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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나누는 건 어려운 것 아닌가요?

나in나 essay 22

by 나in나


마음을 내려놓고 싶을 때가 있다. 마음을 떨쳐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때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슬픔을 나누고 위로받음으로써 한결 나아지고 더 나은 해결책을 얻 될 수도 있다는 이유였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는 말은 모든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듯 아픔도 나누면 배가 되는 것 아닌.


슬픔을 나누 그 사람은 내 슬픔을 함께 걱정하고 고민하게 된다. 슬픈 나를 염려한다. 나를 걱정 주는 사람의 마음을 나는 또 염려하게 되고 내 마음은 더욱 무거워진다. 그런 이유로 슬픔을 나눈다는 것 편하지 않은 일이다.

슬픔을 나누는 것에 익숙해지기 싫은 마음도 있다. 픔을 누며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기대다 보면 스스로 떨쳐내는 힘이 약해질 것 같아서다.


그렇다고 아예 모든 것을 혼자 끌어 안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함께 나누어서 도움 되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은 공유한다. 생각보다 그럴 일이 많지 않을 뿐이다. 찌됐든 택과 결정은 결국 스스로의 몫이어야 하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혼자 끌어안고 끙끙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것이 서운할 때가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소중한 만큼 그 슬픔까지도 품고 함께 아파하고 위로하며 어떻게든 힘이 되어 주고 싶은 귀한 마음이라는 것도 잘 안다. 혼자 해결 가능하거나 함께하더라도 방법이 없을 것 같은 일들은 혼자 끌어안는다. 그뿐이다. 그런 마음을 솔직하게 전달하면 그래도 서운한 건 서운한거라며 무엇을 품고 그렇게 힘들어하는지 다시 묻지는 않았다.


나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귀한 사람의 마음이 더 무거워지지 않게 지키고 싶은 마음이 슬픔을 나누기 어려운 솔직한 내 마음이다. 그 사람의 사정만으로도 무거울 것을 아는데 내 슬픔의 무게까지 얹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혼자 품어야 할 것 같은 일들은 나누지 않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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