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편: 2000년대 주요 뮤지션과 작품
먼저 2000년대의 뉴 페이스 및 젊은 뮤지션들을 볼까요?
에스페란자 스팔딩(1984~): 베이스, 보컬
2010년 3집 <챔버 뮤직 소사이어티>베이스 겸 보컬의 스팔딩은 어릴적 바이올린, 기타 등을 다루다가 운명처럼 베이스를 잡게 됩니다. 베이스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뮤지션이 흔치 않습니다. 게다가 스팔딩이 들려주는 음악은 퓨전, 라틴, 소울, R&B 등 다양하여 기존의 재즈와 구분됩니다. 버클리 음대 출신으로 송라이팅 및 작곡 능력을 겸비하여 2006년 데뷔 앨범을 시작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선뵈고 있습니다. 2021년 8집까지 발표한 그는 그래미 5회 수상을 하였는데 사진은 2010년 3집으로 스팔딩을 널리 알린 대표작입니다.
노라 존스(1979~): 보컬, 피아노, 기타
2002년 1집 <컴 어웨이 위드 미>1980년대는 세 명의 디바가 이끄는 보컬 재즈가 유행하였고 1990년대에는 다이아나 크롤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2000년대가 되면 노라 존스가 그 뒤를 잇게 됩니다. 2002년 22세에 발표한 데뷔 앨범 <Come Away with Me>는 재즈, 블루스, 소울, 포크, 컨추리, 팝 등을 블렌딩하여 음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킵니다. 존스의 목소리와 피아노 그리고 기타와 리듬 파트가 곡을 운치있게 만듭니다. 존스가 블루 노트와의 계약을 희망하였기에 블루 노트는 역대 최고의 음반 판매 기록을 갖게 됩니다(미국: 1200만장). 존스는 2003년 그래미에서 6개의 타이틀을 거머줬습니다.
미겔 제논(1976~): 색소폰
2009년 5집 <에스타 쁠레나>라틴 재즈, 조금 들어가보면 아프로-큐반 재즈, 푸에르토리코 재즈, 푸에르토리코 전통 음악(쁠레나), 카리브 연안 음악 등을 살아있는 뉴욕의 재즈와 접목하여 새로운 해석과 접근을 하는 알토 색폰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미겔 제논은 각광받는 뮤지션입니다. 1996년 19세에 모국 푸에르토리코를 떠나 버클리 음대 장학생으로 보스톤에 이주합니다. 졸업 후 2000년대 초부터 작품 및 연주 활동을 하였으며 이후 뉴욕에 둥지를 틀고 관심이 가는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합니다. 2009년 작 <Esta Plena>는 모국의 전통 음악을 재즈로 표현합니다.
제이슨 모란(1975~): 피아노
2001년 3집 <블랙 스타즈>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모란은 알토 색소폰 연주자 그렉 오스비 밴드에서 활동하다가 오스비의 영향으로 블루 노트와 계약, 1998년 데뷔 음반을 발표합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 솔로 및 트리오 편성의 작품 및 공연으로 떠오르는 별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재즈계를 리드하는 연주자가 됩니다. 2023년 현재 총 17장의 앨범을 발표한 모란은 2집부터 토러스 마틴(베이스), 내시트 웨이츠(드럼)와 앙상블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림은 2001년 3집으로 제이슨 모란 트리오에 샘 리버스(색소폰, 플루트, 피아노)가 참여한 쿼텟입니다. 참고로 내시트 웨이츠는 주목할 만한 현대 재즈 드러머입니다.
로이 하그로브(1969~2018): 트럼펫
2007년 <이어푸드>1990년대 초반 한 트럼펫 주자가 윈튼 마살리스의 지원속에서 혜성같이 등장합니다. 하그로브는 트럼펫 연주자 계보의 주요 뮤지션으로 프레디 허버드의 주법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20대 초반부터 일련의 작품으로 재즈계의 주목을 받았고 당시 힙합 취향의 패션 감각이 돋보였습니다. 2000년대 초반 힙합 뮤지션이 가세한 밴드 RH 팩터를 만들어 세 장의 멋진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림의 2007년 작품 <Earfood>는 퀸텟 구성으로 앨범명과 같이 귀가 호강합니다. 하그로브는 신장 질환으로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하였고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커트 엘링(1967~): 보컬
2009년 <헌정: 엘링이 부르는 콜트레인과 하르트만 음악>1990년대 국내에서 인기를 끈 재즈 싱어 겸 피아니스트로 해리 코닉 주니어가 있습니다. 엘링은 코닉과 동갑내기로 코닉보다 늦게 재즈신에 나타납니다. 1990년대를 거쳐 2000년대에 뛰어난 보컬 재즈 앨범들을 발표하는데 그의 목소리는 중후하고 푸근합니다. 사진의 2009년 앨범 <Dedicated to You>는 부제가 "Kurt Elling Sings the Music of Coltrane and Hartman"입니다. 1962년 존 콜트레인과 자니 하르트만이 발표한 발라드 앨범에 헌정한 작품으로 현악사중주, 리듬 섹션 트리오, 색소폰이 어우러진 실황으로 2010년 그래미 최우수 보컬 재즈 앨범에 빛나는 작품입니다.
터랜스 블랜차드(1962~): 트럼펫, 피아노
2008년 <신의 의도에 대한 이야기> 뉴올리언즈 출신인 블랜차드는 트럼펫과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트럼펫 연주자 계보의 주요 뮤지션으로 마살리스 형제(윈튼, 브랜포드)와 친구이며 스파이크 리 감독의 영화 음악에 종종 참여했습니다. 스타일은 포스트 밥과 스트레이트 어헤드 재즈를 중심으로 다양한 재즈 장르를 포용합니다. 1990년대부터 2000년을 거쳐 현재까지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2007~2009년 삼연속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는데 2008년 앨범 <A Tale of God's Will>도 그중 하나입니다. 2005년 8월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타리나로 사망 혹은 실종된 이들에 대한 진혼곡입니다.
이번엔 주요 중견 뮤지션들 중 일부입니다.
브랜포드 마살리스(1960~): 색소폰
2000년 <컨템포러리 재즈>윈튼 마살리스의 한 살 위 형인 브랜포드 마살리스는 테너, 소프라노 색소폰 연주자 겸 음반 제작자입니다. 마살리스가 국내에 알려진 계기 중 하나가 1985년 스팅의 첫 솔로 앨범 <푸른 거북이의 꿈>입니다. 여기서 그는 색소폰, 클라리넷, 퍼커션을 담당하였고 이 앨범은 미음반협회 공인 트리플 플래티넘(3백만장) 판매를 기록합니다. 스팅 음반 작업 후 마살리스는 자신의 쿼텟을 결성하여 현재까지 16장의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리듬 섹션은 케니 커클랜드(피아노), 에릭 레비스(베이스), 제프 와츠(드럼)였으나 1998년 커클랜드의 사망으로 조이 칼더라조가 2000년 앨범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래미 수상작.
돈 바이론(1958~): 클라리넷, 색소폰
2004년 <아이비-다이비>바이론은 어릴적 천식으로 고생하였는데 의사의 권유로 호흡을 강화시키기 위해 클라리넷을 불기 시작합니다. 클라리넷은 스윙 시절 인기있는 악기였으나 비밥의 탄생으로 색소폰에게 자리를 넘겨줍니다. 바이론은 1947년 레스터 영 트리오(레스터 영, 냇 킹 콜, 버디 리치)를 염두하여 제이슨 모란(피아노), 잭 디조넷(드럼)과 트리오를 구성하여 부드럽고 상쾌한 레스터 영의 색소폰 주법을 클라리넷으로 시도합니다. 앨범명은 레스터 영이 종종 쓰던 말 "아이비-다이비"에서 따왔습니다. 의미는 "케세라... 그게 내가 연주하는 방식이야!... 좋아!"입니다.
팻 메스니(1954~)
2006년 펫 메스니 그룹 <올라가는 길>몽고메리 주법에 영향을 받은 메스니는 국내에 두터운 팬층를 둔 기타리스트입니다. 1990년대 국내 재즈 붐의 전면에 있었고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변화를 거듭하며 뛰어난 작품을 들려줍니다. 그의 작품은 솔로와 그룹으로 대별됩니다. 메인 스타일은 퓨전과 라틴 재즈입니다. 통산 그래미 20회 수상은 그의 위상과 업적을 방증하는데 2000년대에는 8회 수상하였고 사진은 2006년 <The Way Up>으로 그래미 최우수 컨템포러리 재즈 앨범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투어의 연장으로 내한하여 환상적인 공연을 펼쳤습니다. 특히 콩 부의 트럼펫 연주는!!!
벨라 플렉(1958~)
2000년 벨라 & 더 플렉톤스 8집 <외곽으로>반조 연주자 플렉은 재즈뿐만 아니라 월드 뮤직, 블루그레스, 포크, 클래식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미에서 총 22회 후보로 지명되었고 15회 수상을 하였는데 장르는 매우 다양했습니다. 이 중 재즈로 수상을 한 경우는 2회입니다. 그 작품들은 모두 2000년대 발표되었는데 2000년 8집 <Outbound>와 2006년 12집 <The Hidden Land>입니다. 두 앨범 모두 그의 밴드 더 플렉톤스와 함께하였습니다. 더 플렉스톤은 벨라 플렉(반조), 제프 코핀(색소폰), 빅터 우텐(베이스), 로이 우텐(드럼) 편성입니다. 이후 이 밴드에는 하모니카 거장인 하워드 레비가 참여하였습니다.
마이클 브레커(1949~2007): 테너 색소폰
2007년 마지막 작품 <순례길>브레커는 동시대 색소폰 연주자들 중 발군의 기량을 보여준 뮤지션으로 재즈와 록 영역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수준 높은 작품에 기여하였습니다. 트럼펫 연주자인 형 랜디 브레커와 브레커 브라더즈라는 이름으로 1975년 데뷔 음반을 발표하였고, 1987년 솔로 데뷔 앨범 <Michael Brecker>를 발표합니다. 여기에는 팻 메스니, 찰리 헤이든, 잭 디조넷 등이 참여합니다. 2000년대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던 그는 2005년 골수형성이상 판정을 받았고 2007년 3월 57세로 타계합니다. 앨범 <Pilgrimage>는 2006년에 녹음한 그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한편 여기 재즈계의 거인들도 있습니다.
허비 행콕(1940~): 피아노
2007년 <리버: 조니 미첼의 편지들>현존하는 재즈 레전드 중 한 명인 행콕은 1960~1970년대에 마일즈 데이비스의 2기 퀸텟 연작, 블루 노트에서의 모달 앨범, 퓨전 밴드 므완디시 밴드와 헤드헌터스에서의 작품 등을 통하여 입지를 굳건히 합니다. 1980년대 이후에는 R&B, 힙합, 펑크, 일렉트로, 퓨전, 하드 밥, 포스트 밥 등 다양한 장르를 포용하면서 현재까지 꾸준한 작품을 선뵈고 있습니다. 그의 변화무쌍한 작품 세계를 짧은 글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총 14회 그래미 상을 거머쥔 행콕의 작품 중 2007년 앨범은 동료 뮤지션 조니 미첼에게 보내는 오마쥬로 그래미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합니다.
맥코이 타이너(1938~2020): 피아노
2004년 <빛>20세기 후반 가장 영향력 있는 재즈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타이너는 매력적인 코드 전개와 왼손으로 연출하는 폭발적인 타건으로 다른 연주자들과 차별화됩니다. 그의 프로 경력은 크게 존 콜트레인 쿼텟에서 활동한 시기와 이후 자신의 트리오를 결성하여 본격적인 솔로 경력을 쌓아가는 시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타이너가 64세에 녹음한 <Illuminations>는 퀸텟 편성으로 게리 바츠(63세), 터랜스 블랜차드(41), 크리스찬 맥브라이드(31), 루이스 내쉬(43)가 참여합니다. 그가 받은 다섯 번의 그래미상 중 하나입니다. 이후 몇 장의 앨범을 더 발표한 타이너는 2020년 8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합니다.
찰리 헤이든(1937~2014): 더블 베이스
2004년 <태양의 땅>프리, 밥, 포크 재즈 등에서 족적을 남긴 베이시스트 헤이든은 오넷 콜맨, 칼라 블레이, 키스 자렛, 팻 메스니, 존 스코필드, 행크 존스, 케니 배론, 곤잘로 루발카바 등 동시대 주요 뮤지션들의 작품에서 시적이며 따뜻한 베이스 워킹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밴드(리버레이션 뮤직 오케스트라, 쿼텟 웨스트 등)와 리더 작품들을 통해 베이시스트 정상에 오릅니다. 헤이든이 2000년대에 쿠바 피아니스트 곤잘로 루발카바와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하는데 2001년 <Nocturne>과 2005년 <Land of the Sun>입니다. 두 작품 모두 그래미에서 최우수 라틴 재즈 앨범에 선정됩니다.
웨인 쇼터(1933~2023): 색소폰
2005년 <소리의 경계 저편>올 3월 쇼터가 89세로 타계하였습니다. 60년이 훌쩍 넘는 음악 경력은 1950년대 말 아트 블레이키의 재즈 메신저스에서 시작됩니다. 이후 1960년대 중반 마일즈 데이비스의 2기 퀸텟에서 활동하였고 1970년대 초 재즈 퓨전 그룹 웨더 레포트를 결성합니다. 웨더 레포트 이후 그의 작품은 거침이 없었습니다. 소프라노, 테너 색소폰 연주자로 재즈계 정상에 있었고 뛰어난 작곡 실력으로 그의 앨범은 대부분 오리지널로 채워졌습니다. 라이브 앨범 <Beyond the Sound Barrier>는 3년에 걸친 북미, 유럽, 아시아 투어 공연에서 발췌, 2005년 발표한 그의 노년작입니다. 2006년 그래미 수상작.
소니 롤린즈(1930~): 색소폰
2008년 라이브 앨범 <로드 쇼, 1권>현존하는 재즈계의 전설이라면 다음달 93세가 되는 소니 롤린즈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습니다. 1940년대 밥의 탄생 당시 주요 뮤지션이었고 네 살 연상인 존 콜트레인보다 먼저 성공한 롤린즈는 수많은 하드 밥 명작을 발표하였습니다. 그의 색소폰 연주는 묵직하고 호방한 스타일로 대표됩니다. 대표작 중 1957년 <Saxophone Colossus>가 있는데 이 앨범명으로 롤린즈를 색소폰의 거상(거인)이라고 부릅니다. 그의 작품집 중 마지막 부분에 해당하는 연작이 <Road Show>이며 1979년 이후 약 34년 동안의 라이브를 모아 총 4권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 첫 번째가 2008년 앨범입니다.
이 외에도 2000년대를 빛낸 뮤지션들은 많습니다.
주요 뮤지션들과 그래미 수상작을 참조하세요.
칙 코리아(1941~2021), 피아노
2006 <The Ultimate Adventure>
2008 <The New Crystal Silence>
2009 <Five Peace Band Live>
스탠리 클락(1951~), 베이스
2010 <The Stanley Clarke Band>
데이브 홀랜드(1946~), 더블 베이스
2005 <Overtime>
빌 프리셀(1951~), 기타
2005 <Unspeakable>
마리아 슈나이더(1960~), 지휘
2004 <Concert in the Garden>
카산드라 윌슨(1955~), 보컬
2008 <Loverly>
다이아나 크롤(1964~), 보컬, 피아노
2003 <Live in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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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재즈 요약입니다.
젊고 창의적인 뮤지션들의 등장
중견 연주자들의 뛰어난 작품 발표
전설이 된 연주자들의 의미있는 행보
재즈 보컬, 빅 밴드, 라틴 재즈의 꾸준한 인기
2010년대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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