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다시 만나는 자리, 요가매트

by 에너지영

집 안 어디에 있든, 여행들 가든, 어느 시간대든

요가매트를 한 장 펼치는 순간, 나는 다시 나로 돌아옵니다.

그 작은 공간이 곧 나의 마음을 정돈하는 자리이고,

하루의 속도를 잠시 멈추는 쉼표가 돼요.

요가매트 위에 앉으면

바깥의 소음과 마음속의 어지러움이

조용히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요가매트를 펼치면 고무 냄새가 잠시 떠오르지만,

곧 집 안의 공기와 그날의 날씨 냄새가 섞여 들어요.

그 향 속엔 익숙한 평온이 있어요.

그리고 창문 밖으로 차가 지나가는 소리,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아이들이 뒤척이는 소리까지.

모든 게 이 공간의 배경음이 됩니다.

세상은 조금 느려지고, 나는 오롯이 나로 남겨져요.

우리 집엔 언제나 요가매트가 있어요.

거실 구석에도, 베란다에도, 비어있는 방에도.

아이들이 매트 위로 올라와 함께 움직이고,

그 웃음소리와 내 호흡이 섞이는 것도 좋아요.

가끔은 아이들과 각자 매트를 펼쳐 명상을 하기도 해요.

그 모습을 볼 때면, 이 작은 장소가

우리 가족의 균형을 지탱해왔음을 느껴요.

요가매트는 저에게 단순한 운동 도구가 아니예요.

그 위는 내가 머무는 방이자, 나로 돌아가는 문이랄까요.

거실 한켠이든, 공원의 잔디 위든, 여행지의 베란다든 상관없어요.

매트를 펼치는 순간 그곳이 내 세상이 되는 것 같아요.

깊은 호흡으로 공간이 채워지고,

내 몸의 움직임으로 시간을 채워갑니다.

야외에서 매트를 펼치면 세상과의 더 가까워져요.

잔디의 촉촉한 감촉, 바람이 피부를 스치는 느낌,

파도소리의 리듬이 내 호흡과 하나가 되어요.

그곳에서도 매트는 여전히 나의 방 같아요.

하늘이 천장이 되고, 바람이 벽이 되어

나는 그 안에서 가장 편안하게 존재할 수 있어요.


요가매트 위에서는 마치 인생처럼 격동과 고요를 오가기도 해요.

어떤 날은 땀을 흘리며 중심을 찾고,

어떤 날은 사바아사나처럼 고요히 누워 숨을 고르죠.

움직임과 멈춤이 번갈아 흐르는 그 사이에서

저는 균형을 배워요.

흔들려도 괜찮다는 것,

다시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매트 위에서 잡는 중심이 결국 내 삶의 중심을 세워주는 힘이 됩니다.

이제는 어느 요가원 매트에서도, 낯선 장소에서도

그냥 숨을 고르며 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요가매트 위에서는 모든 게 단순해져요.

움직일 땐 움직이고, 멈출 땐 멈추면 되요.

생각은 비워지고, 몸의 감각은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게 참 좋아요.

그곳에서는 어제의 피로도, 내일의 걱정도 잠시 사라질 수 있어요.

요가매트 위에서 중심을 잡고,

굳은 곳을 천천히 풀어내고,

다시 부드럽게 유연해지는 그 모든 연습은

결국 삶에서도 이어져요.

매트 위에서 길러진 중심과 유연함, 그리고 부드럽게 이완하는 힘은 일상에서도 나를 지탱해주는

가장 단단한 연습이 됩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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