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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맘 Aug 05. 2024

조회수가 선을 넘었다

브런치글 조회수 10만을 넘기면 작가가 받는 이득은 혹시 있나?”

남편의 칭찬을 받던 중에 갑자기 나온 질문이다.

“기분 좋은 설렘이 아닐까?

나름 멋진 답변을 한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머쓱해서 둘이 웃었다.




누군가 브런치스토리가 뭐냐고 질문하면 자세한 답변을 하는 게 아직은 서툴다.

작가신청을 하고 심사를 통해 승인을 받으면 글발행 자격이 주어지는 ‘글쓰기 플랫폼’ 정도로 요약해서 말해준다.

매거진이나 브런치북 등 연재방식의 이해도 그렇고 작가지원 프로젝트도 남의 일처럼 멀게만 느껴지는 나는 완전 초보작가다.


브런치스토리 운영방식에 몰두해서 내 글을 퍼즐처럼 끼워 넣고 싶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주 1회 글발행을 하려는 스스로의 다짐과 구독자와의 공감이 좋아서 놀이터처럼 이용하고 있었다.

지난번에 발행한 글이 예상외로 조회수가 폭등하는 경험을 하게 되니 그저 신기하고 놀랍기만 하다.




조회수가 폭등한 나의 열다섯 번째 발행된 글의 탄생은 생각보다 단순했고 평범했다.

주로 목요일에 글쓰기 초고를 시작하는데 그날은 약속 때문에 다음날로 미루게 되었다.

다음날 아침엔 온라인으로 독서방 커뮤니티 사람들을 만나는 날이기도 했다.

근황토크를 하던 중 아직 글소재를 정하지 못했다는 말을 꺼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후배와 언니가 거들었다.


“엊그제 딸아이 생일이었잖아요”

“톡방에 올린 언니 김밥이랑 수박케이크 사진 멋지던데 그거 쓰면 좋을 거 같아요”

“하하하, 그 생각을 못했네 고마워”


그렇게 소재의 영감을 받고 소소한 일상에 특별한 행복감을 편하게 나열했던 글이었다.

그냥 ‘툭’ 던진 말에 관심 있게 받아주는 커뮤니티 사람들 덕분에 조회수 급등이라는 행운을 만났다.




수십 번의 퇴고를 거쳐 글서랍에 저장된 글은 매주 월요일 새벽 7시를 전후해서 발행 버튼을 누르고 있다.

상식적으로 이른 시간이지만 현역에 있을 때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월요일 출근시간을 배려한 선택이었다.

주말을 지내고 숙제처럼 쌓인 이메일과 접수된 전자문서를 만나러 가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경기도 김포에서 첫차를 타는 P주무관, 가평으로 이사한 C주무관, 얼마 전 복직한 고양시에 거주하는 J주무관의 부지런한 아침을 기억했다.

전동차 안에서 목적지까지 내가 발행한 글과 동행한다는 생각을 하면 덩달아 옆자리에 앉은 기분이 든다.

서로의 공간은 달라도 글발행 버튼이 다시 공감버튼으로 돌아오는 구독자와의 피드백이 참 매력적이다.




브런치글에 공개되는 공감과 댓글 외에 작가만 확인 가능한 조회수 통계 알림이 있다.

오전 10시가 되자 갑자기 조회수가 1,000선을 돌파했다고 하더니 오후 2시경엔 순식간에 10,000선을 가볍게 넘겼다.

그 후엔 3만, 5만, 7만, 10만 간격으로 브런치에서 알림을 제공해 주었다.


휴대폰 알림이 없는 틈새 숫자마저 궁금해서 조회수 통계의 새로고침을 수시로 습관처럼 하기 시작했다.

나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조회수가 선을 넘은 지 4일 차 새벽에는 갑자기 챗GPT에게 묻고 싶어졌다.

브런치작가 신생아인 나의 지식과 비교도 안 되는 인공지능 지식창고는 뭐라고 답변할까?

챗GPT를 켜고 프롬프트에 질문을 입력했다.


“브런치스토리에서 조회수가 폭등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다음은 주로 관찰되는 요인들입니다:

1. 화재성 콘텐츠

2. SNS 공유

3. 검색 엔진 최적화(SEO): 웹페이지가 상위에 나타나도록 하는 일

4. 플랫폼 추천

5. 인기 주제 또는 계절적 요인

6. 좋은 글의 품질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조회수가 급등할 수 있습니다.




조회수가 선을 넘은 이유 인간적인 관점으로 종합해 보면 '운이 좋았다'라고 정리할 수 있었다.

조회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글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다시 벅찼던 호흡을 가다듬고 겸손하게 노트북을 열었다.

누군가의 하루에 기분 좋게 끼어드는 간략한 문장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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