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 시.
둔탁하고 매력 없는 쇳소리에 맞춰서 그녀는 팔을 늘인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맨얼굴에
부산스럽게 달칵거리는 그녀의 손.
잿빛 외투에 몸을 실은 채
시커먼 문을 열고 나간 밖에는
짙은 구름이 성기어 있다.
거친 육교 위의 어스름한 가로등은
그녀를 한층 더 캄캄하게 만든다.
아른거리는 형상에
그녀의 눈가엔 주름이 진다.
낡은 물건들로 방어한 그녀의 보금자리는
무료하게 얼어붙는다.
고래고래 질러대는 방망이 앞에서
점잖은 발걸음은
싸한 빗물이 되어 흐른다.
숨 쉬는 공기 안에서 애꿎은 한숨이 노력을 잃어간다.
불거진 얼굴 위로 쓰라린 상처가 새하얘진다.
그녀의 얼굴은 촉촉해졌지만
그녀의 손은 여전히 쉴 틈이 없다.
새벽 한 시.
달가운 별빛의 인사를 뒤로 한 채
닳은 문을 걸어 잠그고
닫힌 방문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가에는
다시금 주름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