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를 오갔던 부작용...

4화 - 좋은 엄마가 될거예요.

by 데이지

시험관 난자 채취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바로 '복수'이다.


복수는 배에 물이차는 것으로, 대부분의 시험관 시술을 하는 사람들이 겪는 증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심하지 않은 복수 증상은 난자 채취 후 포카리와 같은 이온음료를 마시며 소변으로 자연스럽게 배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난자 채취한 당일, 몸살기운과도 같은 복통이 시작되었고, 복수가 차는 듯한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이미 시술 전부터 부풀어 올랐던 배는 여전했다. 뒤척이는 것도 힘들어, 잠을 잘 자지 못했고 다음날 오전에는 휴대폰 조차 볼 기운이 남아있지 않았다.


속은 울렁거리고, 배는 아프고 기력은 없었기에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그런 내가 걱정되었는지 남편은 시어미님께 연락해 나에게 가보라고 했다. 다행히 시댁이 20분 거리여서 오전에 집에 오신 어머님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 나에게 밥을 차려주셨다. 다섯 숟갈도 채 뜨지 못한 나를 보고 안되겠다 싶었는지, 난임병원에서 써준 소견서를 들고, 산부인과를 갔다.


앉아있을 힘조차 없었던 나는 어렵게 진료를 보았는데, 이미 복수가 많이 차서 당장 입원을 해야한다고 했다. 울렁거리던 속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진료실에서 아침에 몇 숟갈 뜬 모두를 토해버렸다. 걸을 힘도 없었던 나는 휠체어를 타고 병원을 돌아다니며 검사를 하고 입원절차를 받았다.


병원에 입원하고 피검사 결과 내 몸의 수분이 다빠지고 있어 염분도 부족하고, 여러가지 영양분이 부족했다. 바로 수액을 달고,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기 위해 입덧약도 처방받았다. 입원하고 조금은 편해질 것 같았던 기대와는 달리, 실시간으로 배에 물이차 부풀어 오르는 배때문에 숨을 제대로 쉴 수도 없었다.


입원하고 몇시간 되지 않아, 결국 나의 몸무게는 약 12kg 불어있었고, 누울수조차 없는 몸이 되니, 결국 나는 참다참다 새벽에 간호사 선생님을 불러 병원 아래 응급실로 내려가 배를 뚫어 물을 빼내야 했다. 배의 빈공간을 찾아 주사기로 호스를 연결하고 물을 빼내는데, 2L가 넘는 물이 배에서 나왔다. 오히려 물이 빠지고 배가 편해지니 화장실도 더 잘가고 편하게 잘 수 있었다.


조금은 무서웠지만 병원에 입원해있고 밤새 간호사 선생님이 왔다갔다 하는 것만으로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다. 무슨일이 나도 나를 케어해줄 전문가가 있다는 것은 큰 위안이었다.


다음날, 자연스럽게 이온음료를 마시며 소변으로 물을 빼면 너무 좋은데, 금방 다시 차오른 복수와 함께 온몸이 붓기 시작했고, 첫날보다 훨씬 힘든 상황이 왔다. 배에 물이 차니 모든 장기가 위로 올라온것 같았고, 짓눌려 있어서인지 국물 외엔 음식물을 삼킬 수 조차 없었다. 그 때 가장 많이 먹었던 것은 맵고 짠 떡볶이 국물이었다.


부지런히 포카리와 토레타를 마시며 화장실을 가고 싶었지만, 눌린 방광때문인지 점점 소변도 조금 밖에 나오지 않고 있었다. 결국 어제보다 더 배가 부풀었고, 배출 되지 못했던 물은 폐에까지 차오르기 시작했다. 진짜 불안과 두려움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목소리가 안나오기 시작했고, 앉아서도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배는 터질 것 같이 부풀어 통증이 느껴졌고, 나아지지 않는 나의 상태가... 혹시 이러다 잘못 되는 것은 아닐까 무서웠다. 결국 또다시 응급실에 내려가 배를 뚫고 물을 빼려고 했지만, 늘어난 난포 때문에 배는 더이상 뚫을 때가 없었고 선생님의 고민은 커져갔다.


결국 아래로 바늘과 호스를 넣어 물을 빼내기 시작했고, 다 빼내지 못했음에도 1.5L가 넘는 물이 나왔다고 했다. 확실히 물을 빼면 몸이 편해졌다. 폐는 쉽게 바늘로 물을 뺄 수 있는 부위가 아니다보니 자연스럽게 빠지길 지켜보자고 했다. 그날 밤, 일반 진통제도 듣지 않아 잠을 한숨도 못자서 결국 통증을 가라 앉히기 위해 마약성 진통제를 시간차를 두고 2번이나 맞고 잠을 잘 수 있었다.


이 아프다는 것, 내가 할게 전혀 없다는 것이 얼마나 어둡고, 두려운 무서움인지 처음으로 깨달았다. 퇴원할 때 간호사님들이 말해주시길 최근 이렇게 심했던 부작용을 앓은 사람은 내가 처음이었다고 했다. 퇴원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잘 이겨냈다고 아기 낳을 때 또 보자는 인사가 참 따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험관을 하는 내내 나는 전혀 간절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부작용을 겪고, 10일동안 입원을 하면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 깨달았다. 잘 움직이지 못했던 나를 위해 출퇴근하며 나를 돌봐줬던 남편을 보면서도, 그래도 꿋꿋이 이겨내는 나를 보면서도, 더 진하게 원했던 것 같다.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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