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의 Colorismo

피부색에 따른 인종차별

by 삐아노

파나마에서는 인스타그램이 굉장히 활발한데, 실시간 교통사고나 교통현황, 사건사고 등을 알려주는 계정이 존재한다.


어느 날,

한 영상에 사람들이 벽 안에서 뭔가를 마구 꺼내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화재가 난 지하실 물건을 사람들이 약탈하고 있었다.


댓글을 펼쳐서 캡처한 다음, 어떤 뜻인지 봤는데 댓글에는 어두운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었다.



l*: "내가 생각하는 걸 그대로 말하면 내 계정 삭제될 듯 "

• j*: "아이티의 어느 지역인가요?" (무질서한 상황을 빗대어 비꼬는 표현)

• l*: "나중에 경찰 오고 나서 '3초 뒤(비참해진 결말)' 영상도 올려주세요 "

• h*: "불이 났을 때도 저렇게 있었으면 창고가 타지도 않았을 텐데. 남의 것 뺏을 때만 저렇게 나타나네."

• c*: "제복 입은 아이(또는 젊은이)에게 참 좋은 본보기가 되네요 이런 걸 보면 산전 관리가 왜 필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 o*: "왜 돌아가신 분을 구출할 때는 저렇게 돕지 않았나요?"

• v*: "종말의 날은 이미 오래전에 온 것 같다."

• t*: "벽이 무너지고 나면 자기들이 운이 없다고(재수 없다고) 말하겠지 "

• i*: "아이티에서 뭘 나눠주고 있는 줄 알았네요 "

• l*: "저 담벼락 무너져봐야 정신 차리지."

• m*: "저 사람들 인종(피부색)이 어떻게 되나요? "

• j*: "이 나라의 교육 수준이 이 영상에 그대로 나타나네요..."

• e*: "항상 저런 색깔(인종)의 사람들이 문제야."

• p*: "무슨 '워킹 데드'(좀비 드라마)인 줄 알았네."

• _*: "가난할 수는 있어도 추잡해지지는 말아야지."

• s*: "또 그 '렌즈콩 색깔(피부색 비하 표현)' 사람들이 사고를 치는군."



파나마의 인종은 메스티소가 가장 많지만, 좀 더 어두운 피부를 가진 원주민과 흑인의 혼혈 혹은 흑인들도 많다. 특히 시내에서 꼴론으로 나가면 나라가 바뀌었나 싶을 정도로 어두운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참고로 꼴론은 대표적인 위험 지역이고 살인사건이 거의 매일 일어나는 지역이다.)


아이티를 많이 언급하는 이유는, 파나마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낙후되고 질서가 없는 가난한 나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이리저리 검색해 보니, 파나마에는 생각보다 더 꼴로리스모와 라시스모가 강렬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전에도 느끼고 있었던 거지만- 파나마에서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은 특정 몇 군데로 좁혀지는데, 이 커뮤니티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절대다수가 백인이다. (특히 유대인) 비율로 치면 90프로가 넘는 것 같다. 거기에 아시아인 5프로 정도. 사실 흑인은 거의 본 적이 없다.


메스티소는 대부분 일하는 직원이거나 시터, 청소부들이다. 오후 4시가 좀 넘는 시간에 밖을 보면 많은 수의 파나마인들이 줄지어 퇴근하고 버스를 기다리는 걸 볼 수 있다.


레딧에서 관련 주제



아래글은 미국 흑인 여성이 파나마에 방문할 계획인데, 인종차별이 있는지 묻는 글이었다.


같은 피부색이어도 그가 어느 나라에서 왔고 무슨 언어를 쓰느냐 역시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다.

스페인어를 쓰는지, 영어를 쓰는지에 따라서 말이다.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이랄까, 역시 존재한다.

특히 여행을 조금 다녀본 사람이라면 무조건 들어봤을 중국인 관련 소리는 파나마에 온다면 엄청나게 많이 들을 수 있다.

아시아인은 기본적으로 “치노”다.


레딧에서 아시아인에 관한 글을 볼 때

일본인과 한국인은 정말 못생겼어라는 댓글에 좋아요 수가 엄청 눌려있는 걸 본 적이 있다. 하하.


그리고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 역시 나에게 인종차별적인 질문(?)을 한 적 있다.

자기 반에 중국인이 있다는 등(중국과 한국은 전혀 다른 나라야. 연관이 없다고 친절히 설명.)

그리고 한국어 책을 보면서 한글을 가리키며 “칭챙총” 하길래 바로 그건 나쁜 말이다 어디서 배웠니라고 물은 적도 있고

눈을 찢는 행위를 한 적도 있다.

물론, 바로 절대 쓰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줬고 아이는 잘 알아듣는 눈치였다.



생각해 보니 어디서도 안 들어본 3단 쓰리 콤보를 8살 아이에게 들은 셈이다 하하

어디에서 들었는고 하니 학교에서 친구들끼리 그런 이야기를 하나보다.

이처럼, 차별에 대한 인식도 굉장히 낮다고 해야 할까?



그렇지만 다른 글에서도 썼듯이 내가 파나마 살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차별 경험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더 도와주려고 하고 양보해 주는 느낌인데, 이건 인종때문이라기보단, 여성이라서 그런 것 같긴 하다.

이 나라 남성들은 인종 불문 여성을 먼저 내리게 하거나 타게 하고 문을 열어주는 등 매너를 굉장히 중시하는 타입이라서 더 그렇다.

그렇게 친절을 건네주면 나 역시 활짝 웃으며 감사 인사를 하곤 한다.


어쨌든, 파나마에도 색깔 차별이 존재한다.

밝은 색은 부유하고 안전함으로,

어두운 색은 가난하고 위험한 것으로

정의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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