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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나쓰 Nov 03. 2024

마지막 원고 보냅니다

부족한 글을 채우고 과한 글을 없애면서 퇴고를 마치고 나서 생각했다. 아, 끝났다. 이제 정말 끝났지? 생각하며 원고를 출판사에 보냈다. 마지막 원고 보냈습니다. 그러고 나서 잠시 커피 한 잔을 들이켜며 이제 휴식을 좀 취하자... 윤동주 시집을 펴고 앉았다. 책에는 눈만 두고 있다. 마음은 여전히 원고에 있다.


다시 일어나 원고를 열고 읽기 시작한다. 읽을수록 눈에 보이는 건 부족함이다. 글모음이 아니라 책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적어도 내 마음에는 최선을 다한 흔적이 남아 후회 없는 결과물로 탄생하기를.


읽으면서 또 한 무더기의 단어와 문장을 헤집어 놓았다. 헤집고 나니 글은 더 안정이 된 느낌이 들었다. 다시 한번 읽어 보고 이제 정말 그만 봐야겠다 다짐하며 원고를 다운로드했다. 편집자에게 이메일을 다시 보냈다. 


정말 마지막 원고예요. 번거롭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리고는 한 시간도 안되어 다시 원고를 들여다 보고 수정한다. 어제도 보이지 않았고 한 시간 전에도 보이지 않았는데 또 부합되지 않는 문장이 보인다. 마음에 차지 않는 문장이 유독 도드라져 보인다. 조사가 맘에 안 들고 단어가 불안정하고 과장된 부사가 눈을 찡그리게 한다. 


결국 다시 글을 읽고 핀셋으로 집어내듯 글자를 괴롭히게 된다. 나는 다시 마지막 원고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너무 죄송합니다. 마지막 원고 보내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마지막 원고는  여러 번 마지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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