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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YC Feb 04. 2024

판타지 소설 정식 출판기

<그림자 마법사들: 사라진 그림자의 비밀>

2024년 2월 8일. 

저의 첫 소설 <그림자 마법사들: 사라진 그림자의 비밀>의 정식 발행일입니다.

(사실 예정되었던 발행일보다 일주일 앞서 출간되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 이미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저의 앞선 기록들을 함께 지켜봐 주신 분들이라면 이 소설이 텀블벅 프로젝트에서부터 출발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오늘은 텀블벅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저의 판타지 소설, <그림자 마법사들: 사라진 그림자의 비밀>이 서점 매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공유해보려 합니다.




1. 출판사와의 소개팅(?)

일단, 서점을 통해 제 책이 더 넓은 세상에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저의 책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출판사를 찾아야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몇몇 출판사의 제안을 받아 직접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요, 출판사의 연락을 받은 경로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익히 잘 알려진 '투고'의 길이었습니다. 애초에 텀블벅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이유 중 하나가 '제 책의 가치를 입증해 출판사의 이목을 끌어보겠다'였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성황리에 진행되자 '00% 달성'과 같은 성과를 내세워 몇몇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답변을 몇 건 받을 수 있었죠. 두 번째는 텀블벅 메시지를 통해 제안을 받는 길이었는데요. 저는 당초 이러한 길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메시지를 통해 이름을 알고 있던 출판사 몇 곳의 출간 제의를 받았을 때는 놀라면서도 기뻤습니다. 

(이렇게 텀블벅 프로젝트의 성공이 정식 출간 제의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경험을 직접 했다 보니, 몇 개월 전의 저처럼 책을 세상에 선보이고 싶어 고민하고 계시는 예비 작가분들이 계시다면 텀블벅 등의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로 첫걸음을 떼시는 것도 매우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아무튼 저는 이렇게 해서 결국 두 곳의 출판사와 대면 미팅을 하게 되었는데요, 다행히 한 곳이 아닌 두 곳과 동시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보니 제가 원하는 바에 대해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 한 곳과만 이야기가 진행되었다면 출판하고 싶다는 간절함에 많은 부분을 놓치고 시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텀블벅 프로젝트를 통해 눈길을 끌 수 있었던 게 참 다행이라고 느껴집니다. 

다만 마지막까지 고민한 두 출판사의 장단점이 서로 정반대였기 때문에 고민의 시간은 정말 길었습니다. 한 곳은 장르 소설 쪽에서 인지도가 있는 출판사이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제 책이 출간할 여러 책 중 한 권 정도로 간주된다는 단점이 있었고, 다른 한 곳은 큰 출판사의 임프린트 자회사로 장르 소설 부문의 경험이 거의 없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새로운 시도로서 제 책을 더 정성껏 만들어주실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것 같은데요, 제가 오랜 고민 끝에 어느 쪽을 선택했는지는 지금 제 책이 출간된 출판사의 이름을 보시면 눈치채실 것 같습니다...!



2. 출판 계약 & 책 수정

어떤 출판사와 함께 할지 마음을 정하고 난 다음에는 계약 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출판 계약이 처음이다 보니 계약 내용을 꼼꼼히 잘 챙길 수 있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출판 분야에는 표준 계약서가 있다 보니 다행히 신경 쓸 부분이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출판사가 그렇겠지만 제가 계약한 곳의 계약 내용도 표준 계약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인세도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표준 인세로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계약을 마친 이후에 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마지막으로 원고를 수정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계약서에는 '00월 00일까지 최종 원고를 넘긴다'는 항목이 들어가는데, 이때 넘기는 원고로 편집이 진행되다 보니 그 기한이 사실상 큰 수정을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죠. (편집이 시작된 이후에도 소소한 수정은 협의 하에 가능하긴 하지만요!)

저의 경우 이미 원고를 완성한 상태에서 텀블벅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었다 보니 특정 챕터를 완전히 바꾼다거나 하는 큰 규모의 수정은 없었지만, 그래도 더 완성도를 높이고 싶었기에 주변의 피드백을 받아 조금씩 계속 수정을 진행했습니다. 이미 수백 번쯤 고친 글이었는데도 이상하게도 계속 볼 때마다 고치고 싶은 부분이 눈에 들어와서, 고치지 않고 그대로 출판사에 보내기가 불안하기도 했습니다ㅎㅎ 



3. 출간 막바지 준비 

계약된 기한 내에 최종 원고를 넘기고 난 후에는 출간까지의 과정이 출판사의 주도 하에 뚝딱뚝딱 진행되었습니다. 출판사 내부에서 어떤 순서로 업무가 진행되는지는 저는 잘 모르지만, 제 입장에서 느낀 과정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1) 교정본 검토

출판 담당자님께서 제 원고를 한번 쭉 교정을 해주신 후에, 교정된 내용 & 의견 등을 별도의 색으로 표기해서 파일로 보내주셨습니다. 대화가 길어지는 대목에서는 중간에 묘사를 넣어서 끊고 가면 좋겠다거나 하는 나름의 숙제(?)와 함께요. 파일을 받은 후 제가 할 일은 의견 주신 숙제(?) 부분을 수정하고 교정 내용에 대해 나름대로의 의견을 드리는 일이었고, 본업과 함께 진행하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려 일주일이 조금 넘는 시간을 썼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의 글쓰기 버릇도 자각할 수 있게 되어서 흥미롭기도 했습니다ㅎㅎ 특히 저는 '것'이라는 단어를 참 많이 쓰더군요..!)


(2) 인쇄 직전 최종본 검토

제가 드린 의견을 바탕으로 담당자님께서 다시 한번 교정을 봐주셨고, 인쇄 직전에 저에게 최종 검토를 한 번 더 요청 주셨습니다. (1)번 과정에서는 한글 파일로 검토했다면, 이때는 책의 형태가 갖춰진 PDF 파일로 검토하는 것이었기에 큰 수정은 어려웠고 오탈자나 소소한 수정 위주로 건의를 드렸습니다. 


(3) 책 표지 확인 & 인쇄

마지막으로 책 표지를 확인해 보라고 보내주셨고, 그 직후 바로 인쇄가 시작되었습니다. 책 디자인에 대한 부분은 아마 출판사마다 다를 것 같긴 한데, 저의 경우는 아쉽게도 크게 의견을 낼 수는 없었습니다. 저도 미처 몰랐던 부분인데, 중간중간 작가의 의견을 물어보는 프로세스가 아니라 이미 출판사 내부에서 논의해 결정한 후 작가에게 공유하는 프로세스더군요. 제 의견이 크게 반영될 수는 없는 구조이다 보니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출판사 내부에서 여러 관계자 분들께서 의견을 모아 결정하신 표지라고 하니 믿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4. 출간!

이렇게 출간 준비 과정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드디어 2월이 되어 제 책이 서점에 등장했습니다. 책을 쓸 때부터 꿈꿔왔던 순간이다 보니 감개무량하면서도, 이제 시작이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강해졌습니다.

(긴 연습생 시절을 지나 이제 막 데뷔를 하게 되었지만, 눈앞에 쟁쟁한 가수들과의 경쟁을 앞둔 신인 아이돌의 기분이 이런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ㅎㅎ)

아무튼 긴 여정을 거쳐 이 순간까지 왔으니,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이제 막 발을 뗀 작가의 길을 잘 개척해 봐야겠습니다.


코엑스 영풍문고의 '소설 신간' 매대. 제 책이 당당히 올라와 있는 모습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주위의 화려한 책들과의 경쟁이 걱정되었습니다





아래는 막 출간된 제 책의 교보문고 상세 페이지입니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신다면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055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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