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부터 밀레니엄 이전까지의 재즈 트렌드를 요약해볼까요?
1970년대에 발전한 재즈 퓨전은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를 시작으로 웨더 레포트, 마하비시누 오케스트라, 리턴 투 포에버, 헤드헌터스 등의 밴드를 통해 영역을 넓혀갑니다. 1980년대는 재즈 리바이벌이라 불리는 복고풍이 유행하여 스트레이트 어헤드 재즈와 여성 보컬 재즈가 반향을 일으킵니다. 1990년대 이후는 큰 변곡점이 없이 전통 재즈, 모던 재즈, 재즈 퓨전, 스무드 재즈, 크로스오버 재즈 등이 서로 공존하고 있습니다. 또한 퓨전을 기반으로 듣기 쉬운 스무드 재즈, 팝 재즈, 크로스오버 재즈 등이 인기를 얻습니다.
뉴 밀레니엄의 도래.
이번 글은 2000년대의 재즈입니다. 편의상 두 편으로 나누겠습니다.
상편: 1990~2000년대 주요 퓨전 밴드
하편: 2000년대 주요 뮤지션 및 대표 작품
먼저 상편에서는 1970~1980년대 만들어진 주목할 만한 퓨전 그룹을 알아봅니다. 또한 스무드 재즈를 들려주는 밴드도 있으나 편의상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소개할 이들은 밴드 결성 후 지금까지 꾸준한 활동을 하므로 주요 작품과 활동이 2000년대에 국한되지 않음을 참고하세요.
상편: 1990~2000년대 주요 퓨전 밴드
옐로재킷츠(Yellowjackets)
1977년 LA에서 결성된 4인조 퓨전 재즈 밴드입니다. 키보드의 럿셀 페란테와 베이스의 지미 해슬립이 주축이 된 밴드로 도시적인 스타일, 무겁지 않은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밴드명은 말벌이고 통산 27장의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아래 음반들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1981년 데뷔 앨범 <Yellowjackets>
1992년 첫 라이브 앨범 <Live Wires>
2022년 최신 앨범 <Parallel Motion>
옐로재킷: 1981년 <말벌들>, 2022년 <수평운동> 스파이로자이라(Spyrogyra)
색소폰의 제이 베켄스타인이 1974년 뉴욕에서 만든 재즈 퓨전, 스무드 재즈 밴드입니다.
밴드명 "녹조속(또는 녹조류)"이 연상되는 식물이 앨범 커버에 많이 보입니다. 사운드는 가벼운 느낌이 들지만 이는 음악에 깊이가 없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Breakout> 혹은 <Collection>을 들어보시면 압니다. 참고로 1974년까지 활동한 영국 밴드 스파이로자이라(Spirogyra)가 있으니 혼동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밴드는 매우 뛰어난 록 그룹입니다.
스파이로 자이라: 1979년 <모닝댄스>, 1986년 <브레이크아웃> 립팅톤(Rippingtons)
기타 겸 키보드의 러스 프리먼이 1985년 만든 밴드입니다. 아르투오 산도발, 케니 G, 조 샘플, 데이브 그루신, 데이브 코즈, 데이비드 베노이, 피터 화이트, 패티 오스틴 등이 멤버로 있었습니다. 장르는 재즈 퓨전, 스무드 재즈, 크로스오버 재즈, 재즈 팝입니다. 캘리포니아 해변이 생각나는 신나는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마스코트인 재즈 캣이 앨범 커버에 항상 등장합니다. 2023년 현재 유일한 원년 멤버 프리먼이 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1991년 <전면에 곡선구간>, 1992년 <LA 라이브>, 2000년 <열대에서의 삶> 데이브 그루신(Dave Grusin)과 GRP 슈퍼 라이브(GRP Super Live)
GRP 레코드를 만든 피아니스트 데이브 그루신이 소속사 멤버들을 이끌고 1987년 미쯔비시 초청으로 일본 공연을 합니다. GRP 대표 뮤지션들인 다이안 슈어, 톰 스콧, 리 리트나워 등과 칙 코리아의 일렉트릭 밴드가 참여한 멋진 실황입니다. 한편 데이브 그루신이 리 리트나워와 협연한 1985년 앨범 <Harlequin>은 1986년 그래미에서 기악부문 최우수 편곡상을 받습니다.
칙 코리아 일렉트릭 밴드@블루 노트(사진: Jesse Merz): 1985년 <할리퀸>, 1987년 <GRP 슈퍼 라이브> 케빈 유뱅크스(Kevin Eubanks)
유뱅크스는 20대 중반 GRP와 계약 후 7장의 앨범을 발표합니다. 그중 1987년 발표한 <Face to Face>가 대표작입니다. 이 앨범에서 데이브 그루신이 제작 및 피아노, 마쿠스 밀러는 일렉트릭 베이스, 론 카터는 어쿠스틱 베이스를 담당합니다. 깔끔한 기타 연주가 돋보입니다. 유뱅크스는 2017년 동부 및 서부 뮤지션들을 규합하여 통산 16집 <Ease West Time Line>을 발표하였습니다.
케빈 유뱅크스(사진: Anna Webber): 1986년 <얼굴을 맞대고>, 2017년 <동서부 타임라인> 어쿠스틱 알케미(Acoustic Alchemy)
밴드명과 같이 어쿠스틱 기타 두 대로 환상적인 음의 연금술을 보여주는 스무드 재즈 듀오입니다. 어쿠스틱 알케미는 1980년 런던에서 닉 웹과 사이몬 제임스가 만든 밴드입니다. 이후 제임스가 떠나고 닉 웹이 그렉 카마이클을 영입합니다. 이때부터 이들의 케미가 돋보이여 1990년대 큰 성공을 거둡니다. 불행히도 닉 웹이 1998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지금은 카마이클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2002년부터 활동하고 있는 일본 고베 출신의 어쿠스틱 기타 듀오 데파페페가 있습니다. 기타 연주를 좋아하는 님들은 어쿠스틱 알케미와 데파페페를 같이 들어보세요.
1993년 <새로운 가장자리>, 1996년 <아케이넘>, 2014년 <런던 라이브> 밥 제임스(Bob James)와 포플레이(Fourplay)
1939년 생 밥 제임스는 키보드 연주자 겸 작곡가이며 스무드 재즈 쿼텟 포플레이를 만든 인물입니다.
그는 얼 클루, 조지 벤슨,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 데이비드 샌본 등 스무드 재즈계 뮤지션과 앨범 작업을 했습니다. 포플레이에는 리 리트나워와 래리 칼튼이 기타리스트로 있었습니다. 제임스는 대중적 인기도 높고 리더 혹은 세션으로 많은 음반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CTI 레코드에서 제작, 편집, 스튜디오 뮤지션으로 일한 경력도 있습니다. 그의 키보드 연주는 가볍고 부드러우면서 펑키합니다. 1970년대에 걸쳐 CTI 및 테펜지 레코드를 통해 발표한 앨범들은 펑키한 사운드로 힙합 장르 형성에 공헌하였습니다.
밥 제임스: 1991년 포플레이 데뷔 앨범 <Fourplay>, 1996년 밥 제임스 앨범 <스트레이트 업> 스탭스 어헤드(Steps Ahead)
1979년 뉴욕에서 마이클 브레커가 결성한 재즈 퓨전 밴드로 멤버들의 기량이 뛰어납니다.
엘리아니 엘리에스(1960~): 피아노
에디 고메즈(1944~): 베이스
피터 어스킨(1954~): 드럼
마이크 마이니에리(1938~): 비브라폰, 마림바
마이클 브레커(1949~2007): 테너 색소폰
스텝스 어헤드: 1983년 1집 <스텝스 어헤드>, 1984년 2집 <모던 타임즈> 팻버거(Fattburger)
2000년 전후 두각을 나타낸 샌 디에고 기반의 스무드 재즈 밴드입니다. 멜로딕하고 펑키한 사운드에 팝, 라틴 음악, 블루스 등에 영향을 받은 연주를 특징으로 합니다.
토미 아로스(퍼커션), 케빈 코흐(드럼), 알란 필립스(키보드), 마크 헌터(베이스), 스티브 로리(기타) 구성입니다.
팻버거: 2000년 <Fattburger.com>, 2007년 <Greatest Hits!> 퓨전 혹은 스무드 재즈 밴드는 무수히 많습니다. 위에 안내한 밴드와 참조 앨범을 바탕으로 당시의 음악적 열기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퓨전이 전자음악을 사용하고 록적인 사운드와 친하다보니 여러 악기 중 기타를 사용하는 뮤지션들이 꽤 됩니다. 아래의 주요 기타리스트들과 이들이 참여한 밴드를 참조하여 재즈에 가까워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재즈 퓨전: 주요 기타리스트
존 맥글러플린(1942~): 마일즈 데이비스, 마하비시누 오케스트라, 샥티
필립 캐서린(1942~): 래리 코리엘, NHOP
래리 코리엘(1943~2017): 게리 버튼, 필립 캐서린
조지 벤슨(1943~): 얼 클루
팻 마티노(1944~): 리 리트나워, 스탠리 클락
존 에버크롬비(1944~2017): 게이트웨이, 잭 디조넷, 랄프 타우너
알란 홀스워스(1946~2017): 소프트 머신, 라이프타임, UK, 레벨 42
파코 데 루시아(1947~2014): 존 맥글러플린, 알 디 메올라, 래리 코리엘
라이 쿠더(1947~):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테르예 립달(1947~): 얀 가르바레크
스티브 칸(1947~): 조 자비눌
래리 칼튼(1948~): 크루세이더, 포플레이, 스틸리 댄, 조니 미첼
빌 프리셀(1951~): 폴 모션, 존 존
존 스코필드(1951~): 마일즈 데이비스, 팻 메스니
리 리트나워(1952~): 데이브 그루신, 포플레이
얼 클루(1953~): 밥 제임스, 조지 밴슨
팻 메스니(1954~): 게리 버튼, 자코 패스토리어스, 찰리 헤이든
알 디 메올라(1954~): 리턴 투 포에버, 존 맥글러플린, 파코 데 루시아
척 롭(1955~2017): 스탄 게츠, 스탭스 어헤드
캐빈 유뱅크스(1957~): 브랜포드 마살리스
바비 브룸(1961~): 소니 롤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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