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좋은 엄마가 될거에요.
나에게 결혼이란, 그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정도였다. 감정소모가 많은 연애와는 달리 아주아주 안정되고, 평온할 것 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결혼하고 몇달 지나지 않아 엄청 큰 환상이었음을 깨달았지만 말이다.
이런 환상을 가졌던 나는 생각보다 결혼생활이 어려웠다. 남편과의 관계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신경써야 함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였을까, 아이생각은 전혀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딩크족은 아니었다. 언젠가는 나도 나와 남편을 닮은 예쁜 아이를 낳고 싶었다.
그때 역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결혼 생활을 하다보면, 딱 준비가 될 것이고 그때 딱 아이가 생길거라고 말이다.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겠지만 그땐 참 순진하게 그렇게 생각했다. 다행히 3년동안 시댁도 친정도 나에게 아이를 가져야한다 강요하지 않았다. 뒤 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시댁은 남편이 중간에서 참 잘 쳐주고 있었다. 친정은 그저 내 눈치를 보느라 가끔 이야길 꺼내긴 했지만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수준이었기에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아이를 갖겠다는 준비는 전혀 되지 않았다. 요즘은 마흔에도 첫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왠지 더 급하지 않았다. 내 생각을 조금씩 바꾼건 먼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친구들과 언니들의 조언이었다. 모두가 같은 말을 했다.
"안 낳을거면 모르겠는데, 낳을거면 1살이라도 어릴때 가져.... 꼭!!!"
그 말에 흔들렸을까? 슬슬 아이를 가져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아이를 가지려면 정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나도 뭔가 확고한 마음이 들어아 한다고 생각했고, 경제적으로도 지금보다 더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장 더 나이질 수는 없었다. 몇 년의 노력을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테지만 33살에 결혼했던 나의 나이는 마흔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문득 궁금했다. 정말 완벽한 준비가 이 세상에 있을까, 다른 사람들은 모두 계획한 대로 살아가고 있을까.
또, 무서웠다. 내가 아이를 원하지 않는거면 어쩌지. 내가 아이를 잘 키우지 못하면?
막상 낳고보니 너무너무 싫으면 어쩌지... 지금도 부족한데 아이까지 낳으면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지진 않을까. 육아하다 싸우고 이혼하는 사람들도 많다는데 우리가 그러진 않을까.
경험해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었기에 생각하면 할수록 부정적이고 불안 가득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아직도 어리고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스스로 꼭 다짐하는 것처럼 속으로 외쳐됬다. 아주 조금씩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고는 있었지만 불안함을 이기진 못했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던 마음을 마주하게 된 계기는 아주 심플하고, 아주 일상적인 상상 하나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