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映像)
바랜 빗길 위로 서서히 솟아오르는
달방울은 버석버석 소리를 내며
발꿈치 아래로 스며든다.
차오르는 물안개가
숨죽이며 투명한 살갗사이로 내려앉고
차갑고 청량한 입술이
병에 부딪혀 흐른다.
떨리는 한 줄기 속삭임에
고갯길을 넘어가다가
산허리에 걸린 달의 나지막함을 본다.
속삭이는 갈등과 홀로 남겨진 환호성만이
연을 발하며 미로같이 섬세한 자취 속에서
가만한 향취를 풍기며 흩어진다.
늙어버린 빛깔의 맑음과
먼 한탄의 발자취에서
빛나는 찬란함이라.
멀어진 그곳에서
어지간한 가려움이
나의 목을 적셔온다.
엷은 물 한 모금의 끝에서.