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에게는 관광지, 현지인에게는 일상
골목을 지나서 거리를 쭉 따라 걷다 보니 홍콩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인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 도착을 하였다. 화면 속에서만 보던 장소를 직접 와보니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중경삼림이라는 영화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장소이지만, 나는 영화가 아닌 신서유기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보려고 홍콩을 방문한 것은 아니었지만, 제일 유명한 장소이니 발도장 한 번 꾹 남기고 싶었다.
내가 방문한 때는 오후 시간이어서 하행선이 아닌 상행선으로 에스컬레이터가 운영 중이어서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탄 후 옆의 상가와 건물들을 구경하였다.
하염없이 쭉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쭉 올라가면서 영상도 찍어보고 사진도 촬영하였다.
하지만, 큰 기대가 없이 와서 그런지 금방 흥미가 떨어졌다. 더군다나 내가 방문했을 때는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더 많아서 관광지 느낌보다는 홍콩인의 일상을 체험해 보는 느낌이 더욱 강하였다.
현지인들에게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며 출근을 하거나 학교에 가거나 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기에 특별한 장소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거 같았다.
에스컬레이터를 서서 올라가면서 느낀 것은 현지인들의 일상에 스며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즐거운 여행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대폰으로 장소를 담는 것은 잠시 내려놓고 현지인의 생활을 구경하면서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가는 여행을 하였다.
이 생각이 들자마자 휴대폰은 내려놓고 눈으로 주변 풍경을 하나하나 담았다. 뭔가를 예쁘게 찍어서 남겨야지라는 조급한 마음이 아닌 느긋하게 구경을 하니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쭉 올라가다가 끝까지 올라가지 않고 중간에 빠져나와서 멋져 보이는 건축 양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기가 어딘지는 모르지만, 발걸음이 향하는 대로 걸어가 보기로 했다.
어딘지도 모르는 장소에 들어왔더니 상상도 하지 못한 새로운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