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의 장편소설 엽란을 날려라는 돈과 가난에 관한 이야기다. "가난"은 "반제국주의"와 더불어 오웰이 주요하게 다루는 주제의식이다. 주인공 고든 콤스톡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돈이 주는 수치심을 어릴 적부터 체감한 인물이다. 때문에 콤스톡은 자본주의와 그로부터 기인하는 비도덕성을 경멸했고 글솜씨를 살려 취직한 광고회사마저 그만두게 된다. 이후 콤스톡은 서점에서 일하며 적은 임금으로 근근이 살아가는데 그는 돈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만큼 가난 앞에서 조금도 자존심 굽히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돈은 계속해서 그의 발목을 잡았고, 자신이 속한 사회에 반기를 들고자 했던 콤스톡은 결국 (가장 결정적으로,연인 로즈매리의 임신으로 인해) 자본주의 시스템에 편입되고 만다.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콤스톡의 패배 선언은 엽란으로도 표현된다. 엽란은 책에서 물질주의의 상징으로 나타나는 식물인데, 책의 제목 "엽란을 날려라"는 물질주의적 가치관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고자 했던 콤스톡의 의지를 상징한다. 그러나 책의 말미에서 콤스톡은 결국 로즈매리와의 신혼방을 꾸미기 위해 자기 스스로 엽란을 사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