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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무게가 바닥을 친다고
겁내지 마세요.

ch6. 감정, 너 참 어렵다.

by 딥페이지

사람은 때로 자신의 감정에 무너지고, 복구불능일 것 같은 깊은 밑바닥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런 순간이 찾아왔을 때, 여러분에겐 어떤 매뉴얼이 있으신가요?

사실 저는, 그런 때가 오면 늘 어찌할 바를 몰라 안절부절하게 됩니다.
펑펑 울어도 되는 걸까? 이렇게 무너져도 괜찮은 걸까?


어떻게 감당해야 내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갈 수 있을지, 매번 혼란스럽기만 해요.

실패의 경험은 여러 번 겪다 보니 이제는 조금 무뎌졌습니다.
그런데 왜, 사람에게서 받는 상처는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걸까요?
왜 감정의 상처는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려야 겨우 아물고, 그마저도 흉터로 남는 걸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마도 사람에게서 비롯된 상처는 감정 하나하나에 다른 무게를 지니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이에게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깊은 상처로 남기도 하죠.
의미 없이 던진 말 한 마디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해 상처 입는 사람도 있고요.


그만큼 감정이란 참 섬세하고 예민한 것이에요.
주변에서 ‘감정이 둔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도, 사실은 감정을 숨기고 사는 것일지도 몰라요.
괜히 감정을 꺼내 들었다가 분위기가 어색해질까봐, 혹은 상처 줄까봐 그런 상황이 싫어서 말이죠.

저 역시 그렇습니다. 이 말을 해도 될까, 하지 말아야 할까 머릿속에서 수십 번 시뮬레이션을 돌려봅니다.

가끔 시뮬레이션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어서 걱정만 하루종일 할 때도 있죠.


내 말 한 마디가 누군가의 감정을 건드릴까 봐, 상처가 될까 봐 두려워서요.
어쩌면 그런 고민 자체가 하나의 배려이고, 사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을 생각하는 내 마음이, 그리고 내 감정이 만들어낸 조심스러움이니까요.


오늘 저는 여러분의 하루가 큰 감정의 파동 없이, 잔잔하고 고요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의 하루에도 크고 작은 일들이 쏟아지겠지만, 그 가운데서
"그때 그 선택을 하지 말걸"이라는 후회보다 "그 선택을 하길 잘했네"라는 안정감을

더 많이 느끼시길 바라요.


감정이 바닥을 친다고 해서 겁내지 마세요.
결국, 다시 잔잔해질 거예요. 우리는 그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또 하나 배우게 될 거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배워가며 버텨내게 될 테니까요.


오늘도 제 글 한 편이 여러분의 하루에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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