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엄 Mar 18. 2024

나를 통해 네게 주어진 것일 뿐

늘 감사하자

너에게 주어진건

하늘이 주신 것

내가 준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

너에게 주어진 것일 뿐


물론 내게 감사를 표현해 준다면

누구보다 뿌듯하며 감격해하지

내가 줄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지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다는 것에 감격하고

가 나에게 감사한다는 것에 감격하지


가 만든 감사의 블록들이 쌓여

감사할 일들이 만들어지고

똑딱이는 시계 속도에

치열하게 노력한 것들이 모여

실력이 쌓여


너의 차분한 말

조용히 찾아오는 기회들에

큰 힘이 생겨나


앞이 보이지 않아도 감사하고

힘들어도 감사하고

심심해도 감사하고

눈떴음에 감사하자




아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사주며 기분 좋게 돈을 쓸 수 있었다. 그리고 물건들이 늘어가는 것을 볼 때마다 아들은 내게 미안해했다. 그러면서도 고마워했다. 더 해 주고 싶어도 생각나지 않았고 필요하지 않다는 말에 그만해야 했지만 뿌듯했다.


"엄마! 감사합니다."

갑자기 감격스럽다. 그게 그리도 고맙더냐.

그리고 당연하게 받지 않고 감사하게 받아주어 좋았다.

"아들! 나를 통해 네게 필요한 물건들이 주어졌지만 하늘에서 네게 주신 복이다. 그런 하늘에게 감사해."

나의 말에 아들은 잠시 멈칫했지만 이해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정말이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하늘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아들에게 사 줄 수 있는 상태가 그저 감사하다. 이런 무식한 감사함은 욕심을 내려놓게 해 준다. 그리고 천천히 가도 괜찮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런 나의 마음은 아들의 속도를 방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열심히 달리려는 걸 말리게 된다. 성급하게 결과만 바라지 말고 하루의 경험들을 즐기자고. 하지만 이 역시 아들이 생각해야 할 몫이다.

엄마로서 바랄 수 있는 건 아들의 매일이 감사하기를 바라는 것. 그것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녀석과의 헤어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