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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는 미원이 좋다고 하셨어♬

by 정유쾌한씨

'6시 내고향'에서 김장을 담그는 가족의 모습이 나왔다.


남편 "김장 양념에 누가 미원을 넣어?"

나 "자기야, 어머니도 김장 양념에 미원 넣어요. 몰랐어요?"

남편 "엄마가 미원을 넣는다고?"

나 "네."

남편 "이번에 김장할 때 보자!"

나 "그래요!"


요리 고수인 시어머니는 거의 모든 음식에 미원을 넣는다.

결혼 후 첫 김장하는 날, 김장 양념에도 미원을 넣는 모습을 보고 요알못(요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내심 놀랐다.

결혼 후 두 번째 김장하는 날, 어머니의 진두지휘 아래 김장 양념을 만들고 있었다.

고춧가루, 다진 마늘, 생새우, 소금... 그리고 미원.

미원을 넣는 순간 남편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이 얄미웠을까.


남편 "엄마, 현경이가 엄마 손맛은 미원이래!"

어머니 “······.”


지금은 7년 차 투덜이 며느리지만, 그때는 시댁에 갓 입사한 신입 사원처럼 말과 행동이 조심스러웠다.


나 "내... 내가 언제 그랬어요..."


남의 편 때문에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달아올랐다.


장난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

미원 사건 이후로 어머니가 미원을 찾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어머니의 눈치를 보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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