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답답할 때

두 팔 벌려 하늘을 바라본다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내쉴 때
마음속 답답함마저 놓아줄 용기가 생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는 일을 하루 중 한두 번도 하지 않고 지나가는 날들이 많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아마 많은 사람이 그럴 것이다. 운명학의 길을 걸으며 명상을 시작했지만, 그렇지 않은 시절에는 나 역시 그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직장 내에서는 긴 호흡을 하기 쉽지 않고, 외부 활동에서도 거의 드물다. 퇴근 후 집에 오면 지친 몸을 내려놓고 한숨을 쉬는 정도가 전부였다. 대체로 사람들은 긴 호흡으로 가슴속 답답함을 내보내고 다시 맑은 공기를 채우는 일을 그리 자주 하지 않는 편이다.




주말쯤 되면, 일상 속 답답함과 막막함이 마음속에 점점 쌓이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아마도 평일보다는 비교적 여유가 느껴져, 그제야 나 자신의 컨디션을 자가진단해 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평소 걷는 것을 좋아하지만, 오늘같이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인 경우에는 아무리 마스크를 쓰고 나간다 해도 호흡기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외출이 꺼려진다. 상담이 직업인 사람은 목 상태가 중요하기 때문에 관리를 철저히 하는 편이다. 이런 날은 나조차도 묵은 기운을 어떻게 떨쳐낼 수 있을지 찾아보게 된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내 손엔 언제나 타로 카드가 있다는 점이다.


78장의 타로 카드 중 내가 가장 선호하는 카드는 0번 바보(THE FOOL)이다. 이름이 ‘바보’라고 해서 무지하거나 멍청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나아가기 전, 열린 마음으로 나아가는 사람이라고 이해하면 좋다. 순수한 탐험가이자, 도전에 대한 열린 자세를 지닌 카드이다. 또한 기존의 심리적 부담, 즉 마음속의 정신적, 정서적 무게에서 벗어나 가장 홀가분하고 자유로운 상태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바보 카드를 좋아한다. 어떤 것의 끝과 시작이라는 의미를 함께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것이 끝나면, 어떠한 것은 시작된다. 이것은 동시에 일어나는 과정으로, 단절된 느낌이 아니라 연결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과거의 상황이 끝나고 현재를 새롭게 시작하는 단계로 본다면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든다.




두 팔 벌려 하늘을 바라보며 자유를 만끽하는 지금, 들숨과 날숨을 가장 편하게 쉴 수 있는 순간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발 밑이 낭떠러지일지라도, 떨어지지 않을 자신감만 있다면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다.


유니버설 웨이트 메이저 아르카나 0번 바보(THE F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