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되면 좋겠어

by 은조

자다 깼다. 피곤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감기약에 취해 이른 잠에 빠졌던 것 같다. 왜인지 눈이 팍 떠졌고 만져보진 않았지만 싸한 게 옆에 느낌이 좋지 않더니만 역시, 남편이 없었다.


그 짧은 순간에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아직 집에 올 시간이 안 된 건가? 아니면 다른 길로 새서 어딘가에서 또 누군가랑 만나 맥주 한잔 마시고 있는 것인가? 답이 후자라는 것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알 수 있었다.


핸드폰을 보니 시간이 집에 올 시간을 훨씬 넘긴 새벽이었고 자고 있던 사이 문자 하나 띡 와있었으니 말이다.


그래, 그 좋지 않은 느낌은 역시 좋지 않은 것이었다.

적당히 하라고 남편에게 문자를 남긴 뒤 마음을 달래 보지만...

거기서부터 모든 문제는 시작되었다. 우악


다시 잠 속으로 파고 들어가지 못하는 아주 크나큰 문제....


첫 시작은 집에 들어오지 않은 남편의 걱정으로 시작되지만 남편과 연락이 되고 나면 화가 나긴 하지만 불안한 마음은 사라진다. 그러니 다시 잠을 자고자 눈을 감아보지만 그때부턴 어떤 한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고 그러다 거기에 꼬리를 물고, 물고..


띠띠띠띠띠- 남편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결코 남편을 기다리려고 기다린 건 아니지만...

여러 생각들이 도저히 머리에서 멈추지 않아 계속해서 이어서 하다 보니 어느샌가 남편이 왔고 씻고 침대에 남편이 누웠음에도 도무지 끝나지 않는 꼬리를 잔뜩 문 생각들..


반대가 되었다. 일 했겠다, 얼큰하게 마셨겠다-

피곤할 대로 피곤한 남편은 금세 잠에 빠져들어갔다. 그러곤 약 올리듯 신나게 시원하게 리듬을 타며 코를 골아댄다.


가뜩이나 오지도 않는 잠, 그 코 고는 소리 때문에 더 달아나는 거 같아 새벽녘 동안은 코골이 퇴치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 덕에 생각은 멈췄으니 이건 뭐, 남편에게 고맙다고 해야 하는 건지 뭔지?


알고 있다. 이러다 겨우 얕은 잠에 들어가면 일어나야 하는 알람이 울릴 것이라는 걸. 그럴 바엔 바로 아침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또다시 떠올랐다. 그러곤 내일 해야 하는 일상들을 쭉 떠올려보니 나쁘지 않은 것이다?!


그 생각까지 가자 나 스스로에게 놀랐다.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그다지 내 인생에 큰 행복을 느끼지 못했고 최근에도 힘든 일이 많다고 여기며 또다시 행복보단 사니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여겼는데..


새로운 나일을 되길 바라고 그 일상을 품으며 은근슬떡 행복감과 더불어 기대하는 나 자신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참 기쁜 마음이 들었다. 건강해진 거 같아서-


거기다 더불어 “아침이 오면 좋겠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었고 내가 생각하며 품었던 뜻이 참 마음에 들어 놓치고 싶지 않아 드르렁 코 고는 남편 옆에서 핸드폰을 들고 메모장에 끄적끄적 적어놨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또다시 제대로 끄적이고 있는데 글은 역시 내가 가장 편하고 진솔하고 가깝게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어떤 말이 든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오늘 또 이렇게 배워간다. 정말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