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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레맘 Mar 20. 2024

내집과 이별을 준비하는중...

그동안 고마웠어...

지금 우리 여섯가족이 살고 있는 집은 셋째 아이가 태어난 18년 5월에 온 집이다. 올해가 2024년이니 벌써 7년째 살고 있는 집이다. 이 집은 결혼 후 네번째 살게 된 집이였는데 나에겐 가장 특별한 집이기도 하다. 그런 이 집을 떠나 우리 가족은 다른곳으로 이사갈 준비를 하고 있다. 

처음 결혼 했을 때는 1500만원에 나머지는 전세대출로 마련한... 버스 한대도 한참 기다려야 탈 수 있는 곳이였고, 두번째 집은 전세대출금을 줄여보고자 임대아파트를 신청했는데 한번에 당첨이 되어 그나마 상권이 잘 되어있는 곳으로 이사를 했다. 

그 후 남편의 사업이 점점 자리를 잡으며 처음으로 월세, 전세가 아닌 자가로 아파트를 구입했다.  처음부터 많은 돈으로 시작한 결혼생활이 아니였기에 아파트는 매매했지만, 아무것도 수리하지 못하고 그냥 이사를 해야했다. 그래도 이젠 우리집이 생겼다는거에 너무 행복했다. 불과 결혼한지 4년만에 마련한 자가였다. 그곳에서 오래 살고 싶었지만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며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높은 언덕위에 있는 아파트라서 눈이 많이 오면 길이 미끄러워 학교를 가기가 어려웠고, 게다가 학교는 일찍 하원을 하는데 살고있는 집 근처엔 학원이 하나도 없어 무조건 차량을 이용해야 했다. 더 큰 문제는 층간소음이였다. 우리집은 2층이였는데  매트를 다 깔았음에도 눈치가 보였다. 아이들을 매일 뛰지말라 화를 냈고, 1층분들이 조용하다고 해도 내가 불안했다. 설상가상 우리 윗집인 3층은 하루종일 뛰어댔다. 한번은 밤 11시가 넘어서까지 숨바꼭질을 하는 목소리까지 다 들리기에 올라간적도 있었다. 그집도 아들이 둘이였어서 우리가 당연히 이해 한다고 생각했던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마음껏 뛰어다녔고, 난 윗집이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아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 일어날 수 없는 지경까지 왔고 신경내과를 다니며 편두통으로 6개월이 넘게 약을 먹었다. 집을 구입한다는 거에 너무 행복한 나머지 다른것들을 보지 않았더니 점점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었다. 셋째 임신 준비를 하며 편두통 약을 끊었고, 그 후 난 임신엔 성공했지만 우리 윗집은 어김없이 뛰었고, 난 약은 먹지못하는 상태에 편두통은 더 심해지고 내 몸은 점점 안좋아졌다. 부랴부랴 집을 내놓고 아이들의 학교 다니기 편한곳, 상가조성이 잘되어 있는곳을 알아보았고 맘에 쏙드는 집을 찾게 되었다. 살고 있는 집이 매매가 되지 않았지만 월세를 놓기로 하고 조금 무리를 해서 이사를 하기로 했다. 그 집이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이다.

전에 집은 구매할 때 남편명의로 구입했는데 이집은 내명의로 하게되어 내 인생의 첫집이 되었다. 그리고 내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도 하고 들어와 더 애정이 있었다. 공사하는 중간에 난 셋째 출산을 하였고, 아이를 낳은지 한달만에 이사를 했다. 1층이라 층간소음의 부담도 적었고, 우리 윗집분들도 생활소음외엔 들리지 않아 마음이 너무 편안해졌다. 1층이지만 해도 잘 들어오는 집이라 주방에서 거실에 들어오는 햇님을 보면 힐링이 되었다. 아이들의 학교도 걸어서 다닐 수 있고 학원도 바로 집앞에 모든 학원이 들어와 있어서 편하게 골라 다닐 수 있었다. 이 집에서 넷째 막내도 낳고 우린 막내가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이집에서 살자고 했지만, 7년만에 우린 자가에서 월세로 이사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가 터지며 남편의 사업에 큰 타격을 받았고, 전에 살던 집과 현재집, 모든 자산을 처분하고도 많은 빚을 안게 되었다. 바로 이사를 가야해서 아이들 학교근처에 집으로 알아보며, 전세, 자가는 엄두도 낼 수 없어 보증금도 최저금액으로 맞춰서 가야하는 상황이다. 다시 열심히 살면 된다는 다짐을 매번 하지만, 그래도 내이름으로 구입한 나의 첫집이였기에 마음은 많이 아프다. 집에 정을 떼려 노력중이고 스스로 마음을 내려놓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린 20대 신혼이였던 그때보다 더 어려워진 상황에 놓여있고 아이들까지 생겨 책임감은 몇배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살아야 하고 빨리 일어나야 한다. 첫집과 이별을 하게 되는 상황은 너무 힘들지만, 빠른 시일내에 좋은 집이 생기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안녕.. 집아.. 때문에 아이들과 너무 행복했어... 고마웠다.. 새로운 주인에게도 나에게 주었던거처럼 좋은 기운을 넣어주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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