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
남편에겐 특이하고도 요상한 행동 버릇 하나 있는데.....
무엇이냐 하면....
배가 부르면 껌을 씹으며 소화를 시키곤 하는데 그게 정신이 깨어있는 상태라면 이상하지도 요상하지도 아무런 문제 있는 부분이 없지만, 그 버릇이 잠을 잘 때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잠들기 전, 배가 부르다? 그럼 껌은 씹으면 잔다는 것이다!
이해 못 하는 내가 이상한 걸까?! 몇 번을 이리저리 돌려 생각해 봐도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참으로 걱정되지 않나. 자다가 목에 걸리면 어쩌나..
아무리 말해도 본인이 그러겠다니 더 이상 말은 하지 않지만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그 고요한 밤공기에 속, 옆에서 쩍쩍 씹는 소리가 떠 오를 때면 듣기 싫게 느껴지다가 또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걱정이 들고 혼자 난리 부르스의 밤을 보내기도 했다.
오늘도 그렇게 그 행동을 이어가며 자고 있던 남편.
오늘도 똑같이 정신없이 출근 준비를 하고 있던 나.
그런 내 시선에 남편 옆을 지키듯 다소곳 앉아 있는 딸아이가 들어왔다.
방학중이라 평소라면 든든히 아침밥도 드셨겠다, 티브이 시청에 들어가야 하는 타이밍인데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싶었기에-
쳐다보고 있으니 딸아이는 나의 마음을 느꼈는지 이야기한다.
- 아니, 아빠는 왜 껌을 씹으면서 자~
목에 걸리면 어쩌려고 걱정되게 말이야.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의 머리에서 다시 입으로 표현된 진심 어린 마음의 울림을 듣고 깜짝 놀라면서 엄마인 나보다 낫다고 생각이 들어 진심을 담아 말해주었다.
-서윤이가 엄마보다 생각하는 마음이 깊고 넓네
왜냐하면 생각해 보니 나는 그렇게 걱정하면서도 진실된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것이다. 내 감정을 꽁꽁 싸매고 있으면서 알아주기만을 바라는 엄청난 미련한 행동을 하고 있던 것이라는 걸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감정은, 마음을 표현하고 나눠야 한다. 절대 행동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감춰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랜만에 오쿠 기계에 구운 계란 모드로 계란을 구웠다.
물론, 귀찮음에 할까 말까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자기 직전,
아들이 먹고 싶다고 해주면 안 되냐는 그 말 한마디에 직진!
몸을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시간 맞춰 놓고 자고 일어나니 완벽하게 구워진 계란들
30구를 하지 않은 것이 후회될 정도로 엄청난 쫀득함과 맛이 좋았다. 성공적으로 맛있게 구워진 계란들을 보니 직장에 구운 계란을 좋아할 만한 사람 몇 명이 떠올랐다.
그러나 모두에게 나눌 수 있는 개수가 되지 않을뿐더러
그 모두에게 다 주고 싶진 않았으니... 가져갈까 말까 고민하다 출근 시간이 다가와 순간 떠오른 사람들만 주고자 4개만 챙기곤 부랴부랴 출근길에 나섰다.
나오면서 머릿속엔 더욱더 선명하게 세명의 사람이 떠올랐고 출근해 뭔가 멋쩍지만 무사히 전달했다.
(그 세명은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 )
가져온 게 4개뿐이라.. 더 가져올 걸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왜인지 전달하는 것이 부끄럽지만 망설이다 행동했음에 만족하기로 하며 본격 해야 하는 일들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계란 하나 받은 분 한분은 계란보다 더 큰 마들렌을 주시고 다른 한분은 맛있는 초콜릿을 주시고 다른 분은 챙겨주시고 말도 고맙게 해 주시고.......
결론은 내가 준 것보다 받은 게 더 크게 된 것이다.
아, 순간 역시 1개, 2개 나눠준 게 너무 부끄럽다 생각 들던 중
그래도 이 세분은 계란보다 내가 나눌 때 표현된 나의 마음을 받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그 감정들이 확신으로 이어지며 마음이 넘치게 행복해지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었다.
딸에게 보고 배운 것처럼 마음은 숨기는 것이 아닌, 알아주길 바라며 마냥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닌,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때론 다가가 나누고 소통함으로써 풍성해지고 넘치게 행복해지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