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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 포레스트 아내 Jul 29. 2023

추운 겨울  산골 지하수 관정

혹시나 석유가 나올까 흑심을 품었지만... 땅위로 파도처럼  물이....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 3요소는 공기, 음식, 물이다.

산골 땅에는 풀과 나무와 공기가 있었지만 물이 없었다.

산골에도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 요소인 물이 간절히 필요했다.

물이 나오기 기대하며 땅을 팠다.

혹시나 석유가 나와도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산골 나무 앞에서 굳게 다짐하며 땅을 팠는데 물이 콸콸 쏟아졌다.

정식 허가를 받고 진행된 작업이다.


산골에 토굴도 짓고 비닐하우스도 만들고 나니, 이제는 물이 간절히 필요했다.

우리는 씻을 물이 필요했고 비닐하우스 식물은 마실 물이 필요했다.

다행히 산골 아래 상수도 배관이 지나가길래 인입비용을 얼른 알아보았다.

헉! 자그마치 대략 2,500만 원이란다...

도시에서 수도는 공기와 거의 동급으로 사용 가능하지만, 산골에서는 많은 설치 비용이 들고 귀한 존재이다.


산골 땅을 매입하고 비닐하우스도 만들다 보니  예산이 아쉬웠다.

비싼 수도 대신 조금 더 저렴하게 물을 사용할 수 있는 지하수를 선택했다.


그리고, 추운 어느 겨울날.

지하수 관정 작업이 시작되었다.

지하수 관정 작업 날은 평소 하얀 얼굴의 남편이 홍당무가 될 정도로 추운 날씨였다.

산 위 나무들도 잎은 떨어지고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 쓸쓸함을 풍겼다.

산골 5도 2촌을 굳은 의지로 선택한 남편은 추위도 못 느낄 정도의 정신력으로 추위를 중무장하고 있었다.


지하수 작업을 도와줄 작업자분들이 오고 지하수 시추작업이 시작되었다.

시추 작업은 땅속 깊이 구멍을 파는 일이다.

땅의 돌을 깨는 작업이니 돌가루가 엄청 날렸다.

회색빛 돌가루가 추운 회색 날씨를 감싸고 산골 땅에 벚꽃 떨어지듯 날렸다.

작업자분도 남편도 두꺼운 외투를 걸쳐도 추운 날씨여서 고생이 많았다.


그렇게 10분 정도 시추작업이 진행되고 지하수가 땅 위로 올라왔다.

백 미터쯤 시추했더니, 드디어! 지하수가 땅 위로 파도처럼 밀려 올라왔다.

산골 개울이 얼어있는 이 추운 날씨에 땅 위로 솟아오르는 물을 보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다 같이 "시~원하다!" 라고 함성을 질렀다.

작업자 분이 물이 충분해 보여 1일 100톤에서 200톤 정도는 나올 것 같다고 한다.

지하수 시추 작업 준비
작업자분이 시추 작업을 도와주신다.
바닥에 지하수가 흐른 모습 보이시나요?


산골 생활을 해 보니 상수도와 지하수 둘 다 필요함을 느낀다.

사람은 수도가 간절히 필요하고 식물은 지하수가 간절히 필요하다.

산골 생활이 처음이고 산골에서 365일 거주하는 게 아닌, 도시와 산골을 오가며 작업하다 보니 몸도 힘들고 정신도 나약해질 때가 많다.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고 한다.

살다 보면 각자의 꿈이 다르고 흘러가야 할 방향도 다르다.

아래로 흘러간 물은 다시 올라오지 못 한다.

내 인생의 물이, 나의 세월이 백세시대에 좋은 방향으로 잘 흘러가도록 하고 싶다.

산골 지하수처럼 지하에 있는 내 꿈이 땅 위로 올라와 꿈을 펼치는 인생살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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