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by 삐아노


새벽 다섯 시.


둔탁하고 매력 없는 쇳소리에 맞춰서 그녀는 팔을 늘인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맨얼굴에

부산스럽게 달칵거리는 그녀의 손.

잿빛 외투에 몸을 실은 채

시커먼 문을 열고 나간 밖에는

짙은 구름이 성기어 있다.

거친 육교 위의 어스름한 가로등은

그녀를 한층 더 캄캄하게 만든다.

아른거리는 형상에

그녀의 눈가엔 주름이 진다.

낡은 물건들로 방어한 그녀의 보금자리는

무료하게 얼어붙는다.

고래고래 질러대는 방망이 앞에서

점잖은 발걸음은

싸한 빗물이 되어 흐른다.

숨 쉬는 공기 안에서 애꿎은 한숨이 노력을 잃어간다.

불거진 얼굴 위로 쓰라린 상처가 새하얘진다.

그녀의 얼굴은 촉촉해졌지만

그녀의 손은 여전히 쉴 틈이 없다.


새벽 한 시.


달가운 별빛의 인사를 뒤로 한 채

닳은 문을 걸어 잠그고

닫힌 방문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가에는

다시금 주름이 진다.




Mother with Child in her Arms – Study for the Painting Mother – Seated (1932) Mikuláš Galanda


keyword
이전 03화밤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