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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밤」 - 김소월

『진달래꽃, 초혼』을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실버드나무의 거무스레한 머리결인 낡은 가지에

제비의 넓은 깃나래의 감색 치마에

술집의 창 옆에, 보아라, 봄이 앉았지 않는가.


소리도 없이 바람은 불며, 울며, 한숨지어라

아무런 줄도 없이 설고 그리운 새카만 봄 밤

보드라운 습기는 떠돌며 땅을 덮어라.




2025.12.5. 세상이 돌고 산천이 포근해 지는 것이야 아무런 의도가 없을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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