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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벨라폰테

마틸다

by 핫불도그

들어가며

중남미 카리브해. 카리브해의 쿠바와 자메이카.

미국 메이저 리그에는 쿠바 출신 선수들이 많습니다. 음악으론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열풍으로 쿠바 음악에 대한 관심이 국내에도 대단했습니다. 벌써 27년이 다 되어갑니다. 우리나라가 지난 2월 쿠바와 수교를 했으니 쿠바, 헤밍웨이,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아프로큐반 재즈(큐밥) 등은 더욱 익숙해질겁니다.

한편 자메이카는 육상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우사인 볼트를 배출하였습니다. 음악에 있어서는 밥 말리(1945~1981)가 1960~70년대 레게 음악을 전세계에 알렸습니다. 지난 달 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가 개봉되기도 했었지요? 또 한 명을 더 꼽아보자면 모친의 나라 자메이카에서 소년기를 보낸 뒤 미국에 정착, 데뷔 이후 자메이카 음악과 카리브해 음악을 대중음악에 접목시켜 발전시킨 가수가 있습니다.


Harry Belafonte(1927~2023)

해리 벨라폰테

벨라폰테는 22세인 1949년 쥬빌리 레코드를 통해 팝 가수로 녹음을 합니다. 이후 미국 토속 음악에 대한 관심은 RCA와의 음반 작업을 통해 실현되었고 1950년 중반 선풍적인 인기를 얻습니다. 이 즈음 빌리지 뱅가드 재즈 클럽에서의 데뷔도 있었는데 그의 음악을 재즈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의 공연에 재즈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악기가 세션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분위기는 유사할 수도 있겠군요. 또한 RCA와의 계약을 통하여 그를 대변할 수 있는 칼립소 앨범을 발표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1959년 주목할만한 실황 공연을 하게 됩니다.


카네기홀 콘서트(1959)

1959년 카네기홀 실황(LP 커버)

1959년 4월 19~20일 이틀간의 카네기홀 실황입니다.

이 앨범은 여러모로 역사적인 앨범입니다.

벨라폰테에게 있어서

관객과의 케미와 녹음에 있어서

카네기홀 공연에 있어서

미국 팝 음악에 있어서

그리고 칼립소 음악에 있어서

이틀간의 저녁 프로그램은 동일하였고 두 공연의 녹음을 균등하게 수록하였습니다.

이 역사적 공연의 대미는 "Matilda(마틸다)"입니다. 11분 24초(CD는 13분) 곡은 어떤 작품일까요?


마틸다

마틸다
1930년대 만들어진 칼립소 곡입니다.
벨라폰테는 1953년 싱글로 녹음하였고, 이후 1956년 앨범 <벨라폰테>에 수록됩니다.
비극적 코미디로 마틸다에게 차인 자메이카 남자가 탄식을 하고 있습니다.
마틸다는 남자의 전 재산 100달러를 갖고 베네수엘라로 사라집니다.

카네기홀의 마틸다는 어떻게 연출되었을까요?

카네기홀 열기의 순간
오케스트레이션과 타악기.
벨라폰테의 휘파람에 이어 마틸다 노래가 시작됩니다.
벨라폰테는 관객의 참여를 독려합니다.
코러스를 시작으로, 앞줄, 뒤쪽, 높은 쪽, 바닥 층을 지목하면 관객이 노래를 따라합니다.
특히 돈 많이 쓰는 사람들, 장학생들, 40세 이상의 여성들 등을 지목할 때는 많은 폭소를 자아냅니다.

카네기홀 실황은 3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막: Moods of the American Negro

미국 토속 음악, 전통 음악 등을 소개

2막: In the Caribbean

칼립소 곡들을 소개

3막: Round the World

마틸다 포함 대중적으로 유명한 곡 편성

1959년 카네기홀 실황(CD커버)

벨라폰테의 카네기홀 공연은 1년 뒤 다시 이루어졌고 <Belafonte Returns to Carnegie Hall>이라는 앨범으로 출시됩니다. 두 번의 실황 앨범은 미음반협회 골드(50만장)로 공인됩니다.

약 65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연주력과 공연력이 근래의 여느 실황에 비해 뒤지지 않습니다.

벨라폰테의 명확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관객을 압도하지 않고 몰입하게 하는 무대 매너

오케스트라와 코러스 그리고 관객이 만들어가는 각본없는 드라마

이 모든 것이 역사적인 카네기홀 공연을 만들어 나갑니다.


벨라폰테는 연기자이자 활동가로 정치적 견해를 표명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미국 뮤지션들로 구성된 슈퍼 그룹 USA for Africa의 산파 역할을 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의 영향으로 마이클 잭슨(1958~2009)과 라이오넬 리치(1949~)가 1985년 "We're the world"를 작사, 작곡하여 USA for Africa가 녹음을 하였습니다. 한편 벨라폰테 맞은편에 있는 연기자이자 감독으로는 93세의 클린트 이스트우드(1930~)가 있습니다.

벨라폰테는 2023년 4월 96세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그의 활동은 영원히 멈추었지만 "마틸다"를 통해 늘 회자됩니다. 카리브해 연안의 풍경을 떠올리며 마틸다를 턴테이블에 걸어봅니다. 벨라폰테의 안식을 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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