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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상한호랑이 Oct 18. 2024

「3월」 - 나태주

『꽃을 보듯 너를 본다』를 읽었다옹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

조르는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구나

아, 젊은 아이들은

다시 한 번 새옷을 갈아입고

새 가낭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 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2024.10.18. 생명이 등불이 밝혀지는 계절에도 그 빛이 도달하지 못하는 곳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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