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l 이스케이프가 중요한 순간들
조금만 더 참으면 괜찮아질 거라는 작은 희망에 나를 갉아먹는 시간들을 참는 안타까운 사람들,
그게 바로 나였다.
괜찮아질 거라는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막연하게 믿고 있었고, 내 옆에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희망을 걸어왔다. 하지만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외면해 온 것일지도 모른다.
버티기보다는 탈출을 선택해야 했지만, 그때는 그 선택을 하지 못했다.
주짓수에서는 이스케이프가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다. 상대의 압박 속에서 벗어나려면 상황을 분석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적절한 타이밍을 맞춰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주짓수의 기술을 익히며 나는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먼저 자신의 감정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참아왔던 건 과연 진정으로 괜찮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감정을 묵인하고 견디기 바빴던 것인지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어야만 했다.
이런 변화는 나와 같은 고민하는 친구들에게도 공감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주짓수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삶의 압박에서 탈출하는 방법이자,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 여정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숨겨진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종종 고통과 두려움 속에 갇혀 있다. 매트 위에서 느끼는 압박감은 내 삶에서 경험한 무게와 비슷하다. 상대방의 힘에 눌려 움직일 수 없을 때, 나는 서브미션이 아닌 이스케이프 기술을 떠올린다. 내가 삶에서 느끼는 고통도 마찬가지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주짓수를 시작하면서 느낀 두려움과 불안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 매트에 올라서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게 된다. 나와 같은 초보자들은 각자 다른 이유로 주짓수를 시작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기술을 배우는 것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자,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다. 나는 스스로를 압박했던 상처를 마주하고, 탈출의 방법을 배우기 위해 매트에 올라서기로 결심했다. 주짓수는 나에게 단순한 운동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 속에서 나는 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주짓수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이 만약 고통 속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주짓수가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나처럼 주짓수를 통해 변화의 첫걸음을 내디뎌보길 바란다. 함께 배워가고, 서로를 지지하며 성장하는 여정 속에서 우리는 더 나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