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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석 Aug 28. 2024

16. TO와 함께 - 방황하는 꿈

Wandering Dream

16. TO와 함께 - 방황하는 꿈 Wandering Dream


XZ와 헤어진 후 집으로 갔다.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매우 피곤했고, 집에 오자마자 샤워하고 침대에 누워서 바로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했다.


집의 공기가 아니라, 뭔가 야외에 나와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바로 눈을 떠보니 내 옆에는 TO가 있었다.


우리는 어둡지만, 땅이 있는, 주변에 고층 건물들이 있었지만, 사람이나 동물 또는 식물들은 전혀 보이지 않는 곳에 있었다.


내가 먼저 말했다.

"여기가 어디냐. 나는 집에서 눈을 감고 있었는데 여기로 왔네. 여기가 크렉인가?"


TO는

"그런가? 나도 일 끝내고 집에서 쉬다가 보니 여기로 왔네. 그런데 크렉은 아닌 것 같아. 보이지 않는 벽이나 살인자들도 없고, 무엇보다 내 몸이 가벼운 느낌이야."라고 말했다.


나도 같은 느낌이었다.


실제로 내 몸이 이렇게 가벼울 수 없는데,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바로 점프했는데, 점프력이 엄청 높았다.


고층 건물 위로 올라갈 수 있었고, 내 행동을 보고 TO도 그대로 따라 했다.


우리는 점프 한 번으로 고층 건물 위에 올라올 수 있었고, 이 사실에 우리는 깜짝 놀랐다.


갑자기 누가 더 높게 올라가는지 확인을 해보고 싶어진 나는, TO에게 제안했다.

"여기가 어딘지는 모르겠는데, 우리 점프력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확인해 볼래?"


TO도 흔쾌히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


우리는 서로 누가 더 높이 점프하는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점프했고, 고층 건물보다 더 높은 고층 건물들을 발판 삼아서 계속 점프하며 올라갔다.


나중에는 고층 건물들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게 점프했는데, 자세히 보니 하늘 위로 또 다른 건물들이 있었다.


우리는 하늘 위의 건물에 도달하기 위해 점프에 온 힘을 다 쏟아부었다.


하늘 위의 건물이 우리 눈앞에 있었지만, 결국 도달하지 못했고, 우리는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문제는, 우리가 떨어지고 있는데, 고층 건물들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하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TO는 바닥에 떨어질 때쯤이 되면 건물들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가 떨어지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지만, 고층 건물들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가 점프한 시간보다 훨씬 오랜 시간 떨어지고 있었다.


점점 어둠이 깊어지면서 계속 떨어졌다.


우리는 완전한 어둠에 가까워지고 있었고, 서로 옆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손을 맞잡았다.


무한대로 계속 떨어졌다.


이제는 우리가 공중에 떠 있는 것인지 떨어지고 있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TO가 말했다.

"야 이거 뭔가 크게 잘못된 것 같은데, 잠깐 고민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어차피 계속 떨어지는 중이고, 바닥에 닿으면 우리 몸이 터지거나 하면서 죽겠지? 그렇지만 지금까지 바닥이 안 닿은 걸로 미루어보면 우리가 죽지는 않을 것 같아."


나도 내 생각을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나도 같은 생각을 했어. 여기가 크렉은 아닌 게 확실해. 하늘 위의 건물들도 크렉은 아니었어. 그렇지만 여기가 현실도 아닌 것 같아. 또 다른 공간에 온 것 같은데 말이지. 아참, 아까 하늘 위에 건물이 보일 때 엄청 커다란 문도 하나 있었는데 기억나?"


TO는,

"응 그 문 엄청나게 크던데. 내가 만든 게 아니야. 그래서 말인데, 이 공간은 누군가의 무의식이나 정신세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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