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73년 4집 <Vol. 4>의 월드 투어를 마치고 9월 녹음 후 11월 발표한 5집입니다. 네 번째 곡 "사브라 카다브라"는 예스의 키보디스트 릭 웨이크먼이 참여하여 피아노와 무그 신시사이저를 연주합니다. 웨이크먼은 이후 솔로 커리어를 통해 프로그레시브 록의 키보드 연주를 확장시킨 뮤지션입니다. 그의 솔로 작품을 별도로 찾아 보시면 음악의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블랙 사바스의 5집을 여는 첫 곡 "사바스 블러디 사바스(안식일 끔찍한 안식일)"는 멤버 전원의 공동작으로 이 앨범의 정점에 있으며 헤비 메탈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곡입니다. 앨범 커버 디자인은 악마의 숫자인 666 위의 사탄, 사탄이 만든 침대에 인간이 악마와 쥐들 사이에 둘러싸여 누워 있는 모습을 컬러 연필로 표현했습니다.
6집: Sabotage, 1975
1975년 2~3월 녹음, 7월 발표한 6집입니다. 앨범 커버는 멤버들의 거울에 비친 모습과 본모습을 겹쳐 표현하였습니다. 이 사진 콘셉트는 빌 워드의 드럼 세트 기술자이자 그래픽 아티스트인 그래험 라이트의 아이디어입니다. 하지만 이 디자인은사보타주(파괴, 방해) 이미지를 연출하려는 의도가전도되어 최악의 록 앨범 커버로 평가되는 동시에 앨범 커버가 사보타주 당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여전히 블랙 사바스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부터 기저 버틀러(베이스), 토니 아이오미(기타), 빌 워드(드럼), 그리고 오지 오스본(보컬)입니다.
7집: Technical Ecstasy, 1976
1976년 6월 녹음하여 10월 발표한 7집입니다. 앨범 커버는 그래픽 디자인 회사인 힙노시스의 작품입니다. 힙노시스는 핑크 플로이드, 제네시스, 10CC 등 영국 록을 대표하는 밴드들의 커버 디자인으로 유명한 집단입니다. 전혀 다른 타입의 두 로봇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습니다. 둥근 로봇(여성)은 올라가고 각진 로봇(남성)은 내려가다가 스파크가 튀면서 절정의 순간을 경험하고 있는데 각각 녹색, 검정색 기름을 상대방에게 분출합니다. 앨범명 <테크니컬 엑스타시>와 커버 디자인은 그렇게 연결됩니다. 여섯 번째 수록곡 "She's Gone"은국내에서 록 발라드로 엄청난 인기를 끈 노래입니다. 1980년대 레코드 가게 록 발라드 모음 테이프에 이 곡은 필수였습니다. 4집 <Vol. 4>의 "Changes"와 더불어. 음악에 저작권 개념이 거의 없던 시절의 단면입니다.16년 후 미국 글램 록 밴드 스틸하트가 또 다른 "She's Gone"을 발표하여 라디오를 강타했고 노래방 애창곡이자 노래 좀 부르는 이들의 도전곡으로 자리매김 합니다. 어느 밴드의 쉬즈 곤을 가리키느냐에 따라 세대가 구분될 수도 있겠군요.
8집: Never Say Die!, 1978
1978년 녹음, 9월 발표한 8집입니다. 커버 디자인은 힙노시스가 맡았습니다. 이 앨범을 끝으로 어둠의 왕자로 불리며 메탈계를 지배한 오지 오스본은 원치 않은 탈퇴를 하지만 성공적인 솔로 커리어를 쌓게 됩니다. 오스본의 솔로곡 "Goodbye to Romance"는 블랙 사바스를 떠나는 심정을 애절하게 표현한 그의 대표곡입니다. 한편 이 8집은 혼란스런 녹음 과정과 팀윈들의 갈등 등을 거치며 만족스런 평가를 받지 못하였습니다. 앨범명처럼 "죽는다는 말은 절대 하지 마!"를 무색하게 하는 결과인 듯 보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당한 수준의 블랙 사바스 앨범으로 재정립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앨범 커버는 세련되었다고 봅니다. 벗지의 앨범 커버 혹은 멘프레드 맨스 어스 밴드의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는 앨범 디자인은 블랙 사바스의 메탈에서 일탈한 음악 예를 들면 프로그레시브 록 작품이 아닐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끔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팝적인 사운드를 확인할 수 있는 여전한 헤비 메탈이 되겠습니다. 결론은 네버 세이 다이!
9집: Heaven and Hell, 1980
10집: Bob Rules, 1981
1979년 오지 오스본이 팀을 떠난 뒤 그의 자리를 대신한 보컬은 레인보우에서 활동하던 로니 제임스 디오입니다. 토니 아이오미와 로니 제임스 디오는 새로운 팀을 구상하였으나 블랙 사바스를 유지하며 새로운 음반 작업에 착수하게 됩니다. 1980년 4월 9집 <Heaven and Hell>이 탄생하였습니다. 왼쪽 사진입니다. 앨범 커버에는 천사 셋이 흡연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디오는 오지 오스본과는 달리 고급지고 강력한 보컬을 선보였고, 앨범은 성공을 거둡니다. 대표곡들은 "Neon Knights", "Children of the Sea", "Heaven and Hell" 등입니다. 특히 "헤븐 앤 헬"의 인트로는 디오의 1983년 솔로 데뷔 앨범 <Holy Diver>의 타이틀곡을 연상시킵니다. 오른쪽 사진은 1981년 11월 발표한 11집 <Mob Rules(폭민정치, 빈민정치)>입니다. 총 9곡으로 "Turn Up the Night", "The Mob Rules" 등에서 밴드의 강력한 사운드를 등에 업고 표호하는 디오의 보컬이 인상적입니다. 두 작품을 끝으로 디오는 블랙 사바스를 떠나 1982년 자신의 밴드 디오를 결성합니다. 디오의 자리는 딥 퍼플 출신인 이언 길란이 채우게 됩니다.
1980~90년대 블랙 사바스는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였고 9집 이후 8장의 앨범을 더 발표합니다. 시간이 더 흘러 2013년 통산 19집이자 마지막 앨범을 선보입니다.
19집 : 13, 2013
2012년 8월 ~ 2013년 1월 녹음하여 2013년 6월 발표한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입니다. 원년 멤버인 오지 오스본, 토니 아이오미, 기저 버틀러가 참여하여 블랙 사바스가 걸어 온 45년의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다만 드럼의 빌 워드는 비만 등 건강상의 이유로 이름을 올리지 못하였습니다. 워드를 대신하여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출신으로 당시 세션 뮤지션으로 활동하던 브래드 윌크가 스틱을 쥐었습니다. 앨범 커버에는 고리버들 가지를 엮은 약 2.8미터의 숫자 13이 불타고 있습니다. 총 열 세곡을 만들자는 의미의 타이틀명이지만 수록곡은 총 8곡입니다.
이상으로 블랙 사바스 시리즈를 마칩니다. 헤비 메탈의 원조로 이제는 살아 있는 전설이 된 블랙 사바스. 초기작 중심으로 감상해 보시고 메탈계의 후배 밴드들을 찾아보시면 음악이 있는 삶의 깊이가 더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