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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상한호랑이 Aug 04. 2024

'주식'이란 무엇인지? 깔끔하게 정리해 드립니다(1편)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옹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오늘은 주식이다. 지금이야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주식은 오랜 기간 대한민국의 3대 악취미로 분류되어왔다. 술, 도박, 그리고 주식. 무턱대고 손을 댔다가는 가산을 탕진하기 일쑤고, 땀 흘려 번 돈을 타의적으로 사회에 환원하게 만들어주는 악마의 열매. 주식은 그런 오명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녀석이다. 주식이 투자 상품이라고는 하지만 어쩐지 도박에 가까워 보여 쉽게 다가서지도 못하겠고, 다가가서도 안 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자와 도박은 마인드 차이야

   물론 주식이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가져다줄 수 있는 투자 상품이라는 점에서는 공감한다. 그런데 주식은 도박이라는 말에는 쉽게 동의하기는 어렵다. 주식을 도박처럼 하는 사람들에게 주식은 도박이 된다. 사격대회에서 총을 쏘면 사격 선수가 되지만, 멸종 위기 야생동물에게 쏘면 밀렵꾼이 되고, 요리를 할 때 칼을 쓰면 요리가 되지만 사람에게 쓰면 살인자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주식은 그 자체로는 가치 중립적이다.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하는지에 따라서 그에 따른 반작용이 달라질 뿐이다.

   주식이라는 녀석이 오랜 시간 자본주의 시장을 나뒹굴며 잔뜩 묻은 흙투성이를 털어주느라 서론이 길었다. 그렇다고 주식 투자를 무조건 해야 한다고 권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절대로 피해야 한다고 말리고 싶지도 않다. 다만 주식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극히 드문 경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허황된 소문에 휘둘리지 않도록 올바른 투자 방식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면 우선, 주식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자.


주식은 언제 발행할까?

   먼저, 당신이 혼자 100만 원을 투자해서 마라탕을 판매하는 회사를 세운 창업가라고 생각해 보자. 이때 당신 외에 다른 투자자는 없기 때문에, 그 회사의 소유권은 당연히 당신이 전부 가지게 된다. 따라서 마라탕을 팔아 얻은 이익은 모두 당신이 가져간다. 그런데 회사를 성장시키려고 하다 보면,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한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마라탕과 탕후루를 같이 팔면 '마라탕후루' 유행과 결부 지어 큰 이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 수 있다. 그런데 수중에 현금이 없어서 외부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에는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하여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도 있고, 채권을 발행할 수도 있고, 주식을 발행할 수도 있다. 이때 은행 대출과 채권은 돈을 빌렸다가 갚는 방식이다. 반면, 주식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당신이 회사에서 탕후루 사업을 추가로 운영하기 위해서 100만 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한 주에 만 원씩, 100주의 주식을 발행하여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고 해보자. 그러면 당신의 회사는 100만 원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고, 투자자들은 총 100주의 주식을 보유한다. 당신이 처음 회사를 설립할 때 100만 원의 자본금을 투자했기 때문에 당신도 100주의 주식을 보유한다고 가정해 보자.


주식을 가졌다는 건, 그만큼의 책임을 진다는 것

   결과적으로 당신이 창업한 마라탕후루 회사의 소유권은 총 200주의 주식으로 이루어진다. 그중에서 100주의 주식을 보유한 당신은 50%의 지분을 가지고, 나머지 50%는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가진다. 그리고 당신을 포함해서 투자자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분만큼 이익을 얻고,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회사가 경영을 잘 해서 많은 이익을 얻는다면 사업을 위해 재투자하기도 하지만, 남는 이익을 '배당'의 형태로 투자자들에게 나눠준다. 이것이 투자자들이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전적인 보상이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1973년에 발행된 롯데제과 주식회사 주권 / 증권박물관

   이처럼, 주식은 그저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있는 채권과는 다르게, 그 회사의 소유권을 넘겨받는 것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동업자'가 되는 것이다. 주식을 사면 그 비율만큼 회사의 동업자가 된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사람들과 동업을 할 것인가? 회사 운영은 뒷전이고 매일 놀러만 다니는 경영자, 미래에 대한 비전 없이 과거를 답습하는 경영자와 함께 동업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주식을 구매할 때에는 그 회사를 어떤 이들이 경영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까지의 운영 실태는 어땠는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렇게 섬세히 알아보고 주식을 구매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성공적인 투자로 이어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경영자의 역량, 사회의 변화, 시장의 반응, 각종 사건사고 등 기업 경영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인들이 워낙 많아 미래를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어떤 인물들이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지 면밀히 파악하고, 미래 사회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예상하며 최대한 실패할 확률을 줄이는 것이 올바른 투자의 방향일 것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영화 《스파이더맨》 속 명대사처럼, 투자로 큰 이익을 얻으려면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 아무런 정보 없이, 남들이 하는 데로, 무분별한 투자를 하는 것은 비자발적 사회환원의 지름길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회사에 대한 정보를 얻고, 위험부담을 줄이는 투자를 할 수 있을까? 이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자.


하우 투(How to):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들어는 봤는데, 이거 어떻게 하는 거지?" 낯선 주제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쾌한 가이드북. 매주 일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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