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체제에 대한 불복종은 언제나 인류 역사를 크게 발전시켜 왔다. 불합리성에 대한 굴종은 그것을 재생산하고 공고화 시키는 도구가 될 뿐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의 우리 사회가프롬이 이야기하는 불합리한 권위와 합리적인 권위를 분간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불합리한 권위에는 복종하며 합리적인 권위에는 도전하는 사회. 즉, 수많은 사회구성원들의 이성과 판단력이 마비된 사회가 프롬의 사후에도 연속되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수많은 지역에서 전쟁과 분쟁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 같은 분열은 다름 아닌 권력에 복종하는 "타율적 복종"에 의거한다.아울러사회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가지 갈등 또한 대개 권력관계의 형태를 띄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현 세태에서 프롬이 이야기하는 인본주의적 사회주의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프롬이 주창했던 인본주의적 사회주의는 그 자체가 아니라 은유법으로 이해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불합리한 권위를 비판할 수 있는 용기와 판단력을 지닌 "예언자"*가 많아질 것. 이러한 프롬의 소망이 반영된 꿈의 유토피아가 인본주의적 사회주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