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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두려웠지? 이제는 괜찮아 (완결)

ch7. 너의 잘못은 아무것도 없어.

by 딥페이지

오랫동안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둔 이야기를 이제 꺼내봅니다.


성인이 되어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꼬마 시절의 저는 생존 본능이 강했던 아이였습니다. 실제로 3~4살 무렵, 혼자 집을 지켜야 하는 두려움에 떨던 그 어린 마음은, 할머니의 저녁예배가 끝나기를 간절히 기다리며 비밀스런 발걸음을 옮기곤 했습니다. 그때의 나는 "죽기 싫어!" 라는 강렬한 생명의 의지를 품고 있었죠. 지금은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라는 다짐으로 변해버렸지만요.


어른들의 말을 믿지 않았던 어린 시절도 있었습니다. "네가 싫으면 안할게." 라는 말에 속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모든 책임이 뒤집어지고, 결국 그 후유증으로 온 가족이 산산조각났습니다. 그때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 아이로 남아버렸고, 점점 자라면서 그 무게에 짓눌리며 우울증이라는 어두운 그림자와 함께 살아가게 되었죠.


20대 초중반, 가족은 흩어지고 저는 홀로 방황했습니다. 매일 하루 벌어 하루 먹으며 살아가는 삶 속에서, 어린 시절부터 짊어져 온 짐들이 제게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전학을 반복하며 친구들과 친해지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부모님의 빈자리를 메우는 법도 알지 못해 한없이 헤매였습니다. 아무도 제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주지 않았기에, 저는 더욱 외로워졌습니다.


서른을 갓 넘긴 지금,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망치지 않았고, 내가 짊어지지 않아도 될 짐을 굳이 짊어지고 있었구나."
살면서 가족이 필요한 순간도 있지만, 때로는 이들이 정말 내 편이 아닌 경우도 있다는 것을요.

그럴 때는 과감히 끊어내는 것도 나쁜 선택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우리 모두 똑같은 사람이 될까 두려워하지 마세요.

어른들이 늘 하시던 말처럼, "네가, 너희가 싫으면 하지 않을게."

스스로를 지키며, 자신의 길을 당당히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 글의 작가 강솔이라고 합니다.

오늘의 이 글이 이번 편의 마지막 편입니다.

이번 브런치북에서 계속 내용을 이어가고 싶었으나,

제목과 이야기의 갭이 컸기에 부득이하게 중단하고 새로운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셨던 독자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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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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