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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석 Oct 07. 2024

담배의 빈 공간을 느끼다

빙그레와 창비 그리고 글

글 쓰기 전에 사진 한 장.

그게 뭐든 잃어버린 것이 있어


창가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동화는 말하지


작고 빛나는 것들은 곧잘 사라진다고


그래서 작은 줄로만 알았어


우리의 영혼이라는 것도


- 안희연 시인. [자이언트]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빙그레 창비 헤이즐넛 아메리카노 글.




누구를 인정하기 위해서


자신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어.


사는 건 시소의 문제가 아니라


그네의 문제 같은 거니까.


각자 발을 굴러서


그냥 최대로 공중을 느끼다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내려오는 거야.


서로가 서로의 옆에서 그저


각자의 그네를 밀어내는 거야.


- 김금희 소설가. [경애의 마음]


빙그레 창비 아메리카노 글.




위의 글은 안희연 작가님김금희 작가님의 글이다.


우연히 편의점에서 커피를 샀다가 보게 된 글이다.


창비는 종합출판사다.


아는 사람들은 다들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처: 네이버 검색

그리고 제12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는 출판사이다.


출처: 브런치스토리

출판사에 대해 알아볼 시간이 없었지만, 이렇게 좋은 글을 본 이상 간단하게라도 출판사에 대해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을 들여 창비 출판사에 대해 찾아봤지만, 이 정도만 작성해 보기로 한다.


창비출판사를 찾아본 시간만으로는, 절대 담배의 빈 공간을 채워줄 수 없기 때문이다.


P.S) 그럼에도, 우연히 찾은 커피에 정말 좋은 글을 올려주신 창비출판사와 빙그레 회사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저의 생각이 한층 더 성숙해짐을 느낍니다.




담배 끊은 지 8일 차. 2024.10.01


내 입술에 닿는 것 중에 가장 좋은 건 뭘까


맛있는 음식들일까

다양한 음료수일까

수저나 젓가락일까

... 아니면 담배일까


나는 안다.

입술과 입술이 맞닿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나는 내 입술이 와이프의 입술과

맞닿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내가 잃어버린 것은 담배가 아니라 입술이다.


나는 나만의 담배를 떠나보내지 못했다.


내 입술에 닿는, 가장 좋은 것이 담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연 8일 차, 이제 깨닫는다.


나는 내 와이프의 입술이 제일 좋다.


깊게. 보다 깊게 담배의 빈 공간을 느끼는 중이다.


그래야 내가 담배를 잊을 것 같다.


끊어버린다고 아예 생각을 안 하려고 하는 건 미련한 짓이다.


사람의 뇌는, '생각하지 말아야지.'라고 하는 순간부터 그 생각만 하게 되어 있다.


뇌 구조가 그렇게 되어 있다.


그 생각 때문에 잠도 설치게 되고, 하루하루가 지옥이 된다.


뇌파치료사로 일하면서 뇌를 공부하다 보니, 뇌의 다양한 부분을 알게 된다.


물론 의사 선생님보다는 뇌에 대해 모르겠지만.


그래서 나는 '담배를 생각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글로 풀어내면서 담배와의 이별을 겸손히, 정중히 받아들이는 것이 나만의 방법인 듯하다.


다행히도 '담배의 대리인'이라는 악마는 6일 차 이후로 내 눈앞에, 내 머릿속에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곧 나타나겠지.


그리고 그 내용을 여기에 옮겨 적으면서 다시 이야기할 것이다.


대리인 따위 꺼지라고.




담배 끊은 지 9~10일 차. 2024.10.03


눈의 피로가 10일 동안 풀리지 않는다.

꿈속에서 나는 '아 이제 한대 피울까.'

매일 밤 꿈에서 이 대사와 함께 담배를 찾는다.



하루의 시작부터 끝까지

내 머릿속은 그 생각뿐이다.

진짜 담배 피우고 싶다.


모든 순간에 담배와 연기가 생각난다.

그 나른함은 항상 그립고 느끼고 싶다.

하지만 한 순간만큼은 꼭 잊어버린다.


키스.

달콤한 키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키스를 하는 순간이다.


10일 차 밤에, 담배생각이 나면서 잠이 들었을 때, 자칭 '담배의 대리인'이라는 악마가 찾아왔다.

"너 오늘도 못 잊었지? 그렇다니까. 담배가 쉽게 잊히지 않지. 네가 얼마나 사랑했는데. 그렇게 쉽게 잊혔으면 누구나 쉽게 담배를 끊었겠지. 바보야. 멍청이야. 그냥 담배를 피워. 무식한 놈아. 담배 피우는 게 뭐 어때서. 심지어 미성년자들도 담배를 피운다고. 병신아. 머저리야. 찐따새끼. 미친놈 아니냐. 네가 좋아하는 건데 왜 그걸 안 하려고 하냐? 미친놈. 누가 말리는 것도 아니고. 그냥 너 혼자 정신승리 하는 거잖아. 미친놈. 이렇게 욕먹고 싶냐. 짐승은 본능적으로 살기라도 하지. 짐승만도 못한 새끼."


나는 확신에 차서 악마에게 말한다.

"욕하면서 화내는 것 보니 네 녀석도 한계라는 게 있긴 있나 봐. 나는 네가 안 왔으면 좋겠어. 네가 아무리 와도 담배를 안 피울 거니까. 미성년자? 그건 상관없어. 나는 내가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는 거야. 본능적인 짐승? 그건 짐승이잖아. 나는 사람이고. 지금 너는 전혀 논리적이지 않아. 막무가내로 심술부리는 어린애 같아. 담배를 쉽게 잊을 거라는 생각은 한 적 없어. 평생 담배 생각이 나겠지. 그런데 너는 아니야. 네가 나한테 욕을 퍼붓는 건 잘못된 거야. 네 생각은 1도 나지 않아. 그러니까 꺼져. 내 눈앞에서, 머릿속에서 사라져. 어린 악마야."



담배 끊은 지 11~13일 차. 2024.10.06


꿈에서 담배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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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커피 한 잔 사듯이

정말 마음 편히 담배를 샀다


너무 피고 싶었다

마지막 담배를 피우는 순간

꿈이라는 걸 깨달았지만

일부로 눈을 뜨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20개비를 다 피웠다

모든 숨 쉬는 순간을 담배연기와 함께했다

공기가 내 몸에 들어오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죽었다




금연 한 지 약 2주가 지났습니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역시나 제 머릿속은 담배 생각이 1등이었네요.


떠나질 않습니다.


게다가 꿈에서 계속 담배를 사거나 피우거나 담배를 펴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정신없네요.


눈의 피로는 풀리질 않고, 자다가 한 번 또는 두 번은 깹니다.


담배 피우고 싶어서요.


그럼에도 몸이 점점 더 개운해지는 느낌은 좋습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개운합니다.


이 느낌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네요.


찌뿌둥? 의 느낌은 거의 없어진 것 같아요.


이번주도 잘 넘겼습니다.


담배를 끊은 것이 아니아 안 피는 느낌이 훨씬 강하지만, 그럼에도 담배값을 제 딸 통장에 넣어야겠죠?


물론, 저는 담배를 1주일~10일에 한 갑 정도 폈었는데요.


제 딸 통장에 넣은 돈이니까, 제가 1주일에 3갑 정도 핀 걸로 했습니다.


나중에 제 딸 통장에 돈이 얼마나 많아질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습니다.


그래서 늘 월요일 오전, 제 딸 통장에 돈을 넣을 때, 금연의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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