지고? 있는 건가 싶었고 도착해서도 내가 움직이고 있는 건가 싶었던? 정말 심하게 몸이 무거웠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은 정말 몸이 부어서 그런 건가? 이렇게 체력이 없는 건가? 정말 운동부족이구나...
찝찝한 생각들 싹 지나갔다.
요즘, 아니 사실 이미 앞전부터 느끼고 있었고 알고 있었다.
나의 체력이 바닥을 기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정말 살 뺀다 안 먹기 시작하면서 다리는 얇아지지만? 근육이 다 빠진 것이었고 조금만 걷고, 조금 힘들다? 싶으면 바로 후들거리는 다리들과 뭔가를 조금만 해도 엄청난 지침과 피로감이 몰려오는 것을 보면서 알게 된 것이다.
말로만 운동해야지 해야지 했고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며 미루고 미뤘는데 이 시점에서 나에게 운동은 미룬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닐뿐더러 스스로를 위해 필요한 것이니 굳이 핑곗거리를 찾을 필요도 없는 것이다.
역시나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나에게 운동이란 살 빼기 위해 해야 하는 것들이었는데 조금 나이 있는 분들이 말하기는 운동해야 살 수 있고 살려고 운동하는 거라던 그 말이 전혀 와닿지 않았는데 이젠 그걸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나이와 상황이 찾아온 것이다.
나에게 이제 운동이란, 살은 30% 살려고 70% 의 비율을 차지하게 되었다. 조금 더 나이 들어서 애들 키우고 어려서 못 놀았던 거 여유롭게 놀고 돌아다녀야 하는데 그때 체력이 없어서 빌빌거리고 집에만 붙어있을까 무서워 재밌게 놀면서 살려고 하는 그런 운동을 생각만 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행동으로 보이고자 실천한 첫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날씨가 이상했던 아침과는 달리, 오후 7시쯤 적당히 맑은 하늘과 간간히 신선함을 몰고 오는 바람들 속에서 각자 다른 모양으로 열심히 운동하던 사람들 속 나도 걷고, 뛰며 기분 좋게 차오르는 숨을 마시고 내시며 시작과 마무리를 했던 순간들
하고 나면 기분 좋음과 성취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매력을 가진 운동! 혼자 하면 심심할 텐데 내 옆엔 딸아이가 함께 하여주었고 혼자가 아닌 둘, 같이 걷기도 하고 서로 먼저 뛰기도 하며 선선한 바람 속 차갑지만 따뜻하게 스며들어온 하루
이제 첫 발걸음을 내뎠고 처음이 어려운 거지 앞으로는 더도 말고 더도 말고 꾸준함으로 포기하지 말자. 운동이라는 것을
더 나이 들어서 재밌게 놀러 다닐 것을 상상하며 내 살길을 놓지 말고 쌓아놓자. 하루하루 차근차근 매일매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