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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안 16시간, 대체 왜 먼거야?

다음에는 직항을 이용합시다

by 건전남 Feb 26. 2025

강릉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 길은 꽤나 고단한 일이다. 동해에서 서해까지 한반도를 횡단하는 셈인데, 비교적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으로 향할 때는 공항까지 이동 시간이 비행시간보다 더 길기도 하다. 그나마 KTX 강릉선이 개통하면서 나아지기는 했는데 그래도 집에서 출발해 공항에 도착해 수속을 마친 뒤 비행기에 오르기까지 대략 6시간을 훌쩍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금인 월급쟁이에게는 꽤나 아까운 시간이다.  평소 이른 새벽에 공항으로 이동하는 이유인데, 이번 중국 여행은 여유를 갖기로 했다. 일요일에 출발해 토요일에 돌아오는 출발 전과 후가 비교적 넉넉한 일정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가는 길에는 텐진에서 (안 해도 되는) 환승도 한 번 한다. 그래, 굳이 안 그래도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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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향하는 만큼 (굳이?) 에어차이나를 이용해 본다. 사전 체크인을 해보려 했으나 뭔가 불통이라 회원가입까지 했는데, 여전히 체크인은 되지 않더라. 인터넷을 뒤져보니 됐다 안 됐다 한다고 하네. 수속하면서 항공사 직원에게 물어보니, 직원조차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다며 웃는다. 그냥 웃는다. 그런데 이게 그냥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더라. 회원가입을 하면서 항공마일리지가 자동으로 에어차이나로 적립이 된 거다. 아놔. 아시아나 항공으로 사후 적립해야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친절할 수가 있나. 그나마 다행인 건 가족 중 나 홀로 회원가입을 했다는 정도겠다. 고맙다, 에어차이나.


그래도 에어차이나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바로 지옥불에서 방금 꺼내온 것 같이 뜨겁디뜨거운 기내식이다. 질척질척한 밥과 함께 이름 모를 하지만 언젠가 먹어본 것 같은 중국식이 제공되는데, 한 시간 시차 적응보다 중요한 음식(식성) 적응을 돕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구간에 따라서는 햄버거가 제공되기도 하는데, 어쨌든 뜨겁다. 게다가 버거는 안 먹는 사람도 많다 보니, 더 달라고 하면 더 준다. 단, 발음을 명확히 해야 한다. 한 승무원에게 버거를 더 달라고 했더니, 맥주를 주기도 하더라. 환승 구간에서 위탁수하물 캐리어가 깨져서 나오기도 했는데, 군소리 없이 새 캐리어로 바꿔줬으니 이 또한 큰 불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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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침 6시 강릉 집에서 출발해, 중국 현지 시각 저녁 7시에 3박 4일을 머물게 될 시안(장안)에 도착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호텔까지 이동하니 밤 9시, 시차 감안하면 꼬박 16시간이 걸린 셈이다. 며칠 전 스케이트보드를 타다가 크게 넘어진 둘째 려환이가 내내 멀미 증세를 호소하기는 했지만, 잘 먹고 잘 놀다 보면 나아지겠거니, 스르륵 잠을 청해 본다. 하지만 헝그리 정신을 잊어서는 안 되지!  여전히 배가 고프다는 걸 깨닫고, 야식 배달에 도전해 본다. 중국 현지 전화번호를 파지 않은 탓에 어려움도 겼었지만, 친절한 호텔 직원 도움으로 무언가 주문에 성공했는데, 안타깝게도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채소죽(?)이 배달됐네. 양은 또 왜 이리 많은지, 이걸 어떻게 버려야 하는 찰나, 함께 달려온 고추기름을 부어 넣으니 정신이 번쩍 든다. 후루룩 짭짭, 에어차이나 덕분에 음식 적응 시간이 줄어든 게 분명했다. 고맙다, 에어차이나. 


시안성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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