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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일곱, 제주도 한달살이를 떠나다

갑자기 잘 다니던 회사 때려치우고 제주도에서 살겠다니 제정신이야?

by 제제



제이든, 우리 계속 같이 일하면 어떨까?


대학을 휴학하고 잠시 하던 3개월의 디자인 인턴. 끝날 무렵 대표님이 제안을 해왔다. 디자인이 아닌 다른 일도 해볼 수 있어 재밌었고 함께 일하는 동료와도 잘 맞아 결국 1년 3개월을 다니게 됐다. 그 사이 회사는 3개의 매장을 더 내고, 회사 내에서도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하지만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게 계속 마음에 걸렸고, 결국 다시 대학교로 돌아가기로 결심을 하게 됐다.






대표님, 저 그만두겠습니다.



호기롭게 이야기를 꺼냈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대학교로 돌아가겠다는 뜻에 대표님도 공감을 해주었고, 졸업 후 다시 보자는 진심인지 인사치레인지 모를 말을 끝으로 첫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새로운 일을 배우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과 반복되는 업무에 지쳐있기도 할 때라 복학까지 4개월의 여유기간을 일부러 잡아두었고, 그동안 무엇을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갑자기 제주도에 살겠다고?



당시 제주도 한 달 살기가 유행하고 있어 많은 대학생들이 제주도로 향하고 있었다. 무작정 여행을 떠날 수도 있지만, 4개월 내내 여행을 가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고 일을 하며 여행도 할 수 있는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텝살기를 해보기로 했다.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걱정하시던 부모님도 완강한 자식의 뜻을 꺾지는 못했다.




겨울에 제주도에서 뭐 해? 한 달이나 할 게 있어?



제주도에 대한 첫 기억은 중학교 수학여행이었다. 단체 버스에 올라 성산일출봉을 오른 후 돼지 두루치기를 먹고, 천지연 폭포도 구경하고 흑돼지 구이를 먹었다. 그 후에도 두 번이나 가족여행으로 찾았지만 크게 다르지 않았다. 렌터카를 타고 수많은 관광지와 박물관 중 하나를 하루 한두 개 여행하고 제주도 맛집을 검색해 맛있지만 비싼 끼니를 때웠다. 제주도 한 달살이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의문은 어찌 보면 다양한 것이었다. 특히 겨울의 제주도는 더 그랬다.



시작이 반이라고, 할 게 없으면 돌아오자는 생각으로 무작정 제주도행 항공권을 끊고 차를 빌렸다.

그렇게 제주도 한달살이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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