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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해의 바람
#나의숙제
'보이는 것'과 그것을 통해 전달하고픈 그 '의미'라는 것, 둘 중 무엇이 우세한 지 아직은 모르겠다. 그 서열을 명확히 하는 것 또한 작자(作者)로서의 생애를 밟아가는 중의 개별 타당한 숙제라 하겠다.
나는 보이는 것만이 목적인 청년기와 그것이 의미 전달의 수단으로 퇴각하는 장년기를 거쳐, 끝내는 의미 하나로서도 평강할 수 있는 노년기가 됨에 진정 기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헌책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보니 표지 뒷장에 누군가의 손 편지 글이 있고 중간에는 누군가의 사진이 껴있다. 이런 맛에 도서관을 오고 중고책을 본다.
바랜 책에는 숨이 담겨있다. 생명의 기초인 '발산'에 의한 미량의 땀과 '보호'에 근거한 방어막으로서의 손때와 함께 주고받은 이들 간의 관계적 호흡이 서린 헌 책들은 그야말로 인류 연대의 표본이며 대서사의 장본이다.
위여한 옛 것이여, 가슴 벅찰 가능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