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의 고급 브랜드샵

파나마에서 사는 게 더 이득일까 아닐까?

by 삐아노

명품, 사치품 등으로 불리는 일명 값비싼 브랜드들.



한국에서 웨딩반지를 구경하러 신세계 백화점에 갔을 때 장장 몇 시간을 기다린 끝에서야 입장할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 대기할 곳이 마땅히 없어서 화장실 앞 의자에 앉아 억지로 시간을 죽였는데, 피로감이 밀어닥쳐 번쩍번쩍한 고급 백화점이 마치 감옥같이 느껴졌다.


이런 상점은 처음 방문하는 거였는데, 가히 충격이었다. 이렇게 비싼데 사는 사람이 이다지도 많다니!


최근 한국에 가보지 않았지만, 여전히 인기는 상당한 듯하다. 인터넷 카페에 웨이팅이 얼마나 있는지, 언제 가야 줄이 적은 지, 어떤 자격을 갖춰야 그 가방을 구매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글이 종종 올라오는 걸 보면 말이다.


파나마에도 고급 브랜드 점포들이 존재한다.

내가 왔을 당시엔 샤넬, 에르메스, 구찌, 까르띠에, 티파니, 페레가모, 지미 추, 생로랑, 오메가 등 여러 매장이 있었고, 지금은 루이비통과 불가리가 새로 생겼다.


물론 우리나라만큼 매장이 다양하지는 않다. 잡화의 경우 디올, 프라다, 셀린느, 고야드, 보테가 베네타 등 유명 브랜드 상점들은 없고 액세서리의 경우 반클리프라던지 부쉐론, 다미아니, 쇼메 등 한국에서 인기 많은 매장들 역시 입점되어 있지 않다.


멀티플라자 1층 한쪽은 일명 럭셔리존으로, 이러한 고급 브랜드 매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밝은 노란 조명 아래 널찍한 간판, 화려하게 디피되어 있는 상품들과 무장한 경비원들의 무뚝뚝한 표정이 한데 어우러져 라틴 쇼핑몰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풍긴다.


우리나라와 또 다른 점은 인구밀도다. 한국의 매장 앞에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져있는 데다가 대기표까지 등록해야 하지만, 파나마의 상점들은 몹시 한산하다. 가끔 손님 두 세 그룹 정도 있을 때가 있는데, 이때가 가장 붐빌 때다.


한국에서 구하기 힘들다는 에르메스의 가방은 버젓이 전시되어 있고, 까르띠에나 불가리의 인기 액세서리나 샤넬의 유행 가방 역시 아무 때나 들어가서 제약 없이 맘껏 시착하거나 들어볼 수 있다.


그래서 가족이나 친구들의 부탁이 있다면 대신 구매해다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웬만하면 한국에서 사는 게 낫다. 파나마는 달러 사용 국가고, 게다가 7프로 세금도 붙는다.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대부분의 물건은 파나마가 훨씬 비싸다.

그렇다 보니 별 메리트가 없다.


7프로 세금이 없어야 그나마 환율이 괜찮을 때면 이득이 있을 텐데, 이 세금이 항상 문제다. (파나마를 쇼핑 천국 국가로 만들려면 세금을 없애달라는 작은 소망. 실제로 파나마는 국가를 쇼핑 관광 및 의료 관광 나라로 만들고 싶어 한다.)


남편이 오래간만에 한국 갈 때 가족들 선물로 워낙 사갈 것이 없어서 커피 외에 에르메스 방도 스카프를 구입할까 했는데, 파나마가 몇 만 원 더 비싸서 포기했다.

새로 생긴 매장 불가리의 팔찌 가격을 물어보니 한국보다 약 50만 원 정도 더 비쌌다. (직원의 친절도는 아주 좋았지만)


나 역시 근래에 스와로브스키에서 맘에 드는 팔찌를 사려고 했는데, 파나마에서는 270달러, 40만 원선인데 한국은 같은 제품을 27만 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같은 제품인데 돈을 더 주고 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물건이 이런 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찾아보면, 아주 잘 찾아보면 조금 더 저렴한 제품을 만날 수도 있다. 몹시 드물지만 말이다.


참, 요새 금값이 무척 많이 오르면서 사람들의 액세서리에 대한 관심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나 역시 파나마에서 금을 조금이라도 저렴히 구매할 수 있을까 찾아봤지만- 골드바같은 것은 구할 수가 없다고 하고 금은방의 액세서리 역시 한국보다 비싸다.


아주 가느다란 은팔찌에 큐빅이 박혀있는 제품이 250-300달러니… 우리나라에서는 무려 10만 원 언더로 구매할 수 있는데 말이다! 아마 파나마 사람에게 “비슷한 제품 한국에선 20달러야. 디자인도 수십 가지야. 그리고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다음날 집 앞으로 배송와. 참, 세금 포함이고 팁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하면 너무나 놀라겠지?


은 가격이 이런데 금 가격은 어떻겠는가.

가끔씩 반짝이는 금붙이가 아른거릴 때면 네이버쇼핑에서 한국의 액세서리를 구경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이 속담이 전두엽을 떠나지 않는다.




그림의 떡!




멀티플라자에서 좋아하는 음식점 PF 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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