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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수분 Aug 27. 2024

순창 용궐산 하늘길

2024.08.25 아람샘이 강추해서 다녀옴.

위치; 전북 순창군 동계면 장군목길 564

높이; 645미터

동행; 정재훈샘, 송동민 대표님, 승희샘, 아람샘, 그리고 나.

코스; 주차장 매표소~하늘길~비룡정~용굴(반드시 하산 때 선택할 것)~정상~원점(휴식포함 4시간 30분)




새벽 6시에 출발하려고 했었지만 매표소가 9시부터 오픈이라고 해서, 정샘집 앞에서 7시 30분에 출발했다.

아직도 무더위는 물러나지 않았고, 오늘 하늘 길 코스는 너른 바위에 계단을 놓아 

땡볕에 지그재그 걷는대서 단단히 각오를 하고 나섰다.


지난달부터 막내 아람이 용궐산에 가보자고 졸라댔는데 어찌어찌 미루다가 오늘 날이 잡힌 거다.

산 좋아하는 윤경이 코로나에 걸려 아쉽게 동행하지 못했다.


도란도란 끊이지 않는 정담 속에 어느새 차창밖엔 섬진강이 다가와 있다.

휴양림 건물을 오른쪽에 두고 주차장에 도착했더니 꽃분홍색 백일홍이 일제히 반겨준다.

아직 어린 나무라서 그런지 꽃색이 하도 고와서 우리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따로 출발한 송대표님까지 만나서 다섯 명이 8시 40분에 매표소에서 출발!

성인 4000원 입장료를 내면 지역상품권 2000원을 돌려준다.

하산 후에 커피로 바꿔먹었다.


등산로 초입엔 돌길이 계단식으로 잘 닦여있고, 날파리가 달려들어 자꾸 손을 휘적거려야 했다.

올해 처음 만난 상사화가 작은 줄기를 올리고 오렌지색 꽃을 피워 반갑게 들여다보았다.

돌틈 사이에, 마른 나무토막에, 구름 모양 버섯도 찰칵!


등산로 주변에는 돌탑, 돌무더기가 끊임없이 쌓여 있다.

간간이 나의 염원을 떠올리면서, 

누가먼저 저 돌탑을 쌓았을까? 

나도 여기에 빌어도 되나?

생각하며 작은 돌멩이를 하나 얹어 보기도 했다.

한 20분 돌길을 올라 하늘길에 들어섰다.

나무계단은 넓고 안전했다.

잔도라고 하기엔 전혀 아찔함이 없이, 길게 이어지는 완만한 계단일 뿐.


2020년에 용궐산 용여암이라는 거대한 바위에 계단을 놓아 하늘길이 생겨났단다.

하늘길을 오르는 내내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눈맛도 흐뭇했다.

쨍하게 화창한 날씨는 아니었지만 하늘은 충분히 예뻤다.


40여분 걸어올라 하늘길 끝에 비룡정에 도착.

처마가 시원하게 들린 정자, 비룡정에서 승희샘이 준비한 얼음맥주 한 모금씩!


매표소에서 한 시간 걸리는 비룡정까지만 다녀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우리는 정상까지 간다.

한 시간만 더 오르면 정상인데 중간에 좌측으로 '용굴' 이정표가 있다.

300미터만 가면 되니 잠깐 다녀오기로하고 좌회전 했다.


이런!

올라온 산을 반이나 내려가는 내리막길이다.

용굴을 만났다. 사각형으로 뚫린 바위굴 속에 돌무더기가 그득하다.

영험한 곳인가? 정샘, 아람, 나도 잠깐 빌었다.

각자 다른 소원을 빌었겠지.

모두 들어주시겠지!


다시 허벅지 터지도록 올라갔다.

용궐산에서 제일 급경사 코스인듯......

다음에 용궐산에 온다면 용굴은 반드시 하산코스로 잡을 것.

용굴에는 내려오지 않은 송대표님과 승희샘을 만나 다시 정상으로 go go.


11시 20분에 정상도착!

이런저런 포즈로 사진을 찍고, 먼산을 조망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새로 만든 정상석 뒤로 6.25때 빨치산 참호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정상 주변에 소나무 그늘이 넉넉해서 다섯이 둘러앉았다.

에너지바, 빵, 계란, 감자, 음료, 맥주로 가볍게 원기보충하고 하산시작.

다시 비룡정에서 한숨 돌리면서 우리는 하산하면 냉면을 먹자고 합의를 보았다.

장시간 산행이 아닌데도 나무계단, 돌계단이 많아서 무릎에서 화가 날 뻔했다.


1시 10분 하산 완료!

매점으로 가서 냉커피, 물, 아이스바로 열기 좀 식히고 냉면집을 찾아간다.

순창읍내 옥천면옥에서 아램샘이 사 주는 냉면 한 사발씩 드링킹.

모든 것이 만족되었다.



우리 팀(전주농악보존회)이 어쩌다 산악회가 됐냐고 서로 물었다.

지난봄에 꽃구경이나 하자고 모악산으로 나들이 갔던 것이 이렇게 돼 버렸다.

힘들어 죽는다고 헉헉대던 회원들이 산에서 내려와서는

"다음에 또 가자."

"다음엔 어디로 갈까?"


이번이 네 번째 산행인데 여지없이 다음 산행을 물어온다.

모악산, 고덕산, 오봉산, 용궐산을 마치고 이젠 타 지역을 노리고 있다.

광주 무등산, 영남 알프스, 설악산 공룡능선까지 토론을 했다.

무서운 사람들이다.


나는 좋다.

좋은 사람들하고 내가 좋아하는 두 가지를 함께 할 수 있게 돼서 좋다.

장구 치기!

산에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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