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수분 May 01. 2024

글쓰기 뜸 들이기

[내 마음의 편지] 수요연재를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3월 말로 수요연재하던 <그때 거기, 지금 여기> 장소이야기를 마치고 한 달 정도 연재를 쉬었다.

스스로 만든 약속이지만 꼭 지켜야 하는 브런치 연재 프로젝트니까 꼬박꼬박 수요일 발행을 했었다.

물론 사이사이 <그림일기> <산행이야기> <내게 보내는 위로> 매거진 글도 발행했지만 연재글은 은근히 나를 압박했다. 날을 정해놓는 굴레에서 벗어나보려고 연재글을 마감했다.


혼자서만 아는 해방감에 가끔 웃음을 흘렸다.

글쓰기 횟수가 띄엄띄엄 멀어졌다.

연재하면서 매거진글을 쓸 때보다, 연재를 쉬면서 매거진 글을 쓰는 횟수가 줄고 있다.


머릿속에서 "글을 써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확실히 글쓰기가 멀어지면 일상생활 중의 관찰이나 사고의 통찰력도 무디어지는 나를 발견한다.

사소한 '순간포착'에서 글의 실마리를 캡처해 내는 묘미를 잃어가고 있다.


나의 일상이 흘러가고 있다.

나의 소역사가 사라지고 있다.

산책길 옆을 흐르는 냇물에서라도 무언가 건져 올려야겠다.

더 미루지 말고 수요연재를 다시 열어야겠다.


몇 개월 전, 헤밍웨이의 단편들을 읽다 보니, 일상의 온갖 꼬투리를 잡아내 글로 풀어내고 묘사해서, 독자를 공감으로 이끄는 재능이 특별한 작가라는 걸 알게 됐다.

미사여구 없이 투박해도 작가의 경험과 관찰에서 비롯된 간결한 문장이 내 마음을 건드렸다.


<아버지와 아들들>이라는 그의 단편에 이런 글귀가 있었다.

"언짢았던 일들을 글로 써내면 그것들을 마음속에서 쫓아낼 수 있다."

나의 경험과 일치하는 헤밍웨이의 글 한 문장에 깊이 공감한 후, 내가 태어나기 2년 전 엽총자살로 생을 마감한 멋쟁이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좋아졌다.


내 글쓰기의 시작은 자연에의 찬사나, 일상에의 서술보다는,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도구로써의 의미가 가장 컸고, 고맙게도 요긴했다. 덕분에 일기 쓰기가 지속되었고, 구구절절 아린 사연은 베인 상처의 피처럼 생생하게 일기장으로 번져갔다. 팔이 아파서 쉬어야 정도로 거침없이 가로줄 쳐진 종잇장 위에 토로했고, 나는 고요해졌다.


그것은 중독이었다!


이젠 제법 서정적이고 담박한 글을 지어내고 있는 나를 본다.

신기한 것이, 글을 안 쓰고 있다가도 시간이 쌓이면 결국은 글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작가님들도 모두 그러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베스트셀러 작가는 따로 있지만,

우리도 모두 [의 연대감]을 공유하는 동지들이다.


전에 발행한 글 중에 "글이 고인다"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다.

자판에서 동떨어져있어도 머릿속에서는 음흉한(?)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먹이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매의 눈으로 글감을 탐색하는 당신과 나.

무엇인가 진주알처럼 몽글몽글한 것이 이리저리 막 굴러다니다가 질긴 끈을 하나 주웠다.

쪼르륵 꿰어서 고르고 다듬어서 발행!

글창고에 노적가리처럼 착착 쌓이는 뿌듯한 재물!

아닌가요?




우리들 비록 게으름에 자책하며 허송세월 할 때도 있지만, 머지않아 보석 같은 문장마구 쏟아질 것이니까 초조할 것 없어요. 너나없이 어디든 숨겨둔 글단지에서, 뜸 들이는 고소한 마이야르 향기솔솔 나서 감출 수가 없답니다. 때로는 설은 밥도 먹고, 때로는 태운 밥도 먹고, 때로는 얻어먹고, 배부르면 장땡입니다!!! 


***꽃을 주신 자연에 감사하고 가꾸어 주신 손길에 절합니다! 전 요즘 꽃구경 다니느라 바빠요.


새로 시작되는 수요연재는 편지글을 발행할 예정입니다.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저의 인연들에게, 이젠 떠나고 안 계셔서 그리운 분들께도 제 마음속에 간직한 꽃편지를 한 통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내 마음의 편지] 관심부탁드립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