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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는 중요할까?(1)

나in나 essay 36

by 나in나


얼굴보다 중요한 건 마음이라고, 외모보다 내면을 가꿔야 한다고 말하면서 사람들은 정작 외모를 따진다. 외모를 신경 쓰는 사람은 내면이 빈약할 것이라며 얕잡아보기도 하고, 외모에 무심한 사람을 합리화하기도 한다.

막상 살다 보면 외모가 영향을 끼치는 순간은 부지기수다. 심리학 연구 결과 잘생긴 사람이 면접에서 유리하고, 교사들도 외모가 단정한 학생에게 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누군가는 매력적인 외모 덕분에 기회를 얻고, 누군가는 꾸미지 않은 외모로 인해 오해를 받는다. 한 사람의 외모는 첫인상을 좌우하고, 때로는 그 사람의 능력이나 인격까지 추정하게 만든다. 이러한 현실은 외모를 무시할 수 없게 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 번을 거울 속 자신을 들여다본다. 출근 전후, 화장실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지하철 유리창 앞에서 자신의 외모를 확인한다. 더 나은 외모를 위해 자신을 변화시키고, 때로는 내면보다 외면을 먼저 가꾼다. 대중에게 인기를 끄는 '이상적인 외모'를 무조건 따르거나 흉내내기도 한다. 여성에게는 시간과 에너지, 돈까지 들여 외모를 꾸미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어 버렸다. 피부 화장을 하거나 신체 비율을 키워서 대중적인 외적 매력을 키우려는 남성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가 외모를 꾸미고 가꾸는 행위는 사회의 압력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고, 자율적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외모를 꾸미는 기준이 어디에 있는가' '누구의 시선에 맞춘 것인가' 하는 문제다. 자신의 아름다움은 타인의 시선으로 규정될 수 없다. 스스로의 내면에서 비롯되며,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가꾸어 가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인의 말과 타인의 시선, 타인의 기준에 스스로를 끼워 맞추며 자신의 매력을 잃을 필요는 없다.

내면을 가꾸라는 말은 외모를 무시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내면을 가꾸듯 외면도 가꾼다. 외모는 중요하다. 외모를 단정히 하고 가꾸는 일은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보다 자신을 위한 일이다. 스스로 외모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는 사람은 내면에 평온함이 스며있고 외면에 여유로움이 풍긴다. 이렇듯 내면과 외면이 조화를 이룰 때, 그 모습은 결국 타인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외모가 단지 미적인 요소가 아니라, 사회적 생존과 대인 관계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실에서 '외모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외모 이면의 모습에 진가가 숨겨져 있음은 틀림없지만 외모와 내면을 양자택일해야 할 문제로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내면도 중요하고 외모도 중요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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