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티기 ①]

경험치를 쌓는 방법

by 실전철학

게임을 하다보면 레벨업(Level-Up)의 개념이 있다. 게임에서 주어지는 여러 가지 퀘스트를 수행하여 경험치가 쌓이게 되면 레벨업이 되는 경우이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게임내 캐릭터가 보다 업그레이드 되어 보다 재미있고 수월하게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게 되는데, 문제는 이 레벨업을 하기 위해서는 게임내에서 엄청난 노가다(?)를 해야지만 한다는 것이다.(요즘에는 레벨업을 위한 노가다를 자동으로 해주는 방치형 게임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게임은 현질(게임내 과금)을 하지 않는한 미친듯이 노가다를 해야지만 레벨업이 되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즉, 게임내에서 레벨업을 하기위해서는 단순 노가다를 견뎌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취업준비생(이 취업준비생을 A라고 지칭하겠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대부분의 취준생의 질문이 그러하듯 취직을 잘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등의 내용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A가 인상이 착해보여서 단순히 ‘스펙 쌓아라!’, ‘자기계발 열심히 해라 등의 (분명히 맞는 말이긴 하지만...)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해주는 대신에 A의 이야기를 더 들어 보기로 했다. A는 학교를 졸업한 후 물류회사에서 2년간 근무한 후, 물류회사에서는 비전이 없다고 판단하고 유통업계 MD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이직한 곳의 업무가 자신에 안맞아서 6개월도 안되어 퇴직을 하고 다시금 직장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였다.

A에게 어느 분야의 일을 하고 싶냐고 물었다. 물류회사는 비전이 안보여서 유통이나 마케팅 분야의 일을 해보고 싶다는 답변이 나왔다. 나는 A가 물류회사 경력이 2년 있기에 물류회사로의 취직이 상대적으로 수월할테지만, 유통회사 MD로서는 다시금 신입으로 들어가서 일을 하는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 했다.


6개월도 안되는 유통회사 경력으로는 타 회사에서 인정을 안해주기 때문에 만약 A가 유통회사 MD로서 다시금 일해보고 싶다면 지난 6개월의 시간은 잊고 새롭게 준비하여 신입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이다. ..최소한의 경력이 쌓여야지 원하는 직종으로 이직이나 취직이 쉽지 기초경력이 없으면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내가 A에게 해준 말이 직장을 구하는데 있어서 정답이 아닐수 있다. 하지만 A의 케이스를 살펴볼때, 이는 우리가 매번 직면하고 있는 상황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어떤 분야를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초기에 빠져나오면 되지만 길을 가다가 어정쩡한 상태에서 가던 길을 멈추어 버리는 경우기 종종 있게 된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만 할까? 인생의 레벨업을 하기 위해서는 게임에서처럼 최소한의 경험치가 쌓여야만 한다. 이 경험치를 쌓기 위해서는 특정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버텨야만 할 것이다. 버텨내야지만 버티는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경험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레벨업 해주는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괴로운 여정과 관련하여 어느 정도까지 버텨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만 내가 싫어하는 길이라 하더라도 중간에서 포기하는 것 보다는 일단 버텨서 좋은 결과던 나쁜 결과던 간에 일종의 마무리를 지어야 할 필요가 있다. 버티고 버텨서 작지만 어느 한 분야에 대한 경험치가 축적된다면 삶의 레벨업에 작은 보탬이라도 될 것이다. 그러나, 도중에 포기한다면 새로운 분야뿐만 아니라 내가 경험 했던 분야에서도 다시 처음부터 내가 했던 고생을 다시금 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에 ... 이런 경우는 피해야만 되지 않겠는가? 때문이다. (마치 게임에서 레벨업을 위한 노가다를 중도에 포기한다면 해당 레벨업을 위해 처음부터 노가다를 다시 해야만 하는 것처럼...)


우리의 단군신화에서도 나오지 않는가? 쑥과 마늘을 끝까지 먹은 곰은 사람이 되고, 도중에 버티지 못하고 포기한 호랑이는 죽도 밥도 안되었다는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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