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의 주변, 나의 모든 순간을 위해

by 사색가 연두


"태어나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누군가가 내게 던진 질문이다. 그리고 이 하나의 질문이 내가 글을 쓰게 된 이유가 되었다. 나는 한참을 고민했다. 충격이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였냐는 이 질문에 대해 고민하는 내 모습에. 도대체 떠오르질 않는 거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나는 굉장히 목표지향적인 사람이었다. 이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닌 심리검사 결과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잠을 도통 잘 자지 못해 받았던 심리검사였는데, 검사를 받으면서 내가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던 나의 의외의 모습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중 나는 '목표지향적'이란 단어에 꽂혔다. 목표지향적인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주변의 것들을 많이 놓친다는 것이다. 하나의 점만을 바라보고 달려가다 보니, 자신 주위에 있는 사람과 사물뿐만 아니라, 당시에 느꼈던 자신의 감정과 경험들까지도 많이 놓치게 된다. 그 모든 순간들은 자기 자신의 역사가 된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살아가면서 나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조차도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는 꼭 목표지향적인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정말 바쁘게 살아간다. 하지만 바쁜 일상와중에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이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대부분은 매일 같은 일상과 반복되는 일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한 삶은 당연히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그렇다고 어떻게 그 일들을 하지 않고서 살아갈 수 있을까? 자신의 생계를 위해 혹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해야만 하는 일인데. 그런데 안타깝게도 인간은 이를 쉽게 납득할 만큼의 단순한 생물이 아니다. 계속 달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맞닥트리게 되는 감정들이 찾아오곤 한다. 공허함과 허무함.


그러곤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회의감이 온몸을 감싸 안으며 괴롭힌다.


'그래, 지금까지 잘 달려왔어. 그런데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달려왔던 거지?'


앞길은 여전히 막막하다. 삶은 마치 끝없이 펼쳐진 오르막길 같다. 그렇다고 마음대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뒤를 돌아보니, 가볍게 흘러왔던 길도 꽤 무겁게만 느껴진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 그때서야 깨닫는다. 내가 '놓치고 살아왔던 것'들에 대해.


나는 그렇게 내 주변에 놓인 것들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거기다 더해 일상을 기록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탐색의 과정은 사색이 되었다. 가만히 몸을 정지시키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자. 우리 주변엔 정말 많은 것들이 있다. 평소에 그냥 지나쳤던 사소한 것들에게도, 가만히 보고 있자면 무언가에 대한 사색의 영감이 될 수 있다.그렇게 '주변 것들에 대한 사색'을 쓰게 되었다. 이 책는 내가 주변의 것들을 보며 떠오른 세상에 대한, 그리고 인간에 대한 탐구를 나만의 관점으로 그려나가는 이야기이다.


혹여나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내가 어딘지, 나는 누군지, 나의 역사는 어떠한지'에 대해 방황하며 나름의 무거운 고민들을 들고 있다면, 그 고민을 사색으로 바꾸는 과정에 들어오길 바란다. 그리고 세상을 같이 여행하며 둘러볼, 어딘가에 존재할 나의 동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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