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밀레니엄이 도래하기 전부터 현재까지 약 30년간 재즈는 이전에 완성된 재즈 스타일이 꾸준히 연주되고 있고 젊은 뮤지션들의 다양한 음악적 시도(장르, 악기, 편성, 연주 기법, 작곡 등)가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2010년대에도 많은 뮤지션들이 출중한 작품을 선뵙니다.
여기서는 10인의 대표작을 통해 당시 트렌드를 알아봅니다.
알아볼 2010년대 주요 뮤지션들
웨인 쇼터(1933~2023)
칙 코리아(1941~2021)
데이브 홀랜드(1946~)
브랜포드 마살리스(1960~)
테리 린 캐링턴(1965~)
비제이 아이여(1971~)
그레고리 포터(1971~)
카마시 워싱턴(1981~)
에스페란자 스팔딩(1984~)
세실 맥로린 살반트(1989~)
웨인 쇼터(1933~2023)
2013년 <위다웃 어 네트> , 2018년 <에마논> 쇼터는 올 3월 타계한 재즈 퓨전의 역사입니다. 퓨전의 대표적인 밴드 웨더 레포트(1970~1986) 이후에도 실험적인 변화를 시도합니다. 2010년에 녹음하고 2013년 발표한 <Without A Net>은 한 곡 제외 전곡을 쇼터가 작곡하여 5인조 목관악기 앙상블인 "Imani Winds"와 협연한 라이브 앨범입니다. 쇼터가 제작까지 하였습니다.
브라이언 블레이드(1970~): 드럼
다닐로 페레즈(1965~): 피아노
존 파티투치(1959~): 베이스
웨인 쇼터(1933~): 색소폰
한마디로 실험적이고 독특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5년 후인 2018년 동일한 멤버로 <EMANON(에마논)>을 발표합니다. 앨범명은 NO NAME을 거꾸로 읽은 것입니다. 두 앨범 모두 그래미상을 받습니다. 기악부문 최우수 솔로 및 최우수 재즈 앨범.
칙 코리아(1941~2021)
칙 코리아: 2013년 라이브 앨범 <트릴로지> 리턴 투 포에버, 일렉트릭 밴드, 어쿠스틱 밴드 등 다양한 재즈적 접근을 했던 코리아가 타계한 지도 2년 반이 지났습니다. 밥 이후 재즈를 이끈 연주자들이 80~90대 연령이니 이들의 활동을 보기가 어려워졌고 계속 부고가 들립니다. 코리아가 73세에 발표한 라이브 앨범 <Trilogy>는 앨범명 그대로 트리오 작품입니다.
크리스찬 맥브라이드(1972~): 더블 베이스
브라이언 블레이드(1970~): 드럼
칙 코리아(1941~2021): 피아노
맥브라이드는 손에 꼽을 수 있는 젊은 베이스 주자입니다. 블레이드는 위의 쇼터 작품에도 참여를 했습니다. 두 명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됩니다. 레이저 블레이드라 불리는 그는 칼같은 드러밍을 특징으로 쇼터가 선호하는 파트너이기도 했습니다. 록계에서는 코지 파웰이 있었는데 그의 칼날 드러밍과 비교해 보세요. 이 실황은 스페인, 스위스,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일본 공연에서 발췌했습니다.
데이브 홀랜드(1946~)
2016년 <아지자>, 1976년 <게이트웨이> 영국 출신 베이시스트인 홀랜드는 1960년대 말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를 거쳐 1970년대 초 칙 코리아의 아방가르드 재즈 콤보인 서클, 1970년대 중반 퓨전 트리오 게이트웨이 등에서 활동하였고 이후 ECM 레코드를 통해 훌륭한 리더 작들을 발표하였습니다. 또한 2000년대 중반부터는 자신의 음반사 데어투(Dare2)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진 속 두 장의 앨범은 40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을 갖고 있습니다만 모두 명연입니다. 앨범 <Aziza>는 쿼텟 구성으로 멤버들은 홀랜드에 비해 매우 젊습니다.
에릭 할란드(1976~): 드럼
라이오넬 루에케(1973~): 기타, 보컬
크리스 포터(1971~): 색소폰
데이브 홀랜드(1946~): 베이스
루에케가 작곡한 "Aziza Dance"부터 펑키한 사운드에 젊은 감각이 물씬 풍깁니다.
브랜포드 마살리스(1960~)
브랜포드 마살리스 쿼텟(L-R): 에릭 레비스(베이스), 저스틴 포크너(드럼), 조이 칼더라조(피아노), 브랜포드 마살리스(색소폰) 스팅 작품을 빛내준 뛰어난 색소폰 주자이자 윈튼 마살리스의 형인 브랜포드 마살리스가 새로운 방식의 작품을 만듭니다. 2019년 발표한 <The Secret between The Shadow and The Soul>입니다. 앨범명 <그림자와 영혼 사이의 비밀>은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에 영감을 얻어 마살리스가 지었습니다.
저스틴 포크너(1991~): 드럼
에릭 레비스(1967~): 베이스
조이 칼더라조(1965~): 피아노
브랜포드 마살리스(1960~): 색소폰
1989년 발표작 <Trio Jeepy> 이후 30년만에 마살리스 쿼텟이 발표한 <그림자와 영혼 사이의 비밀>, 이 둘 모두 그래미 후보에 올랐습니다.
테리 린 캐링턴(1965~)
2011년 < 모자이크 프로젝트>, 2012년 <머니 정글> 2013년 <모자이크 프로젝트: 사랑과 영혼>, 2019년 <놀이 기다리기> 캐링턴은 작곡가, 음악감독, 교수이자 드러머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입니다. 음악적 경력은 19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2010년대에 주목할 만한 작품을 연이어 발표합니다.
2011년 5집 <The Mosaic Project>, 그래미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
2012년 6집 <Money Jungle: Provocative in Blue>, 그래미 최우수 재즈 기악 앨범
2013년 7집 <The Mosaic Project: Love and Soul>
2019년 9집 <Waiting Game>
2011년 <모자이크 프로젝트>는 캐링턴이 드럼과 퍼커션을 맡았고 편집 및 제작을 한 올스타 작품입니다. 작품에 참여한 뮤지션은 모두 여성이며 1980년대 재즈 리바이벌과 함께 두각을 나타낸 디바가 모두 참여합니다.
다이안 리브스(1956~)
카산드라 윌슨(1955~)
디 디 브리지워터(1950~)
앨범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이 작품은 "다양성의 음악"입니다. 보컬, 베이스, 클라리넷, 색소폰, 트럼펫, 훌루겔혼, 플루트, 바이올린, 기타, 퍼커션, 드럼, 피아노, 키보드 등이 등장합니다. 또한 네덜란드, 캐나다, 이스라엘,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연주자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에스페란자 스팔딩이 베이스와 보컬로 참여하니까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성도 있군요. 장르 또한 컴템포러리 재즈와 R&B를 섞은 모자이크입니다. 2013년에는 이 프로젝트의 연장선인 <The Mosaic Project: Love and Soul>을 제작합니다. "사랑과 영혼"을 주제로 총 12곡을 수록했고 곡마다 여성 뮤지션이 피처링합니다.
비제이 아이여(1971~)
2015년 <깨진 것>, 2016년 <지구 충격을 동반하는 우주의 리듬> 2017년 <위에서 멀리 떨어진>, 2019년 <잠깐의 시들> 밴드리더, 작곡가, 프로듀서, 작가, 교수, 피아니스트, ... 비제이 아이여의 직업은 이렇게 다양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도계 미국인인 그는 수학과 물리를 전공하면서 피아노를 병행했는데, 연주와 작품에도 이런 논리성과 정교함이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2015년 <Break Stuff>, 트리오
2016년 <A Cosmic Rhythm with Earth Stroke>, 듀엣
2017년 <Far From Over>, 섹스텟
2019년 <The Transitory Poems>, 듀엣
아이여의 연주곡은 대부분 자작곡입니다. 작품은 ECM을 통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2017년 발표한 <Far From Over>는 섹스텟 구성의 훌륭한 작품입니다. 물론 다른 앨범도 마찬가지입니다. 재즈계를 이끌 70년대생 아티스트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겠군요.
그레고리 포터(1971~)
2016년 <그 골목으로 데려다 주세요>, 2020년 <일동 기립> 미식축구선수, 요리사, 재즈 싱어 겸 연기자, ... 그레고리 포터의 직업이 이렇게 변화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늦은 나이에 재즈계에 데뷔합니다. 2010년 38세에 1집을 시작으로 2020년 6집까지
190cm의 체구에서 나오는 풍부한 성량과 특유의 유려함으로 이야기하듯 노래를 부릅니다.
2010년 1집 <Water>
2012년 2집 <Be Good>
2013년 3집 <Liquid Spirit>, 그래미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
2016년 4집 <Take Me to The Alley>, 그래미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
2017년 5집 <Nat King Cole & Me>
2020년 6집 <All Rise>
특히 3집 <Liqid Spirit>와 4집 <Take Me to The Alley>는 그래미에서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을 수상합니다. 곡도 쓰는 그레고리는 대기만성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의 보컬을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냇 킹 콜의 대지와 같은 따뜻한 목소리
스티비 원더의 소울 정신
빌 위더스의 시인의 진실
이 삼요소를 갖고 스윙감을 연출하는 재즈 보컬
-더 가디언-
카마시 워싱턴(1981~)
2015년 <서사>, 2017년 <차이의 조화> 2018년 <천국과 지구>, 2020년 <비커밍> 작곡자 겸 테너 색소폰 주자인 카마시 워싱턴의 작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2015년 <The Epic>
2017년 <Harmony of Difference>
2018년 <Heaven and Earth>
2020년 <Becoming>, 미셸 오바마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
5년 간의 작업끝에 2015년 34세에 <The Epic>을 발표합니다.
합창과 현악이 포함되는 3시간짜리 대작으로 10년 이상 알고 지낸 The Next Step과 The West Coast Get Down 멤버들이 참여합니다. 프리 재즈의 존 콜트레인과 파로아 샌더스를 연상시키는 연주입니다.
이 작품은 쉽게 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스케일도 크고 어떤 이상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동시대에 활동하는 마에스트로 웨인 쇼터의 작품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마치 그의 이름 카마시가 "사람들을 함께 모이게 하는 장소"인 것처럼 여러 장르의 음악이 모이는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게 아닐까요?
에스페란자 스팔딩(1984~)
그래미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들: 4, 7, 8집 2006년 1집 <Junjo>
2008년 2집 <Esperanza>
2010년 3집 <Chamber Music Society>
2012년 4집 <Radio Music Society>, 그래미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
2016년 5집 <Emily's D+Evolution>
2017년 6집 <Exposure>
2018년 7집 <12 Little Spells>, 그래미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
2021년 8집 <Songwrights Apothecary Lab>, 그래미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
에스페란자 스팔딩이 2000년대 말 혜성같이 등장하여 2011년 그래미에서 최우수 신인상을 받습니다.
작곡가이자 교수인 스팔딩은 베이스 연주를 하며 노래를 부릅니다. 베이스는 론 카터와 데이브 홀랜드의 영향을 받았고 보컬은 작은 성량의 하이 톤이라 블라섬 디어리를 소환하곤 합니다. 이야기하듯 읊조리고 때론 탄성을 외치는 독특한 색깔의 재즈 보컬리스트... 그러나 보사노바, R&B, 네오 소울 등의 장르도 넘나듭니다.
더블 베이스(어쿠스틱 베이스)와 일렉트릭 베이스를 연주하면서 말이죠.
참고: 에스페란자는 스페인어로 "희망" 혹은 "기대"입니다.
세실 맥로린 살반트(1989~)
2017년 4집 <꿈과 단검>, 2018년 5집 <창문> 2010년 1집 <Cécile & The Jean-François Bonnel Paris Quintet>
2013년 2집 <WomanChild>, 그래미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 후보
2015년 3집 <For One to Love>, 그래미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
2017년 4집 <Dreams and Daggers>, 그래미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
2018년 5집 <The Window>
살반트는 1940년대 재즈 디바의 목소리와 분위기로 공연을 합니다. 그야말로 목소리 그 자체로 재즈를 온전히 전달하는 싱어입니다. 2007년 성악에서 재즈로 전향을 한 그는 사라 본의 영향을 받았으나 음역에 따라 엘라 피츠제랄드나 빌리 홀리데이의 느낌도 납니다. 2010년 데뷔작은 프랑스 엑상 프로방스 유학시절 재즈를 가르쳐 준 장-프랑소와 보넬과의 협연입니다. 2010년, 2020년, 2030년, ... 가장 뛰어난 재즈 보컬로 남을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참고: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실 부모님은 프랑스와 관련이 있습니다(아버지: 아이티, 어머니: 프랑스). 살반트가 프랑스 유학을 하였고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군요.
이외에도 2010년대에 주목할 작품을 발표한 뮤지션들은 많습니다.
샘 리버스(1923~2011): 색소폰, 클라리넷
로이 헤인즈(1925~): 드럼
소니 롤린즈(1930~): 색소폰
폴 모션(1931~2011): 드럼
와다다 레오 스미스(1941~): 트럼펫
칙 코리아(1941~2021): 피아노
핸리 트레드길(1944~): 색소폰
키스 자렛(1945~): 피아노
존 스코필드(1951~): 기타
조 노바노(1952~): 테너 색소폰
팻 메스니(1954~): 기타
팀 번(1954~): 색소폰
넬스 클라인(1956~): 색소폰, 클라리넷
마이라 멜포드(1957~): 피아노
라비 콜트레인(1965~): 색소폰
마크 터너(1965~): 색소폰
래리 그래나디어(1966~): 베이스
빌 스튜어트(1966~): 드럼
브라이언 블레이드(1970~): 드럼
아비샤이 코헨(1970~): 더블 베이스
크리스찬 맥브라이드(1972~): 더블 베이스
JD 알렌(1972~): 색소폰
제인슨 모란(1975~): 피아노
스티브 리먼(1978~): 색소폰
마셜 길케스(1978~): 트롬본
라이언 트루스델(1980~): 지휘
크리스 데이비스(1980~): 피아노
메리 할보슨(1980~): 기타
앰브로스 애킨무지리(1982~): 트럼펫
린다 메이 한 오(1984~): 더블 베이스
토마스 다브로브스키(1984~): 트럼펫
카밀라 메자(1985~): 기타, 보컬
줄리안 라지(1987~): 기타
조엘 로스(1996~): 비브라폰
...
마치면서
재즈계를 이끌었고 역사에 남을 뮤지션들도 많이 보입니다만 현재 30대에 해당하는 젊은 뮤지션들의 작품을 꾸준히 찾아 감상하시면 현대 재즈에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 재즈계에 등장한 이들은 향후에도 좋은 작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한편 2020년대는 팬데믹(2019~2021)으로 인해 공연 및 작품 활동이 제한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뮤지션의 소셜 미디어나 온라인을 통한 공연이 활성화됩니다. 직장인들이 줌으로 업무를 하였던 풍경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약 3년간의 공백을 제외한다면 2020년대는 2010년대의 재즈 트렌드와 유사합니다. 다만 젊은 재즈 뮤지션들의 활동이 더 활발해지고 있고 재즈 공연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 2월 5일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 사마라 조이(1999~)가 올해의 신인상과 최우수 보컬 재즈 앨범상을 받았습니다. 에스페란자 스팔딩, 세실 맥로린 살반트, 사마라 조이 등이 보컬 재즈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향후 재즈 트렌드의 급격한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재즈의 주요 장르가 될만한 스타일의 등장도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2023년 현재는 현역에 있는 재즈 레전드들의 나이를 감안할 때 2대에서 4~5대 재즈 뮤지션으로 이동하는 시점입니다. 이들 젊은 세대들의 연주는 이전과 많이 다릅니다. 재즈가 점진적으로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상으로 11편에 걸친 재즈의 역사를 마칩니다.
핫불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